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yllic* - 2010. 7. Osaka, Japan.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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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17:14


여름의 일본이 덥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서도 괜찮겠거니 하고 시작했던 여행이었다. 그치만 그 더위앞에 그동안 생각했던 이런저런 계획들, 오사카에 가면 근교에 교토, 나라도 가고 새벽산책도 즐기고 수많은 예쁜 골목을을 걸으며 다니니라 생각했던 그런 계획들에 손을 뻗을 힘마저도 더위와 함께 타서 사라져버렸고, 그런 계획들이 없어도 늘 그랬듯이 지도나 관광지따위 연연하지 않고 마음 가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걸어다니며 그냥 그 순간순간을 느끼던 내 여행 스타일마저도 더이상 고집할수 없을만큼 더위는 심각하게 느껴졌다.

체력도 바닥이고 몸이 허했던 것도 있었지만 아침일찍 더위를 피해 시작한 길거리 산책도 1시간만에 땀으로 범벅이되고 탈진할것같은 위험을 느끼며 에어컨과 그늘이 있는 상점가 안으로 피할수 밖에 없는 시간들이었다. 누가보면 사막에라도 다녀왔냐고 비웃을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어쨌든 어느덧 목엔 땀띠가 생겼는지 따가웠고 더이상 나만의 여행을 지속할수 없음을 깨닫곤, 그냥 오사카 내에서 지하철을 이용하고(원래 지하철도 잘 안탄단 말이지..ㅡㅜ) 햇빛을 피해 더위를 피해가며 다니는 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관광과 내스타일의 길거리여행 중간에 서서 애매하게 굴러가는 시간들이었달까.

그리고 오사카는 너무 도시였다. 이런저런 특별할것 없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그냥 서울 종로거리에 혼자 나와 다니는 기분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에 치이고 강렬한 햇빛에 눌려 머무를 곳을 잃은 채 다소 방황하게 되는 시간들이었다. 때문에 찍어온 사진들의 절반은 비행기에서 찍은 하늘사진들이고, 나머지 사진들엔 딱히 '일본'이라는 특성을 보여주는 사진들도, 여행 속 특별한 기억들을 담아온 사진들도 거의 찾기 힘들게 되었다. 아마 소소함을 찾기위한 목적을 가지고 떠난 여행이었다면 그건 '실패'에 가까웠다고 말할수 있었겠지.

이번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더위' 였고 난 그 걸림돌을 넘지 못해 벽에 부딪힌 한정된 시간들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짧은 여행속에서 다소 욕심을 부리던 것들을 미련없이 버릴수 있었기에 더 잘된걸지도 모른다며 위로했고, 여행자도 일상인도 아닌 할일없는 이방인처럼 지내다 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 걸림돌들 때문에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신체적, 정신적 여유가 한국에서 보낸 일상처럼 거의 없었다는게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런건 단순히 바쁘지 않다고 해서 생기는게 아니라는것도 새롭게 알게되었다면, 조금 웃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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