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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해당되는 글 30건
2010. 10. 19. 22:41


넓고 깊게 이어지는 이야기들, 작가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는거란 생각이 들만큼 생생하게 빨려들어가는 그들만의 세계를 넋을놓고 바라보다 끝나버리던 소설. 사실 난해하고 어렵다는 느낌에 두 번을 읽었지만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걸 모두 이해할수는 없었다. 그래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세번 네번.. 몇번을 읽어도 읽을 때 마다 와닿는 느낌이 다를거라는 생각이 든다.

김연수 답다라는 느낌. 늘 기대되는 그의 책답게 구석구석 꽉찬 소설.


해가 저물어도 그 빛은 키 큰 나무 우듬지에 걸려 있듯, 꿈은 끝나도 마음은 오랫동안 그 주위를 서성거릴 수 밖에 없는 법이다. -p.33

기억이 존재하는 한,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p.73

인생이 이다지도 짧은 건 우리가 항상 세상에 없는 것을 찾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p.173

그리움의 본질은 온기의 결여였다. -p.368

아직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많이. -p.372

어둠속에 머물다가 단 한번 뿐이었다고 하더라도 빛에 노출되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평생 그 빛을 잊지 못하리라. 그런 순간에 그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됐으므로, 그 기억만으로 그들은 빛을향한 평생에 걸친 여행을 시작한다. -p.374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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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 김연수

1930년대 초반 동만주의 항일유격근거지에서 벌어진 '민생단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500여명의 혁명가가 적이아닌 동지의 손에서 죽어간 사건을 주인공인 김해연의 시점에서 혁명을 꿈꾸는 박도만, 박길룡, 최도식, 안세훈 네 사람과 그들의 친구인 이정희를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

혁명과는 거리가 먼 김해연이 너무도 절실하게 사랑한 이정희의 죽음을 통해 삶이 완전 뒤바뀌고 이를 계기로 혁명의 물결에 휩쓸리며 이야기는 펼쳐지고 있다. 사실 책 초반에 나오는 김해연과 이정희와의 로맨스 부분 외에는 배경이나 내용 자체가 너무도 낯설어서 어렵게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었달까. 분명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의 한 부분인데 낯설게만 느껴진게 조금 부끄럽기도 한데, 어렵게 읽어서 그런지 마지막에 작품해설을 읽으면서 겨우 내용정리를 할 수 있었다. 한번 쯤 다시 읽으면서 좀더 자세히 빠져들어 읽을 필요가 있을것 같다..

내 몸에는 어떠한 소망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죽는건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내가 겁낸건 바로 눈물이었다. 늙은 나무에 피는 꽃처럼, 내 마른몸에서 눈물같은게 나올까봐. 그래서 사람들이 나를 인간으로 볼까봐. 친절을 베풀고 나를 감싸 안을까봐. 그리하여 사람들이 인간의 도리를 모르는 나같은 놈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까 봐. -p.123

지금 여기 내게 없는 것들은 어딘가 다른 곳에서 나와 함께 있는 것이리라.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딘가가 존재한다면, 그게 사실이라면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날것이다. 빛도 어둠도 아니면서 동시에 빛과 어둠인 세계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것이다. -p.126

간절히 그리워하면서도 사랑한다는 말은 쓰지 못한 채, -p.188

+
김연수 작가의 책으로는 '세계의 끝 여자친구'밖에 못읽어봤는데, 표현력이나 문장 느낌들이 섬세하고 좋은건 여전하지만 일상의 소소함을 담은 그 책과는 달리 무게감 가득한 이 책을 보니 스타일이 많이 달라서 그런가 같은 작가의 책이라는게 조금 놀라웠다. 설마 동명이인은 아니겠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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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위해 죽음의 음식을 먹어야 하는 남자, 시식시종(food taster) - 우고 디폰테 지음, 피터 엘블링 영역.

피터 엘블링은 이탈리아의 중부도시를 여행하다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났다. 이 남자는 유난히도 허풍이 심해보였는데, 피터 엘블링에게 가장 희귀한 물건을 주기로 하고는 급사해버렸다. 이 사람의 집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시식시종>의 원본인 이탈리아어 필사본을 입수하게 되었다. 이 필사본은 박물관의 희귀 서적 전문가들에게 진품으로 판명받았다. 이에 대단히 흥미를 느낀 피터 엘블링은 직접 그 책을 4년동안 틈틈히 번역했다고 한다.

그래서 피터 엘블링은 이 책의 원저작자를 우고 디폰테라고 명시하고 자신은 영역자일 뿐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소설의 무대가 된 도시들이 17세기 후반에 발생한 지진때문에 거의 파괴되었고 남아있던 유적도 주변 지방에서 없애버렸다고 한다.

이 책은 16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누구보다도 불행한 삶의 시작과 극적인 죽음의 고비를 여러차례 넘기며 한 영주의 시식시종으로써 끈질기게 살아가는 한 남자(우고 디폰테)의 이야기이다. 흥미롭게 흘러가는 운명의 장난같은 내용들에 손에 땀을 쥐며 책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었고, 우고 디폰테라는 자가 실제로 겪은 일들을 적은것이란 생각에 더욱 매력을 느끼며 읽었던것 같다.

그러나 책을 종반부까지 읽어갈수록 그당시에 우고 디폰테라는 자가 혹은 누군가가 우고 디폰테라는 인물을 허구로 만들어내 쓴 소설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실망스런 기운이 퍼져나갔지만, 허구이든 진실이든 그 당시의 생활상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고 다소 생소한 '시식시종'이란 직업의 삶을 엿볼 수 있는것 만으로도 읽는자로 하여금 매료시킬수 밖에 없는 책인듯 했다.

절판되서 구하기가 좀 어렵게 되었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쯤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사람들은 굳이 그 안에 숨은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p.136

살아오면서 나는 성경이나 그리스 로마신화가 사실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글로 적혀있으니 당연히 사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막 내가 적은 글을 읽고 있자니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사실인 양 속이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재능은 이 세상에 있는 금과 은을 모두 합친것보다도 귀중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자는 자신의 세계에서 만큼은 신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p.253

시간은 앞으로 나아갈 뿐 절대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지나간 일은 결코 돌이킬 수 없다.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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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 Daddy, Fly - 가네시로 가즈키

평범하고 안정적으로 굴러가던 생활이,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한 가족의 삶이 흔들려 버리고
그 혼란을 발판삼아 가족을 지키고 삶을 바고잡고자 새롭게 비상하는 어느 가장의 이야기.

이준기, 이문식 주연의 영화 플라이 대디의 원작 소설인걸 알고 봐서 그런지,
책의 주인공에 이준기의 모습이 계속 겹치면서 한편의 영화보듯 가볍게 읽어내려갔다.

문장도 내용도 어렵거나 복잡한것 없이 일본 특유의 간결하고 심플한 문장들로 가득차 있어서,
조금은 허무하단 생각이 들정도로 쉽게 읽어버린 책.

일본특유의 유치한 설정들이 다소 많이 섞여 있어서 실망스러울수도 있겠지만.
부담없이 읽을만한 책을 찾는다면 괜찮을듯 하다.

억지로 상대의 가슴을 파고들지 않는 관계가 산뜻한 것도 사실이다. -p.16

자신의 힘을 과신하면 넘어지는 법이야. 그 앞에는 두 가지 패턴밖에 없어. 무서워서 어떤 선을 그어두고 그 안에 머물든지, 포기하지 않고 한계 이상을 추구하든지. -p.157

힘은 머리에서 태어나서 자란다는걸 알아야지. 머리로 안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힘은 죽어버려.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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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 이석원, 2009.

서점에서 첫장을 펼쳐보곤 그 감성적 매력에 빠져 100여쪽을 읽다가 결국 구입해버렸던 책.
그렇게 시작은 좋았으나, 첫 장부터 느꼈던 그 감성적 공감과 깨달음은 점점 뒤로 갈수록 줄어들어 상실되어 갔고 어떤 면에선 뭐 이런내용까지 출판에 포함이 되나 싶을정도로 시들한 내용도 있었지만, 감성적 공감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나름의 매력을 갖춘듯 하다. 
어쩌다보니 다 읽기까지 거의 두달은 걸린것 같은데, 조금더 빨리 완독했다면 좋았겠단 아쉬움이 남는다. 단순히 공감할수 있는것들 말고 충고로서 받아들일수 있는것들은 뒤에 있었거든.

나는 손잡는것을 좋아한다. 모르는 남녀가 거리낌없이 하룻밤을 보내는 원 나잇 스탠드가 요즘처럼 횡행하는 세상에서도 누군가와 손을 잡는다는 행위가 여전히 특별할 수 있다는 것. 그 느낌이 이렇게나 따뜻하고 애틋할 수 있다는 것이 나는 눈물겹다.  -p.12

많은 연인들이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연애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씁쓸하지만 헤어짐이 쉬워진 대신 이제는 헤어짐조차 영원하지 않게 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하는 걸까요? 오늘날 이별뒤의 사랑은 이렇게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움이 아닌 담담함으로 곁에 남게 되었습니다. p.102

말이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기억될 뿐이다. 나를 황홀하게 했던 수많은 말들은 언제나 내 귀에 들려온 순간 사라져버렸다. 말이란 이처럼 존재와 동시에 소멸해버리기에 그토록 부질없고 애틋한 것인지도 모른다. p.142

연애할 때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니까.
니가 그렇게 느꼈으면 그게 진실이여. 그걸 자꾸 뭔가 착오가 있겠지, 원래 스타일이 그래서 그렇지 진심은 아니겠지, 이런식으로 위안 삼지 말라고. p.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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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7. 19:52


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2009.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처음 접해본 김연수작가의 글은 평범한 일상을 그린듯 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으며 굉장히 세밀하고 감성적으로 삶을 바라보고 표현해내고 있었다. 짤막한 인디 느낌의 단편영화를 보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각각의 단편소설들은 몰입해서 보게되는 영상들을 머릿속에 그려내 주었으며, 무심한듯 적어놓은 글들이 마음으로 진하게 스며들어 오는 것 같았다. 정신없이 바쁜 삶 속에 하나의 쉼표를 그려주는듯한 부드러우면서도 잠시 나 그리고 내 주변에 대해 생각에 빠지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우리는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우리의 꿈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이뤄지지 않은 소망들은 모두 그처럼 대단한 것들이었다.
-당신이 모두 서른살이 됐을때, p.95

언젠가 종현이 말한것처럼 우린 하루 스물네 시간을 1440개의 아름다운 일분들로 채울 수 있을것 같았다.
... ... 하지만 그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염없이 떨어지는 벚꽃잎들을 바라보며 하루 1440개의 아름다운 일분들에 대해서 종현이 말하던 그 봄날은 어디로 갔을까?
-당신이 모두 서른살이 됐을때,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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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울지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
이화경. 2009.

인도가 그녀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는지, 나도 인도의 목소리를 듣고싶어 고른 책이었다.
인도에게 가지고 있는 나의 단순한 호기심들을 현실적으로 해소시켜주길 바랬지만
읽으면서 든 생각은.. '요즘 책 만들기 참 쉽구나..' 라는거..
저자분에게 참 미안한 말이지만 그녀가 바라보았다는 인도에 대한 깊숙하고 촘촘한 시선들이
대체 어디있는지 궁금했을 정도로..인도보다는, 여행보다는 작가 자신을 향한 시선이 더 많았던것 같다.
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에 더 실망스럽게 다가오는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글귀들, 좋은 말들을.. 너무도 많은곳에서 인용해 가져온걸 보면서 실망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책의 제목조차 작가가 만든말이 아닌 다른곳에서 인용해온 문구였다.
제목의 감성에 끌려 산것도 있는 나로선 약간의 배신감이랄까.

실망이었어. 꽤나..

영원히,라는 단어를 쓰던 때가있었다, 나에게도. 사랑도 전부 아니면 전무. 이별도 올 오어 낫씽. 영원한 사랑, 아니면 영원한 이별.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영원히 사랑해줘. 네가 나를 떠난다면, 제발 다시는 돌아오지마 영원히. 하지만 이제 나는 영원히, 라는 말이 얼마나 엄청난 말이고 무서운 말이고 섬뜩한 말인지를 아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영원히, 내가 쓸수 없는 말은, 영원히 라는 말이 될 것이다.
- p.278

..솔직히 난 영원히 라는건 애초부터 믿지 않았다.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건 없다는걸 사춘기시절 이전부터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영원히 사랑해. 라는 말을 들었을때 그런건 없다고 단호하고 매정하게 말할 수 있었겠지. 낭만이 없었던것 같기도. 작가처럼 가정도 꾸리고 마흔쯤이 된 아주머니의 나이에 가서야 깨닫는건 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너무 부정적인걸까.

그치만 지금은 없는걸 알면서도 믿고 싶어진다. 영원한 그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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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유독 시작이 어려운 책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것.
(근 몇년간 맨 앞장만 몇번을 읽었나 모르겠다.)
계속되는 실패에 책장 깊숙히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최근에 다시 잡았는데,
이게 예전에 도대체 왜 읽는게 그토록 어려웠는지 의아할정도로 이번엔 술술 읽어나갔다.
어쩌면 그때엔 이 책을 읽을 준비가 안된 나이었을지도.

좌절과 아픔 그리고 '상실'을 통해 조금씩 성숙해가는 성인의 울타리안으로 막 들어온 시기.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하여 가장 불안정한 기간으로 일컫지만
어쩌면 사회에 발을 들이게되는 그 시기가 청소년기보다 더 불안하고 힘든 기간이지 싶다.
제2의 질풍노도의 시기랄까.

삶, 죽음, 사랑을 통한 상실이 만연한 시대 그리고 시기속에서 단련되다보면.
언젠간 무뎌지는 때가 오겠지.
아마 그럴거야.
응, 그랬으면 좋겠어.

5월이 되자 나는 깊어가는 봄의 한가운데에서 마음이 떨리고, 흔들리기 시작함을 느껴야만 했다. 그런 떨림은 대개 해질녘에 찾아들었다. 목련 향기가 그윽하게 풍겨 오는 옅은 어둠속에서, 내 마음은 까닭없이 부풀어오르고, 떨리고, 흔들리고, 아픔으로 차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천천히 오랜시간이 걸려 그런 느낌은 지나갔고, 그 후에 둔탁한 아픔을 남겨 놓았다. -p.388

"온 세계 정글 속의 호랑이가 모두 녹아 버터가 되어 버릴만큼 좋아."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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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18. 15:36

이름의 주인이 어떻게 사느냐에 그 이름의 느낌이 생기는 게다.
사람들이 네이름을 부를 때면 은혜의 마음이 일어나도록 아름답게 살라.

조선에 처음으로 파견된 불란서 외교관이 조선의 궁중무희에게 첫눈에 반해 그녀와 함께 파리로 건너갔다는 A4용지 1장 반정도 분량의 기록을 토대로 조선 궁중무희가 소설가 '신경숙'의 책을 통해 21세기 현재에 다시 태어나 가련한 숨을 살며시 토해낸다.

책의 토대가 된 기록의 내용도 흥미로웠고 신경숙씨의 소설이 궁금했던 터라 별 고민없이 선택해서 읽게되었는데, 리진 그녀와 외교관 콜랭의 사랑의 흐름에 빠져 정신없이 읽게되었고 그 뿐만 아니라 당시 청나라와 일본 그리고 여러 외세의 압력속에 위태롭게 흔들리던 조선의 모습에 또한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리진(Lee jin)'.. 아름답다.
가련하고 아름답다.. 라고 표현하고 싶다.
부족한 한줄기 눈물로 그녀를 추모한다.

밤은 모든것을 끌어안는다. 낮의 고통조차 담담히. - p.221

혼자있는 사람의 뒷모습엔 하지 못한 말이 씌어있다. -p.157

희망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일이 희망을 갖는 일보다 더 힘겹다.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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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14. 20:35
















책은 이미 예전부터 좋아하던 건데, 영화가 있음을 발견하고 냉큼 봐버렸고 책도 한번 더 읽어봤다.

보통 책과 영화가 있다면 대체로 책이 더 낫다는 반응이 일반적인데, 이건 책의 기본 컨셉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긴 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나 디테일들은 영화 나름대로 다른 맥락으로 만들어냈기에 나름의 매력이 있는듯 하다. 때문에 둘 중에 어떤게 훨씬 낫다 라며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굳이 가려보자면 책에 한표를 주고 싶다.

천천히 여백의 미를 주듯 흘러가는 영화의 흐름도 마음에 들었지만 대사나 독백들이 별로 없어서일까, 책에서 보았던 투명하고 아름다운 그 글귀들, 문체들, 대사들, 생각들이 영화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음이 아쉬웠다. 아오이 유우를 캐스팅 하면서 그 비중을 늘리느라 흐름이 바뀐건 아닐까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아오이 유우는 정말 너무 귀엽고 이뻤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다.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책의 제목에 거부감을 혹은 호기심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제목의 강렬함과는 달리 지극히 투명한 느낌으로 가득차 있으며, 두께도 얇기에 한시간도 안걸려 읽어내려갈 수 있기에 부담도 없다. 귀여우면서도 진지한 이소가이군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그의 생각들을 읽으면서 약간의 미소가 떠올랐고 고개를 끄덕이며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영화든 책이든, 이소가이 군의 첫사랑은 그렇게 열정적으로 흘러갔다..

"부둥켜 안을 사람이 없다는 건 사막 한가운데를 거니는 것과 같은 감각이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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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14. 19:23

"천번이라도 그렇게 할게요."

마치 책을 쓴 작가가 직접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성장과정과 경험들을 고백하는 듯한 느낌이 들만큼 생생하고 큰 스케일의 아름다운 소설. 즐겁고 행복하며 철부지같던 어린시절, 부족한 용기로 잘못끼운 단추하나로 인해 살짝 틀어져버린 인생을 성인이 된 지금 더 늦기전에 어긋남을 바로잡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 다시금 돌아가 재차 성장해나가는 이야기..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작가인만큼 주인공들의 이야기 흐름은 철저히 아프가니스탄의 처절한 현실과 맞물려 있다. 여러 뉴스를 통해 이미 익숙해진듯한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상황들이지만 그 갈등의 내면에는 '인종차별'이라는 문제가 단단히 박혀있으며 얼마나 비참한 상황속에서 희망을 잃은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수 없었다. 책 안에는 빙산의 일각이겠지만 그 상황들을 조금씩 묘사해주고 있고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아이들이며 '소랍'또한 상처받은 어린 영혼일 뿐이다.

유년시절 받은 상처와 충격 그리고 부족한 사랑은 성인이 되었을때 받는것 보다 훨씬더 상상할 수 없을만큼 타격을 주게 되며 아프가니스탄의 혼란 속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힘든생활을 하게되는지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랍이 받은 상처는 당연히 쉽게 치유될수 없지만 아미르와 소라야의 끊임없는 사랑과 기다림으로 분명 다시 마음을 열고 좋아질 거라 믿는다. 하산의 밝은 미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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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커크스 / 민음사 / 2008

삼십대 중반에 다다른 다섯 여자들.
어릴적 가졌던 여러 꿈과 희망들, 아름답고 탱탱했던 젊은시절들을 뒤로 하고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더이상 '나' 중심이 아닌 '엄마' 혹은 '아내'라는 위치에 서서 그들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언제부터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미 빛이 바래버린 자아를 움켜잡고 의미없는 시간들과 삶의 허무함 앞에 눈빛마저 생기를 잃어가고 있는 그녀들은 누굴 위해, 무엇을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되짚어 보고 질문해보지만 변하지 않는 현실은 냉정한 침묵만 치키고 있을 뿐이다.
그녀들의 그런 삶의 흐름은 그 어머니 세대의 흐름과 많이 닮아 있으며 그 어머니 세대도 같은 고민속에 정체되어 있었으나 큰 발전없이 그 자녀에게 고스란히 내려와 버렸다.
책 속 그녀들의 모습과 생각들은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생각나게 해주었지만 자극적인 사건의 연속인 그것과는 달리 평범하고 일상적인 가정주부들의 머릿속을 상세히 읽게 해주어 보다 현실과 맞닿게 해주었다.

지난번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좀 두렵다.
나도 이들처럼 내 미래를, 내 삶을, 내 자아를 잃어버린 채 자녀와 남편으로 내 삶의 시계추가 중심이 변화되어 버리게될까. 직장에 있는 많은 유부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황들을 지켜보면 대체로 공통된다. 자녀양육의 책임은 모두 아내가 중심이 된다는 것. 아이를 낳고 직장일을 유지한다고 해서 예전과 변함없는 그 온전한 자아와 동거하는건 아니라는 것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남편이, 시댁이 아무리 도와준다고 해도 자녀양육의 실질적인 매니져는 아내가 될 수 밖에 없는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듯 하다. 사실, 아이를 보기위해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은 별로 없지 않을 뿐더러 현실적으로도 좀 비효율적이기에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그 중심은 아내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그 일반적인 '아내'가 되고 싶지 않은건 철없는 이기심일까. 적어도 '나'를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고집을 버릴수는 없을 것 같다.

근데 책 속의 아내들의 생각과 상황들을 보면서, 그 남편들의 공허함도 만만치 않을거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번외편으로 남편들의 속이야기를 적은 '알링턴파크 남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가 나와도 꽤 재밌을것 같다.

남자들은 모두 살인자라고 줄리엣은 생각했다. 모두 다. 그들은 여자들을 살해한다. 여자들을 손에 넣은 뒤 서서히 조금씩 죽인다.   - p.31
그러는 사이 이 이상한 삶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삶에 걸려들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 자연의 산물이며 육체를 가진 존재임을 잊어버렸다. 어느 날 베네딕트를 만났고, 당황한 그녀 앞에 거대한 협곡처럼 험난한 도전이 닥쳤다. 그녀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것들이었다. 그녀 어머니의 삶이 조금 황폐해진 형태로 다시 나타난 것에 불과했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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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이외수'씨가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나와서
자신이 쓴 소설 중 애착있는 작품을 얘기했던것 같은데 그게 바로 '벽오금학도'였다.

난 이외수씨의 소설을 전혀 읽어본적이 없었고
'하악하악'이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던 중 그의 책에대한 호기심은 있었는데 에세이는 왠지 읽고싶지 않았던 찰나.
그가 직접 추천해준 이 책, 결국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무슨내용일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책을 배송받아보니,
제목만 듣고 뭔가 심오하고 어려운 내용인줄 알고 잔뜩 긴장했는데 이게 왠걸,
흰머리소년, 선계, 그림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기인.. 같은 판타지요소가 가미된 그런 소설이었다.

책을 열자마자 나오는 '탑골공원'
뭔가 어색했다. 왜 어색할까. 뭘까.

아..(!)
그랬다.
최근 몇년정도 읽어온 책들이 생각해보니.. 몽땅 외국소설이었다.
국내소설을 읽어본지가 도대체 언제이던지.. 책의 배경이 우리나라인것부터가 어색함을 느꼈을 지경이니..
내가 책을 편식한건지 아니면 우리나라 문학시장의 외국문학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건지.
잘 모르겠다만,  이제부터 책을 좀 신경써서 골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외수씨의 유명세도 있고 뭔가 그만의 특별함을 기대했는데 기대치가 너무 컸던걸까,
책이 주는 느낌은 생각보다 밋밋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 세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로잡기 위한 비판의 시선들만큼은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어려울것만 같았던 이외수씨의 작품, 처음 만난 작품치고는 나름 성공한 것 같다.
다른 것들도 좀 접해봐야겠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즉 행복이란 바로 마음이 아름다워진 상태가 아니면 느낄 수가 없는 감정이니라. 따라서 아름다움을 모를 때 사람은 불행한 법이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목적은 자신이 우주와 합일된 아름다움을 획득하고 그것을 관조함에 있는 것이니라. 허나 때로 어리석은 인간들은 현실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소망과 욕망을 혼동하면서 살아가고 있느니라. 욕망에 아름다움을 더하면 소망이 되고 소망에 아름다움을 빼면 욕망이 된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있는 실정이니라.
 - 본문 p.200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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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구해줘' 속에서

줄리에트가 샘의 집으로 달려가지 않았더라면
그 둘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그 둘의 사랑을 확인하고 확신할 수 있었을까.
앞 뒤 생각할 겨를없이 무조건 달려갈 수 있는 그 열정적인 선택만큼은 사랑의 필수요소인것 같으면서도,
이성과 현실이 지배하는 머리는 절대 그런명령을 내려주는법이 없다.

신중함인지 소극적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모든 건 타이밍이 중요할 뿐.
서로의 마음속에 뭔가 있다는걸 알면서도(그 확신이 착각이라면 바보되는거고)
타이밍이 어긋나면 마음과 마음이 만나지 못하고 비껴가게 되는법.

그치만, 시간맞춰 용기내기란 참 어려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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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봤을땐 무슨 내용일지 감을 잡을수가 없었다.
몇 챕터쯤 봤을땐 운명같은 두 남녀의 강렬한 사랑이야기인가보다 했다.
하지만,
두 남녀의 사랑은 기본 베이스로 깔고가는 것일 뿐, 많은 사람들의 운명과 사건들이 얽혀서 진행되며
책을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질만큼 생생한 장면들과 마주하였고,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 진진하고 빠른 전개에 책에서 도저히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 빠르고 복잡한 전개 속에서도 작가는 책이 훑어가는 시선 속 사람들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고
묘사해내고 있었던 점도 참 인상적이다.

단순한 사랑이야기에 지루해진 사람들이라면,
신선하고 읽기쉬운 책을 찾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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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막 유목민 소녀가 세계적인 슈퍼모델, 유엔 인권대사가 되기까지의 삶과 꿈

시간 가는줄 모르고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단숨에 읽어내린 책.. 서구문물에 물들고 서구의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다보니 아프리카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며 물을 얻기 위해 몇날 몇일 사막을 걸어나가야 하고, 딸과 낙타를 교환하여 시집보내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같은 지구상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를 많이들 잊은채로, 알지 못한채로 살아간다.

하지만 그녀, 소말리아 사막에서 태어난 와리스 디리가 겪었고 살아왔던 그대로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아직 이렇게 전혀다른 문화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 그리고 할례의식이 아직도 수많은 여성들을 괴롭히고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죽음의 위기, 자살의 유혹, 상황의 어려움들이 그녀를 괴롭혔지만 큰 괴롭힘 중 하나는 바로 할례였다. 책 속에는 할례로 인해서 얻어지는 고통이 정말 적나라하고 자세하게 나와있다. 할례에 대해 약간의 개념정도는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게 자세한 부작용들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정말 끔찍하고 안타깝다.

그녀가 이렇게 책을 통해 사진의 삶과 할례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놔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책 이전에 수많은 기사를 통해 털어놨을 이야기들이지만, 이 책이 없었다면 난 전혀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의 삶을 통해 머릿속으로 많은 영상들을 보았고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그녀의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 생명력을 다함께 느끼고 여성할례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볼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여성성기절제술 female genital mutilation(FGM)은 아프리카내 28개국에서 지금도 크게 행해지고 있다. 유엔은 어림잡아 1억 3천만여 명의 여성들이 FGM을 받았으리라고 추정한다. 적어도 2백만명이 매년 피해자가 될 위험을 안고 있는데 하루로 환산해 보면 6000명이다. FGM은 대개 미개한 환경에서 산파나 마을의 나이 많은 여자에 의해서 마취 없이 행해진다. 여자들은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수술에 사용하는데 그 중에는 면도날, 칼, 가위, 깨진 유리 조각, 날카로운 돌 등이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이빨을 사용하기도 한다.

 지역과 문화적 관습에 따라 정도가 다르다. 가장 적은 손상을 입히는 방법은 음핵의 덮개를 절제하는 것인데 그러면 여자는 평생 섹스를 즐기지 못하게 된다. 그와 반대로 가장 심한 방법은 '봉쇄술(infibulation)이라고 하는데, 소말리아 여성의 80퍼센트에게 행해진다. 내가 당한 것이기도 하다. 봉쇄술을 받은 직후에는 쇼크, 세균 감염, 요도나 항문의 손상, 흉터의 발생, 파상풍, 방광염, 패혈증, HIV감염, B형 간염 등의 증세나 합병증이 올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골반이나 비뇨기에 만성, 또는 회귀성 염증을 유발하여 불임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음문 주변에 낭포나 종기가 생길 수 있고, 고통스러운 신경종이 올 수도 있다. 또한, 소변을 보기가 어려워지고, 생리가 복부에 고이기도 하며, 생리통, 불감증,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급기야는 죽음을 부르기도 한다. - p.342

아프리카 국가의 사람들은 4천년이 넘도록 여성의 성기를 절제해왔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코란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거의 모든 이슬람 국가에서 행해지고 이씩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코란에도, 성경에도, 알라 신을 위해서 여성의 성기를 자르라는 말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이것은 여성을 성적으로 소유하고 싶어하는 무지하고 이기적인 남자들이 강요하고 장려한 것일 뿐이다. - p.344


 오늘도, 나는 여전히 사소한 것들을 소중히 여긴다. 나는 호화스러운 집을, 때로는 한채도 아니고 여러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차, 보트, 보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매일 만난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더 많은걸 원한다. 다음으로 구입할 것이 마침내 행복과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 줄 듯이 말이다. 그러나 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이제 사고 싶은 걸 다 살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해서 하는말이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인생의 가장 가치있는 재산은 인생 그 자체이고 그 다음은 건강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온갖 하찮은 일에 안달하면서 귀중한 건강을 망친다. 이 청구서가 왔네, 저 청구서가 왔네 하면서 온 사방에 청구서가 날아오는데 다 어떻게 내야할지 모르겠다고 고민한다. 미국은 세계에서 제일 부유한 나라지만, 국민들은 모두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낀다. 사람들은 돈도 모자라지만 시간도 모자란다. 모두가 시간이 없다고 한다. 전혀 없단다.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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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늘어난건 '눈치' 뿐이었다.

사회에서 강요하고 주변에서 원하는 내가 맞는지, 상대방이 만족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반응을 살피는 '눈치'만 늘어왔다. 그래서였을까, 지난번 '배낭여행'이라는 이름하에 떠났던 내 여행은 일상속에 녹아내린 '눈치'가 계속 이어졌고 결국 나는 그 여행을 평가하길 '실패'라고 여겨왔다. 그곳에서조차 사람들이 원하는 여행객의 모습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닉하고 생각하며 돌아다녔던 내모습이 실망스럽지 않을수가 없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이들로 가득한 낯선 장소에서조차 나만의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면 그 여행은 무슨의미가 있었을까? 여행하는 내내 뭔가 여행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은 바로 그 '자유'의 결핍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행중 누릴 수 있는 자유가 무엇인지조차 몰랐고 자연스레 그 자유를 누릴수도 없었다. 바보처럼. 이번 여행엔, 진정 그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이런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돌아다닌건 책의 첫 시작부터였다. 책의 처음에 등장하는 '자유'에 대한 이야기는 내 여행속의 자유의 결핍을 꼬집어주는 것 같았고 그만큼 강렬하게 다가왔다.

"뚱뚱한 여자도 쫄티를 입을 수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손잡고 연애를 할수있는 것, 바로 자유"

여행을 1주일여 앞두고 '히피의 여행바이러스'를 읽게 된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 이제까지 내가 해왔던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고, 지난번 여행에 대해도 생각하고 반성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며 더불어 앞으로 내가 여행에 임하는데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하겠다는 생각들이 마구 솟아나고 있다.

그래도 지난번 여행이 그나마 100% 실패는 아니라고 말할수 있는건 바로 '골목탐험' 이었다. 여행의 목표가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 들여다보기'였던지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는 정말 손에 꼽을정도였고 지도를 보며 직접 도보로 골목골목 걸어다녔었다. 이 도시의 모든 길을 걸어보겠다는 일념을 정말 죽어라고 걸어다녔었다. 신기하게도 이 책에서 골목탐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만의 여행을 만드는 가장 쉬운방법, 그것은 바로 골목 깊숙이 들어가는 것이다. 일상이 지루할수록 골목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보라. 그리고 모퉁이를 돌아보라. 예기치 않은 즐거움이 그곳에 있을지 모른다"

히피님의 여행스타일이 궁금했었는게 그 비법이 바로 '도보' 였음에 괜한 동질감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졌다. 비록 나에겐 자세하게 들여다볼 적극성과 누릴줄 아는 자유가 결핍되어 있던지라 만날수 있었던 소소함들은 풍부하지 못했지만, 뜻밖에 나타나는 보석같은 풍경들과 사람들의 모습은 잊을래야 잊을수가 없다. 내가 박물관 등에 큰 관심이 없어서이긴 하겠지만 그때 사용했던 입장료들을 차라리 여행기간 연장에 사용해서 더 많이 걸었다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해본다.

여행 후 기억을 더듬어보면 결국 남아있는건 유명한 관광지의 모습, 화려한 도시의 모습들이 아닌 다름아닌 여행중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느낌이다. 대략 '실패'라는 평가를 내렸던 여행이었기에 많은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나를 스쳐간 인연들은 많았다.

여행 시작부터 길을잃고 헤매 울기직전인 나를 숙소까지 직접 바래다준 이름도 모를 빨간머리 아주머니.
나의 위층 침대에서 삐걱거리며 신나게 코를 골며 자던 덩치좋던 백인남자.
나의 위축된 마인드를 부끄럽게 만들었던 대만 여성.
맥도널드에서 꾸역꾸역 식사를 하던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꼬마아이.
숙소에가는 버스에서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시던 할머니.
같은방 숙소를 썼던 한국인 언니.
한달전 사하라 사막에서 젊은 남자와 결혼을하고 넘어온 노르웨이 아주머니.
혼자 노르웨이로 여행을 오신 80대 오스트레일리아 할머니.
..등등.

책 속의 다양한 만남들을 보면서 느낀건, 여행중 만난 사람들에 대한 매력은 정말 강렬하다는 것.
이 책을 좀더 일찍 봤더라면 유럽이 아닌 사람냄새 물씬나는 터키나 동남아쪽으로 여행을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사람냄새 나는곳이 좋다. 사람냄새 나는곳을 원하기 때문에 난 여행을 떠나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서로 눈치볼 필요도 없고 위축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들어나갈수 있으니까.

책을 보는 내내 줄을 치고 생각들을 메모해가면서 지금 현재의 나를 정리해볼 수 있었기에 참 뜻깊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내가 하고싶었던 말들, 반성하게 만들어주는 말들, 공감하는 말들, 알고는 있었는데 딱히 무엇이라고 설명하기 어려웠던 부분들까지.. 히피님께서 나의 마음을 읽으셨는지 아니면 내 여행준비에 도움을 주시려고 책을 쓰신건가.. 라는 착각이 들정도로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흠뻑 빠질수밖에 없었다.

사실, "여행을 다녔어요.." 라고 말하기엔 부끄러울 정도의 여행경력을 가진 내가 히피님의 책을 보면서 공감하는게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떠나보는 사람보단 떠나보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은가?

"앞만보고 달렸던 내 인생이 너무 안타까운거야. 사랑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어."

히피님이 여행중 만나셨던 어느 중년의 남성분처럼 나중에 억울해하지 마시고 용기내어 떠나보는건 어떨까?

"다들 두렵긴 이래저래 마찬가지다. 그저 돈이 있는 사람은 있는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대로 아껴쓰며 자신만의 여행을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두렵다고? 걱정마시라. 혹 길을 모르면 물어보면 되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그게 여행이다. 그렇게 자신만의 여행을 즐기면 된다. 여행에는 정답이 없다. 마치 인생처럼... 그러고 보면 여행도 인생도 가장 절실한건 돈이 아니라 용기, 바로 우리가 가진 용기인 것이다."

 - 히피





 + 단순히 히피님의 책이라는게 구매의 동기였지만 이 책은 저에게 기대이상의 해답을 주었습니다. 뿌듯해요.:)
 + 혹시나해서 찾아봤더니 "On the road"과 같은 '넥서스BOOK' 이더군요^^ 느낌좋은 출판사입니다.:)
 + 책의 저자 히피님의 블로그주소는 :  http://travelog.cafe24.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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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고양이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고양이탐정추리소설로 사람이 아닌 고양이가 주인공인 독특한 시점의 소설이다. 다른 책보다 크기도 더 넓적하고 글씨도 작은편인데다가 초반엔 소설의 흐름을 잘 읽지 못해 우왕좌왕 하느라 진도나가는게 쉽지 않았지만, 뒤로 갈수록 읽을만했다.

사건 자체는 어쩌면 진부하거나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의 습성, 움직임등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고양이 특유의 성격, 움직임, 행동들이 친숙하고 재밌게 느껴질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이 지금 함께 살고있는 고양이가 속으로 어떤생각을 할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추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양이가 집주인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들을 보면, 역시 고양이에게 사람은 주인개념 보다는 하인개념이 맞는듯..귀여운녀석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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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으로 머리칼이 잘린채 발견되는 스물다섯명의 어린 소녀들과
지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려는 한 악마적 천재의 기상천외한 이야기.


라고 적혀진 문구를 통해, 뭔가 색다른 살인자의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이 책의 유명세로 인해 큰 기대를 품고 책을 읽어나갔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반 이상을 보다가 졸다 보다가 졸다를 반복하며 일주일을 고전했다.. -_-

기대와는 달리 살인자의 태생배경, 삶의과정, 내면의 움직임 등에 훨씬 더 큰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정작 스물다섯명의 소녀살인 이야기는 책 분량의 10%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았다. 주인공의 특별한 능력컨셉도 그다지 와닿지 않았으며 어떻게 보면 조금 유치해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그런 컨셉과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기에 그 살인이 가능했지만, 그 살인이 일어나기까지의 설명이 그렇게 길었어야 했나 싶다.

결론적으로, 유명세에 비해 다소 지루하고 실망스러웠다.
(내가 책을 잘못읽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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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18. 18:12


카오산로드에 대한 다큐멘터리 방영 후 그 내용을 엮어 책으로 나온 것인데, 다큐멘터리는 못봤지만 책은 어딘가 모르게 꼭 봐야할 것만 같단 생각이 들었다. 위 그림에서처럼 실제 책이 좁고 길게 생겼다. 독특한 모습.

이 책을 통해 방콕의 '카오산 로드'라는 곳을 처음 알게되었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북적거리며 자유롭게 다닌다는 그 곳. 그곳의 누구나와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그곳.. 책을 보면서 카오산 로드의 거리 풍경과 사람들을 상상하며 마치 내가 여행을 하고있는 듯한, 내가 인터뷰를 하고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침 여행을 기대하던 나에게 동남아쪽 여행에 대해 더 큰 기대와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주었다.

여행에 관한 인터뷰 내용으로, 쉽게 읽히기 떄문에 가벼운 책으로 생각할수도 있지만, 한줄 한줄 공감하고, 깨닫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덕분에 줄 많이 그으면서 보게되었다.

여행은 돈이 있고 시간이 많고 여유가 있어야 가는거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여행을 하고싶지만 망설여지는 사람들에게 정말 권해주고 싶다. 이 책을 보고나면 이제까지 여행에 대해 가진 편견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얻고자 하는것이 무엇이고 현재 자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며, 여행을 망설이던 사람들은 베낭을 매고 과감히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주위 사람들을 만나면 행복해 보이지가 않았어. 좋은 직장, 친구들, 충분한 돈을 갖고 있을텐데 왜 행복해 보이지 않을까? 바로 이점이 내가 독일에 있다는 걸 고민하게 만들었어." -안야 로터스, 38세, 독일

"우리가 모르는 자신의 특별한 모습을 일상에서 발견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 다른 환경, 다른 종류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다른 경험을 해봤을 때 비로소 내 안의 특별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난 그게 여행의 가장 큰 의미인 것 같다." -캐런 샤피르, 25세, 이스라엘

"여행을 떠나는 데 정작 발목을 잡는 건 항상 우리 자신이다."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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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8. 24. 00:39


처음부터 중간까지 읽으면서는.. 텍스토르 텍셀을 향해
'뭐 이런 미친사람이 다있나..'

책을 다 읽고난 후에는.. 아멜리 노통을 향해
'뭐 이런 미친사람이 다있나..'

대화만으로 이루어지는 독특하고도 대단한 구성과 더불어
텍스토르 텍셀을 뿌리칠수 없게 만드는, 사람 미치게 만드는
아멜리 노통의 지독한 화술..
진정 닮고싶은 화술이다.(본인은 특히 말빨이 안되기에..)

넉넉히 2시간이면 다 읽을수 있는 부담없는 분량이니 꼭 한번씩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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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8. 7. 20:19

음.. 사진을 뒤적이다 발견했다.. 몇년전에 선물받아 읽었던건데.. 사실.. 내용기억은 잘 안나지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다운.. 이것도 그 맥락을 벗어나지 않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였던걸로 기억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몇개 봤었는데, 나긋나긋하니 별 부담없이 술술 읽을수있는 스타일이어서 좋았다. 반면 너무 나긋나긋하다보니 이렇다할 임팩트를 못느꼈던것이 흠이랄까.
어쨌든 그녀만의 편안한 느낌은 좋다.

사진을 보고.. 이 책을 꺼내보다가 선물로 안에 적어준 당신의 글을 발견했다.
당신.. 뭐라고 썼는지 궁금하지? 우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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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뭐랄까..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이기에 구입을 하였고 파울로 코엘료 작품이기에 읽었다. 그뿐이다. 내가봤던 파울로 코엘료 작품중에 가장 별로였다. 종교이야기가 상당히 많아서 아니 상당히 많은것 보단 거의 다 종교이야기여서..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고 겉돌은 기분.. 다 읽고 나서도 뭘 어떻게 읽었는지 모를정도로 집중이 어려웠던 책이다. 사랑하는 연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건지 아니면 종교를 이야기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내가 종교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서 그렇겠지..
아무튼.. 이상하게 머릿속 밖으로 튀어나가버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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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덥석 사게된 책. 별 생각없이 샀어도 '11분'은 참 잘 보았는데.. 이건 잘 모르겠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에게 다가온 부와 명예의 유혹.. 그리고 그 댓가로 '살인'이 필요했다. 굉장히 단순한것 같지만 우리가 늘 일상에서 만나는 유혹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무언가를 얻으려면 댓가가 필요하다. 물론 극단적으로 '살인' 같은 게 아니더라도 악마의 유혹은 계속되고 있고 그 반대편에선 천사가 싸우고 있다. 지금 내 머리 위에도 천사와 악마가 싸우고 있을테도 누구의 힘이 더 큰 상황인지는 모르겠다. 오늘 안그래도 한정적인 케이스만 보면 성악설이 맞을거라는 글을 썼었는데 이 책을 보고나니 그런 케이스의 사람들은 천사가 병들어있고 악마가 지배하고 있겠거니 하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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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5. 21. 13:40

뇌종양에 걸려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나오미는, 늘 이렇게 말한다.
"내가 다섯살이 되면 줄넘기를 배울거에요!"
"내가 다섯살이 되면 운동화 끈을 두겹으로 묶는 법을 배울거에요!"
"내가 다섯살이 되면 .."
다섯살이 될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지만 그 아이가 비는 소원들을 통해 의료진들은 아이의 치료에 대해 더욱 마음을 굳게먹게 되며 아이에게서 '희망' 이란것을 배우게 된다.

이 책에는 나오미 외에도 뇌종양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아이들이 많이 나온다.
소아신경외과 병동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아이들 이야기, 아이들로부터 배우는 교훈 등.. 아이들이 약해보여도 우리가 알수없는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진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책을 보면서 아이들도, 의료진도 대단했지만 정말 부러웠던 건 책속에서 갖추게 된 의료환경이다. 돈걱정 하지 않고 환자중심, 심적지지, 웃음이 끊이지않는 치료환경, 서로를 존중해주는 의료인들.. 그런 환경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쯤 가능할 이야기 인지.. 연봉은 많이 받는거도 좋지만 그보다 이런 근무환경의 조건이 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돈 좀 적게 받아도 마음고생 적은곳에서 양질의 일을 하고싶다.

책 속에 아이들을 통해 많은것을 얻었지만.. 책 후반으로 갈수록 반복되는 구조에 좀 지루함이 없잖아 있었다.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생명의 소중함, 삶의 희망.. 현재 가지고 있는 좌절과 고민이 얼마나 작은것인지에 대해 생각할수 있으므로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한다면 잠깐이라도 들춰보시길 바랍니다. 아이들, 너무 예쁘고 신기한 존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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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시간이 좀 되서(사실은 레포트가 하기 싫어서 다 미뤄두고) 책을 봤다. 사놓은지 한참만에 펼친거라 책한데 좀 미안했다. 지난번에 읽었던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 완전히 매료되었고 이것도 꽤나 유명한지라 기대하면서 책을 펼쳤는데, 의외의 주제다.

'여성의 性'

마리아라는 창녀이야기로 진행되는데, 그녀의 험난한 연애사도 볼만 하지만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여성의 성적인 욕구와 쾌락을 거부감들지않게 잘 표현한듯. 그냥 딱 일년만 창녀일을 해서 목돈을 모으기로 하고 시작한 그녀의 모습에 요즘 간간히 보이는 여대생들의 사창가 아르바이트 뉴스가 떠올랐다. 그녀는 그 일을 하면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난 뒤 자신이 창녀라는 것에 조금 후회하는듯 했지만 다행히도 그는 그녀의 모든것을 받아주었다. 실제로 이런 남자가 있을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우리나라는 처녀가 아니라는 걸로도 딴지를 거는데, 창녀의 과거를 가진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해줄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몇명의 남자를 만나 몇번을 잤었는지의 과거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런걸 따지기 전에 이 여자가 과거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사랑했었는가를 봐달라.

책 속의 마리아와 남자는 오히려 각자의 풍부한 성적경험으로 좀더 개방적이고 열정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었고 서로에게 더 솔직할 수 있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창녀' 라 하면 좋지않은 인상을 풍기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일까 궁금해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느꼈던건, 창녀도 사람이고 한명의 여성이라는 것. 그들도 나름대로의 인생이 있고 생각이 있고 고충이 있고 꿈이 있고 사랑이 있다는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파울로 코엘료, 멋진사람. 조만간 다시 당신의 책을 또 구입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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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생각보다 얇길래 가볍게 빨리 읽으려고 샀던건데.. 따로 책읽을 시간을 안내다보니 꽤나 오래읽게되었다. 예전에 난 무라카미류.. 라는게 작가이름이 아니라 책의 종류에 한가지인줄 알았다. '소설류' 이런것처럼..(-_-;;)

이 책 제목.. 글이 예쁘다보니 여자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던 글귀?였던걸로 기억한다. 그게 이런 책의 제목이었던걸 알고 썼던걸까.. 예쁜 책 제목의 느낌에 비해 내용은 상당히 거칠다. 글의 문체나 글의느낌은 참 맘에 들었는데 내용은 솔직히 좀 놀라웠다.. 마약, 섹스, 폭력.. 한없이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묘사해놨는데.. 덕분에 모르던것들도 많이 알게되었고.. 근데.. 일본이 급진적으로 발전해나가던 혼란기때 이런 방황들이 정말 실제로 있었던건가? 솔직히 너무 문란하고 거칠어서.. 이렇게까지 방황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는게 궁금하다. 물론.. 나의 인간관계 시야가 원췌 쫍아서 먼나라 이야기처럼 보이는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놀랍다.

다시 읽어봐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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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책이 유명한건 알았지만 제목이 원췌 딱딱해서 심오하고 어려운 내용의 책일줄 알았기에 볼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 개봉소식과 함께 막 보고싶었다. 왜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꼭! 보고말리다..했었다지.

일단, 책을 보질 못해서 책내용과 비교를 하지는 못하겠다.

배우들 캐스팅이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키이라 나이틀리, 당당하면서도 여성스러운듯한 모습이 잘어울리는 그녀다. 예전에 '슈팅 라이크 베컴'이라는 영화에서 씩씩하게 축구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좋았는데 러브액츄얼리에서의 여성스러운 모습에 깜짝 놀란적이 있었다. 그런 두 모습 모두 잘어울리는 그녀이기에 이 영화속 리지 역할에 잘 어울리는것 같다.

다아시의 모습도 너무 좋았다. 과묵하고 무뚝뚝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깊고 따뜻한 사람..

화면에 담긴 나무, 잔디, 산, 햇빛, 하늘..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게 포근하고 아름다웠다. 저 위 포스터에 담겨있는 나무 한그루와 넓게펼쳐진 잔디와 하늘 장면이 가장 아름다웠다.

책을 사야겠다. 책 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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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12. 00:06

책을 뭘살까 고민하다가 제목만 보고 덥썩 주문해버렸던 책.. 왠지 읽어야 할것 같아서 주문했었는데 직접 책 받고나서 두께를 보고 '헉'소리가 절로났다..-_- 동생말로는 원래 두권짜리라나.. 사실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일지 전혀 감이오질 않았었다. '앵무새 죽이기' 라는 어감에 따라 다소 딱딱하고 정치적인 내용이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의외로 술술 잘 읽히는 소설이었다.

젬과 스카웃.. 이 남매를 중심으로 그리고 여동생인 스카웃의 시점을 통해 바라보는 동네의 모습, 어른들의 세상들이 펼쳐진다. 전체적으로 다소 느릿하고 밋밋한 구성이라 지루한 느낌을 조금 가질 수도 있겠으나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지 싶다.

아는것도 부족하고 생각하는 것도 미숙한 어린이들 이지만 사실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원칙이며 진리인 것이다. 죄를 지은사람이 벌을 받아야 하는것이고 흑인이건 백인이건 다같은 사람으로써 존중받아야 마땅한 것이지만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그런 간단한 것 조차도 복잡하고 미묘해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게다가 어른들은 아이들의 행동이나 생활에 대해서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결정해 버리지만 아이들의 생각에서는 다른 것임을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틀에 맞추기 위해 싫은것도 싫은 척 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

어른들은 각자 자신의 가치관과 판단력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형성되기 이전의 아이들이 볼 때에는 말도 안되는것도 많고 잘못된 것도 많다. 아이들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뒤집어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책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이들이 나이를 먹는데 그들도 자신의 몇년전 추억들을 되새기면서 재밌어 한다는 점이다.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고 조금더 세상에 대해 알아가면서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알게 되고 타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법도 배워나간다. 그 중심에는 이 남매의 멋진 '아빠'의 역할이 두드러 지는데 현재의 어른들 모두가 그들의 아빠처럼 올바름을 가르치고 인내하는 법을 가르치며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는것 아닐까?

다수결의 원칙에 따르지 않은 것이 한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야. - 앵무새 죽이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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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결심한 베로니카가 다시 삶을 잡기 위한 변화 이야기가 주를 이룰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정신병원 이야기 인지는 몰랐다.

죽음을 결심하기까지의 마음속 이야기들, 그리고 죽음을 실패했을 때 마음속 이야기들, 소위 미친사람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들 모두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생각이 있으며 편견에 치우쳐서 힘들게 살 이유는 없다는 것, 그리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새로 얻게된 시간의 기회를 어떻게 채워나가는지, 삶에 대한 이유와 일탈의 필요함 등을 보여주며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틀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하게 해준다.

베르니카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면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자살을 하기까지 그리고 자살을 수행하는 순간까지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기에 나에겐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들에게 한번 더 관심을 갖고 손을 내밀어 준다면 새로운 시간과 희망과 삶을 선물해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보면서 영화 '처음만나는 자유(Girl, Interrupted)'가 생각났다. 자살을 시도한 여성이 정신병원에 보내지고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낯선 사람들, 그리고 그 낯선사람들의 갖가지 사연들.. 이 영화와 책은 많은부분 닮아 있었다.

모두가 무슨짓을 해서건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세상에서, 죽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 각자가 자기 몫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며, 자기 삶에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을 뿐이다.
- 베르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中
+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에 줄을치면서 읽었다. 그만큼 한구절 한구절 마음깊이 새겨두고 싶은 말들이 많았던 좋은 책이다. 몇시간 정도면 읽을 수 있어요.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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