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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8. 17:16


 ATT받고 시험날짜 예약하고, 숙소도 잡고, 항공권도 새로 마련했다. 청약저축을 해지했고, 유니세프 후원하던것도 중지시켰다. 여행나갈 항공권은 운좋게 잘 구해서 이미 발권을 마쳤고, 사직을 10여일 앞두고 있다.
 3년반을 다닌데다 첫직장이라 발걸음 떼기가 어려울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하고 별생각이 없다. 아쉬움이 남지 않을만큼 이미 내가 가진 모든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인걸까. 너무 시달려서 정나미가 떨어진걸수도 있고.
 그래도.. 한명, 두명 밥을 먹고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말 그토록 힘듦을 견디고 온몸을 소진하며 일을 해왔지만, 이 사람들과 이 공간에서 이 시간들을 함께나눌수 있었던 것이야 말로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만큼은 버릴수가 없다. 차가운듯 낯선듯 그렇게그렇게 지내왔지만 알게모르게 함께 소통하며 지낸 사람들이 수도없이 많았다는걸 새삼 깨달았고 어딜가나 가장 중요하고 진하게 남는건 '사람'이라는걸 다시한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서로 알아서인지 바쁘게 일하다가 잠깐의 스치는 순간에도 뭔가 아쉬움이 묻어나고 있다.
 무언가를 확실하게 하기로 정한상태의 발걸음이 아니기에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지만, 난 두렵지 않다.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고, 새로운 시간, 새로운 공간속에 또다른 내가 되어 씩씩하게 걸어나갈거라는 걸 알고있고 믿고있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것도 알고있다. 한번의 성장통을 겪을시기가 온것 같다. 그리고 그 성장통을 맞이하기 위해 난 준비중이다.
 기대된다. 앞으로 펼쳐질 시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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