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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5. 9. 17:43


아마 내일 떠남과 동시에 그동안 함께 부대꼈던 사람들의 소중함, 그리움 같은걸 먼저 느끼게 될거다. 그리고 낯선땅에 내렸을때의 고독감과 외로움도 많이 느끼겠지.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겠다 라는 다소 식상하지만 무척이나 중요한 깨달음도 한번 하게 될테고.(물론, 예상을 뒤엎는 다른 깨달음을 얻는다면 더 즐거울것 같다. 예상하는대로만 되는건 다소 식상하니깐. 어쨌든.)

이번 여행에선 어떤 사람들, 어떤 상황들, 어떤 풍경들을 만나게 될지 무척 궁금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가 가장 궁금하다.

잃어버렸던 내 자신을 찾아오기 위함이라는, 그런 타이틀을 내세우며 만든 시간이긴 하지만 과연 내가 내 자신을 온전히 찾아 돌아올수 있을지 아니 사실 원래 내 자신을 잃어버린적조차 없는건데 그저 방황하기위한 핑계로 그런걸 내세운걸지도 모르겠다.

원래의 나 자신이 무엇인지조차 잘 기억나질 않지만, 머릿속에 가슴속에 뻥뻥 뚫린 구멍사이로 많은것을 놓쳐버렸던 지난 몇년간의 시간을 조금은 메꿔놓고 싶은것 같다. 철이들고 싶은것 같다. 지금에서야 그냥 인도에가서 몇달 떠돌이로 명상하는 방향으로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문득 든다..

이십대 후반이 되어서야 배낭을 꾸렸다.(서른을 앞두면 위기감을 이런식으로 느끼는가보다) 그시절 끌고다니던 캐리어가 아닌 정말 배낭. 뭔가 순서가 좀 뒤바뀐지라 좀더 어릴때가 아닌 지금의 이 몸뚱아리에 이 배낭을 매고 다니는게 사실 좀 겁나고 자신없는건 사실이다. 일을 그만둔뒤로 일하면서 고장난 몸의 삐걱임을 만끽하고 있었으니까.. 허리에 디스크라도 생기는건 아닐까, 이러다 무릎이 나가는건 아닐까 등등 그런 노인스러운 혹은 건강염려증환자스러운 고민에 치이다보니 여행을 앞두고 좀 예민해졌던것 같기도 하다.(물론 돈때문이기도 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같은건 아무도 모른다.
내 마음에 무슨 변화가 일어날지도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 영혼의 나이가 적어도 한 열살쯤은 늙어서 돌아올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여행은 그거면 충분할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 내 삶은 성숙해질테고, 좀더 늙은 영혼과의 눈높이도 맞출수 있을테니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


(......분명 피부나이는 열살은 훌쩍 늙어서 돌아오겠지.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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