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yllic* - 2004년 여름, #19 (노르웨이, 베르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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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12. 00:55

#19.

오늘 방을 옮기기로 했다..
혼숙방인건 둘째치고, 방 분위기가 영 그렇다..
저쪽 커플 분위기도 음산한게 무섭고...ㅡㅠ ㅡ;;

일단 씻고 아침먹으로 나왔다.
어제 론리플래닛에서 봐둔 빵집, Godt bred~


+이렇게 야외자리도 있다^_^ 사람들이 떠난자리에 새들이와서 먹고가기도 하더라..

단골손님들이 많은것 같다. 친근한 동네빵집 분위기^_^
샌드위치도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요거이 내 아침!
아잉 맛있겠다~ 하면서 한입두입 먹는데..
아.. 맛없다..꾸역꾸역..빵집은 맘에들었는데, 빵이 맛이 없었다.. 잘못고른걸까ㅜ_ㅠ

빵집에서나와서 베르겐 구석구석 탐방을 시작했다.
날씨는 그럭저럭 괜찮다^_^
(여행내내 날씨와 견주어 본다면 굉장히 좋은거다-.-)


+부두쪽 광장부근이다. 여기 사람들 참 많다. 사진은 아침이라 한산하다.
(오른쪽 모퉁이를 돌아 올라가다보면 왼쪽에 내가묵은 숙소가 있다.)

부둣가를 끼고 바다쪽으로 가다가 마음 내키는대로 이길저길 돌아다녔다.
아기자기한 집들, 교회들, 바다.. 예쁜 풍경들이다.
시간이 이른탓인지 사람도 잘 보이지 않는다.

아쿠아리움에 가까워지면서 오르막이다. 헥헥;;
여기저기 둘러보며 길을 걷던중, 너무 예쁜걸 봤다.


주머니망에 먹이가 달려있는게 보이는가..
왠지모를 뿌듯함고 따뜻함이 너무 기분좋았던 풍경이다.
이상해보일진 모르겠지만 나에겐 지나칠정도로 기분좋게 다가왔다..
사소한 배려라는것.
여기 사람들의 일상적 마음이 전해지는듯했다.
감동!

계속 걷다보니 바다가 보인다^^


저 벤치에 앉아서 한참동안 바다를 바라봤다.
베르겐으로, 베르겐에서 다른곳으로 사람들을 실어나르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배들도 보이고
탁트인 바다와 구름들이 어찌나 좋던지^^
우리집 뒤에도 이런 벤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ㅜㅠ

아까보다 좀더 안쪽 길을 타고 걸었다.
사람들 사는 마을 깊숙히 들어온듯 했는데,
가파르긴 해도 길들도 너무 예쁘고 집들도 아기자기 너무 예쁘다.
학교인듯한 곳도 보이고, 사람들도 보이고, 아이들도 보이고..^^



예쁜 길들 보다보니 어느새 약간 어두운 분위기의 길을 걷고있다.
인적도 드물고, 아까의 그 화사한 분위기에 비해 약간 무서울정도다.
베르겐의 앞면을 보다가.. 뒷면을 보는듯한 기분이다.
잘사는 동네와 못사는 동네..같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걷다보니 중앙로다.
그새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쇼핑센터도 보이고, 가게들도 많고..^^


+ 악사들도 보인다..^^

걷다보니 한적하고 커다란 교회가 멀리 보이길래 다가가는데,
어느새 흐려지고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 이런.."
서둘러 교회로 향하는데, 계단에 뭐가 보인다.
"어?"

비맞으면서도 놓칠수 없는게 눈에 들어왔기에 또 찍어버렸다..


+ 이런거 좋다. 소소한 일상. 즐거운 그림. 누가그렸을까..:)

빗줄기는 굵어지고.. 흐어..
여행 마지막까지 비를 만나다니..
비피하러 들어간 교회.. 다행히 무료다.
내가 누누히 말했지만.. 유럽의 교회는 정말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고마운 공간이다.
그쪽 종교를 가진사람들이라면 유럽에 교회투어..다녀도 의미있을것 같다. :)

비는 금방 그치고 햇빛도 난다.
어시장쪽에 나가볼란다^^
오.. Torget 쪽은 사람이 굉장히 많다^^ 북작북작~
그 유명하다는 연어샌드위치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몇바퀴를 돌아도.. 눈에 쏙들어오는 샌드위치가 없다.. 연여샌드위치도 다들 생긴게 같다..
회를 못먹는 나.. 연어가 어째.. 안익은거같아보여..
새우도.. 어째.. 영.. 샌드위치도 좀 부실해보이고.. 포기. -_-;;
(굉장히 심하게 엄청 후회중이다! 그래도 먹어볼껄! 그거 연어 익은거 맞아! 흐억ㅠ.ㅠ;;)

여튼, 포기하고 시장구경했다.





생선 외에도 이런저런 관광상품들도 팔고 과일들도 팔고있다. ^_^

근데, 특이하게도..
"이라샤이마셍~"이 들린다..
왠 일어가..-_- 하면서 봤더니 동양인 장사꾼이었다. 일본인인듯;
일본 관광객도 많은듯 하고.. 나한테도 자꾸 이라샤이마셍 한다..ㅜㅠ

어느새 배가고프다! 점심먹을시간이 한참 지났네..
Torget 근처 Sol bred에 들어갔다.(여기도 론리플래닛에 소개되어있다)


+ 아몬드박힌 빵이 맛있을거 같아 골랐는데. 대실패! 그래도 크로와상은 늘 맛있다~^_^

빵 말고 맛있는거 먹고싶은데, 레스토랑들은 도저히 혼자 들어갈 분위기가 안되는거같다.

빵먹고 나와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들은 bryggen 쪽으로 가보았다.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일까, 아기자기 한 맛은 있는데 우와+ㅁ + 라는 생각은 안든다^^;;
그래도 건물 하나하나 뜯어보면 참 예쁘더라. 건물마다 개성있고, 기울어진것도있고..




아, 숙소를 새로 배정받아야 할 시간이 되서 숙소엘 들어갔다.
맡겨두었던 짐을 찾고(엄청난 짐더미 속에 묻혀있더라..-_-)
리셉션이 오픈하기를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
정말 사람 많이있었다..(이것이 여기서 포인트다.-_-;)

내차례가 되었고, 새로 방을 받아야 한다고 했더니,,
여자방은 도미토리밖에 안남았다고 한다. 알았다고 키를 받고 갈려는데.
'아, 방번호!'

"룸 넘버.."
"ㅃ$%$#&(%$#"
"왓? 룸 넘버.."
"$&(*&^%$*&^%$"
"왓? .. 룸 넘버 플리즈"
")^)(*&%^#$"


그사람도 가뜩이나 바빠서 짜증나던 터라 좀 짜증나는 어투였고
나도 슬슬 짜증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아 뭔소리 하는거야. 방번호가 뭐냐고..!!
아주 당당하게
"룸. 넘. 버."

했더니.. 그 많은 사람들이 "허허허.." "하하하.." 웃는다.


뭐. 뭐야.. 내가 못알아듣는다고 비웃는건가....
ㅡ///////////////////////////////ㅡ
(영문을 모르던 나는 너무 부끄러웠고 너무 챙피했다...ㅜ_ㅜ 쫌 화도났다..)

"&((*%^@#@!&^"
일단.."오케이.." 하고 나왔다. 그사람이 손짓하던 곳으로 갔는데.

방에 붙어있다.
[Dorm 3]
-_-
아...'도미토리 쓰리'...라고 하는거였군...
.........................................-_-;

어제 썼던방은 419 이런식으로 숫자였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숫자를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 챙피해........................ㅜ_ㅠ
정말 챙피했단 말이지..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껴버렸던 순간이다.

여튼. 침대 자리잡고.
아까받은 전단지들을 살펴보면서 저녁먹을곳을 물색했다.
북유럽 마지막 저녁식사인데.. 맛있는걸 먹을테야 라는 굳은 의지를 가졌으나,
전단지속 레스토랑들은 도대체가 혼자갈만한 분위기로 안보인단 말이다.
가족, 연인 분위기의 레스토랑 들이랄까..
아 모르겠다.
일단 나갔다.
숙소 대문을 열려는 찰나 오른쪽에 난 문에 뭐가 붙어있는게 보였다.
이 숙소에 묵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할인해준다는 거였다.
오호+_+
덥썩, 낼름 들어가버렸다.

다행히 혼자 먹어도 뻘줌하지 않을 괜찮은 분위기였다. 가게도 아담하고 사람도 거의 없고.
너무도 당당하게 들어갔는데, 주문을 하려니 너무 어렵다.
내가 여차저차 물어보는건 되는데.. 도대체 들려야지..
여기 사람들 영어 너무 유창하게 잘한다.
말 쪼금만 천천히 해주면 좋으련만.. 이거저거 설명해줘도 잘 못알아들어서 내가 미안했다.
잘생긴 오빠였는데..ㅜ_ㅜ;;
십분넘게 헤매다가 결국 치킨 스페샬이랑 카푸치노를시켰다!
맛있어야 할텐데..
앗 나왔다+ㅁ +


요거요거요거~
닭고기 볶음이 베이글 안에 들어있는거라 잘라서 같이 먹는데,
신기하게도 어디서 먹어본듯한 맛이었다.
(어디서 먹어본 맛인지는 진짜 모르겠다..)
어쨌든 맛있었단말이지!!

혼자말고 친구랑 먹는 자리였다면
"맛있어~~+ㅁ + 맛있다~~+ㅁ + 맛있어~~"를 연발하며 먹었을것 같다^^
워낙 맛있는걸 제대로 못먹고 다녀서였는지, 더더욱 맛있었다.
배도불렀고,,
다먹고 났을때 어찌나 아쉽던지..

할인된 가격이어도 부담스러운 식사값이었지만 어쨌든 맛있게 먹었으니, 마지막 식사였으니.
대만족이었다.^^

주변에 좀더 돌아다니다가,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공항에 가야하기 때문에
숙소에 조금 일찍 들어왔다.

숙소에서 이거저거 정리하고 있는데
동양인 여자가 다가와서..

"아레? 니혼진 데스까?"
"노"

그여자 갸우뚱~ 하더니 간다..

우리나라로 치면
"어머? 한국인 입니까?"
"노"

대략 대화가 이렇게..됐단말이지..ㅋㅋ
자기는 일본말로 물어봤는데 영어로 대답했으니 황당했을듯..^^;

아.. 드디어 20여일의 여행이 막을 내린다.

결산을 해보니,
빈곤여행의 결실로 하루평균 6만 5천원 소비가 되었다.
굉장히 빈곤하게 다닌거 치고는.. 별로 아낀티가 안난다...
ㅡ_ㅡ

배가불러서인지, 잠이 쏟아진다.
아.. 내일은 언니가 있는 아일랜드로 향한다.
북유럽과 작별할시간.
내일.. 무사히 넘어갈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