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yllic* - 2010. 7. Osaka, Japan.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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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14:29


집에서 가방을 끌고 나설땐 꾸물꾸물 흐리더니, 공항버스를 타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3년만에 혼자떠나는 여행. 그동안 그렇게 여행에 대한 갈증을 느꼈으면서도 실제 여행을 가기위한 노력은 별로 하지 않았던것 같다. 왜일까. 이미 혼자 싸우는 삶속에서 너무도 지쳐있었기에 또다시 낯선곳에서 혼자 지내기 싫었던걸까.

한강을 따라 달리는 버스의 창을 통해 보이는 서울의 모습에 예테보리의 그 느낌이 오버랩되었다. 흐리고 비오던 그 곳, 바다를 끼고있던 그 도시에서 받은 그 풍경과 느낌이 떠오르면서 잊고있던 그 여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매일같이 지내고 있을땐 잘 모르다가도 이렇게 타인인 척 한걸음 밖에서 바라보니 서울의 겉모습도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찌들어 있고 불평만 가득하던 그 도시가 한껏 다른 매력을 품고 있음에 새삼 놀라웠다.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이렇게나 크게 다가올 줄이야.

이 여행에 특별히 바라는게 있는것도 아니고 목적이 있는것도 아니고 뭔가 보고싶단 욕심도 없었다. 의욕적이지 않은 밍숭맹숭한 여행이 될지라도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건 상관 없었다. 다만, 다소 답답하게 흘러가는 이 일상의 고리를 끊어주거나 혹은 전환시켜 주길 바라는, 작은 스위치를 발견할수 있으면 좋겠단 작은 바램은 있었다. 그냥, 그런 바램만이 내가 가진 여행에 대한 기대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렇게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