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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12. 00:58

#20

사실 19편 까지 쓴뒤로 여행기를 1년 넘게 접어두었다. 마무리를 못했던 셈.. 그래서 이번에 이곳에 여행기를 옮기는 김에 마지막 마무리 이야기를 조금 넣어볼까 한다. 기억이 많이 희미해져서 자세한 이야기는 쓰지 못하겠지만 아일랜드에입성하기 까지 그리고 약 1주일 동안 머물면서 봤던 것들을 대충 훑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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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 숙소에서 아침일찍 짐을 챙겨서 공항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제 북유럽을 떠나 언니가 머무르고 있는 아일랜드로 가야한다.
20일간의 일정 별탈없이 무사히 마쳐서 다행이다.
오늘도 역시나 공항에 너무 일찍와버린듯 하다.
게다가 베르겐 공항은 규모가 작아서 보딩시간도 짧은듯 했다.

이래저래 공항 구경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내가 탈 노르웨이안 항공 카운터로 가서 표를 받으려 했다.
근데.. 내 여권을 보고 잉? 하더니 영국에 들어가려면 비자가 필요하므로 비자부터 받아오랜다.
이게 뭔소린지.. 우리나라 여권으로는 유럽에서 딱 한군데(어느나라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걸로 알고있는데, 혹시 잘못알고 있는거 아니냐고 확인좀 해달라고 계속 부탁했으나 규정책자같은거 찾아보고 하더니 없다고..

'오슬로 가서 비자 받아오라고..'
'오슬로 가서 비자 받아오라고..'
'오슬로 가서 비자 받아오라고..'

어리둥절해서 나는 확인차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비자없으니까 비자받아오라고 하는데 원래 이러냐고 물었더니, 꼭 모르는 것들이 비자 내노라고들 한다고.. 무슨 비자가 필요하냐고 가서 따지라고 한다. 알았다고.. 다시 가서 이야기 하는데 분명히 비자가 필요하다며 안된댄다..

아 미치겠네..

비행기 시간은 다가오고 미치겠고 해서 다시 가서 끈질기게,, 확인해보라고 확인해보라고 확인해보라고 계속 그랬더니 그럼 기다려 보랜다. 알겠다고.. 그러고 있었더니 왠 남자가 하나 다가온다. 내 비행기표랑 여권이랑 일단 줘보랜다.. 확인해준다고.. 그래서 일단 줬다.. 한 십분쯤 지났을까.. 그 남자가 내꺼를 들고 뛰어오더니 카운터에있던 여자에게 머라머라 말해준다.

당황해하면서.. "오.. 쏘리..쏘리.. 아임 쏘리.."를 연발하며 표를 내준다..-_- 화가 끓어올랐지만 어쨌건 비행기 출발하기 5분남았으니까.. 완전 그남자랑 엄청 뛰어갔다. ㅜ_ㅜ 그래도 확인이라도 됐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근데..

비행기 타러 갔더니 보딩하는 데에서 "아.. 당신에 대해 전화 받았다.. 이쪽으로 와봐라.." 한다. 공항보안팀같아 보이는 경찰복 입은 사람들이 부스안에 들어가있고 나를 세워놓더니 이거저거 물어본다. 안에 여자하나 아저씨 하나가 있는데 여자는 아주 쌀쌀맞기가 그지없는데.. 이 둘은 왜 또 쌩뚱맞게 "영국에 들어가려면 비자가 필요하다" 라고 계속 그런다. 밑에서 확인 했다고.. 왜그러냐고.. 그래도 자기네들 비자규정같은 책자를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나라는 없댄다.. 더군다가 한술 더떠서 여자는 "너희나라는 좀 다른나라잖아?" 라면서 혐오스런 눈빛을 보낸다. 이여자가 미쳤나.. 북한이랑 착각했는가보다. -_- 내 옆으로 중국사람들, 일본사람들은 잘도 통과해서 가는데 나만 붙잡혀서 완전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비행기표랑 여권이랑 다 내놔보라면서 이거저거 얼굴이랑 다 대조하고 확인한다. 유럽에 처음 들어왔을 때 왜 여권에 아무도장도 안찍혀있냐고 그런다. 솔직히 나도 그게 이상했다. 코펜하겐 처음 입성했을 때 아무것도 없이 입국이 되길래 공항 안내데스크에 가서 도장같은거 안찍어주냐고 물어보기 까지 했는데 그사람이 필요없다고 했다고.. 그래서 나도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다고.. 라고 대략 설명한다. 정말 안보내줄 기세다.. 나 정말 울먹울먹 하면서 완전 얼굴 벌개져서 비자가 필요 없다고 수십번 이야기 했다. 그 사람들은 어디어디 전화해서 확인해보고.. 비행기 출발시간은 이미 지나버렸다.. 10분쯤.. 나 비행기 못타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가보다.. 완전...ㅜㅜ

(지금 드는 생각은.. 오슬로에 있는 우리나라 대사관에 왜 내가 전화를 안해봤을까 하는거다.. 대사관은 이럴때 필요한건데.. 게다가 대사관은 일을 어떻게 하길래 공항에서 이렇게 나를 못나가게 하는건지.. 책자 갱신좀 시키라고 항의해야 할 판이다.. 오슬로에서 우리나라 대사관보고 뿌듯해 했던걸 완전 후회했었다.)

결국 아저씨는.. "Ok.. Lady.." 이러면서 떨떠름하게 허가도장을 찍어주면서 날 보내주었다.. 제기랄.. 나쁜사람들..ㅜ_ㅜ 이러면서 탑승하는 곳으로 갔더니.. 작은 비행기이긴 하지만 비행기 하나가 나를 위해 10분정도를 출발 안하고 기다려주고 있었다.. 비행기에 들어갔더니 사람들 시선 일제히 집중되고 승무원 언니들이 "We are waiting for you~~^_^" 이러면서 나를 반겨주었는데.. 감동스러운 장면이기는 했으나 나는 울먹울먹 폭발직전이라 아무말 없이 자리에 가서 앉았다. 잠시 뒤에 완전 꽃미남 승무원(그와중에 이런건 다 보인다..--;;)이 다가와 나에게 무슨일 있었냐고 물어보길래.. "그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 비자 필요없는데 날 못가게 했다.." 라며 울먹울먹 했더니 꽃미남씨가 미안하다며 토닥토닥 해주고 간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아마 그 뒤로는 비자책자가 갱신되지 않았을까? (입국하고 나서 대사관에 항의메일 보내긴 했었는데 아무 답변이 없다.. 쳇..) 비행하면서 마음을 추스리고 바깥풍경 바라보면서 2시간의 비행 후 런던에 도착했다. 런던에서는 다시 라이언 에어로 환승해서 아일랜드의 더블린으로 갈 계획이다.

라이언에어 카운터로 가서 표를 바꾸려고 하는데 내 여권을 보더니 이 여자도 '비자가 필요할텐데요? 잠시만요' 하더니 안에 들어가서 뭔갈 확인하고 오는 모양이다. 두근두근.. 그러더니 표를 준다.
(아 진짜 뭐냐고 노르웨이안 항공...ㅜ_ㅜ!!;;)

그렇게 해서 겨우겨우.. 아일랜드의 더블린에 입성할 수 있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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