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낙서글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idyllic 2009. 3. 14. 20:35
















책은 이미 예전부터 좋아하던 건데, 영화가 있음을 발견하고 냉큼 봐버렸고 책도 한번 더 읽어봤다.

보통 책과 영화가 있다면 대체로 책이 더 낫다는 반응이 일반적인데, 이건 책의 기본 컨셉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긴 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나 디테일들은 영화 나름대로 다른 맥락으로 만들어냈기에 나름의 매력이 있는듯 하다. 때문에 둘 중에 어떤게 훨씬 낫다 라며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굳이 가려보자면 책에 한표를 주고 싶다.

천천히 여백의 미를 주듯 흘러가는 영화의 흐름도 마음에 들었지만 대사나 독백들이 별로 없어서일까, 책에서 보았던 투명하고 아름다운 그 글귀들, 문체들, 대사들, 생각들이 영화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음이 아쉬웠다. 아오이 유우를 캐스팅 하면서 그 비중을 늘리느라 흐름이 바뀐건 아닐까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아오이 유우는 정말 너무 귀엽고 이뻤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다.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책의 제목에 거부감을 혹은 호기심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제목의 강렬함과는 달리 지극히 투명한 느낌으로 가득차 있으며, 두께도 얇기에 한시간도 안걸려 읽어내려갈 수 있기에 부담도 없다. 귀여우면서도 진지한 이소가이군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그의 생각들을 읽으면서 약간의 미소가 떠올랐고 고개를 끄덕이며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영화든 책이든, 이소가이 군의 첫사랑은 그렇게 열정적으로 흘러갔다..

"부둥켜 안을 사람이 없다는 건 사막 한가운데를 거니는 것과 같은 감각이다."   - p.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