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 혼잣말

공백.

idyllic 2012. 8. 20. 14:01

 

 

시간의 공백이 가져오는 망각을 통해

흐릿해져버린 혹은 잘 설명할수 없는 약간의 어긋난 기억들 대신

사람이 가지고 있었던 향취와 이미지만을 머릿속에 보관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재밌게 느껴진다.

(물론 끄집어내다보면 줄줄이사탕으로 사소한 기억들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현재 눈앞에 보고있는 이 사람에 대해 느낄수 있는 것들과

시간이 흐르면서 머릿속으로 기억되는 이미지로 느낄수 있는 것들은

동일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만들어놓은 변화들 덕분에

그리고 그 시간속에 이루어진 각기 다른 경험과 성장들 덕분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는게 얼마나 행운인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사실이,

그리고 시간이 가져다준 그 틈새가,

가끔은 너무나도 고맙다.

 

 

시간의 틈을 둘러싸고 새롭게 만나게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삶이 재밌어지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부끄러운 기억들로 민망해질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이지않고 유지되는,

좋은 인연들.

고마운 인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