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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9. 22:44
[ⅳ. 사진]
어느곳에 어느편에 서있든
누군가에게 속해있고 누군가와 진한 영향을 주고받고 사랑을 느끼며 함께 감동하는 그런 것들이
결국은 내 자신의 존재 자체를 휘저어놓고 스쳐 지나가는 것들 뿐이라면.
어느 조직이든 어느 친구관계든 어느 사랑관계이든 이방인에서 벗어나 얽메임과 동시에 미묘한 꼬임이 시작되어버리고 결국은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온전히 머무를 수 없는 것이라면.
누군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도.
누군가를 온전히 내보내지도 못한채로 이렇게 이도저도 아닌채로 괴로워 할 바에는.
차라리 그냥
이방인으로 살겠다.
누구든 스쳐지나갈 수 있는 그리고 나도 누구에게든 스쳐지나갈 대상으로 그냥 그렇게만.
그게 나 스스로를 유일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이 든다.
작든 크든 마주하는 상실과 더불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도, 잠깐의 스침이 나를 흔들어내는것도 이제는 지겨워.
그저 마음을 비우고 살며시 닫아두는게 타인에게도 나 스스로에게도 훨씬 좋다라는걸 요즘에서야 깨닫는다.
본래 나는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거늘.
그동안 너무 맞지않는 욕심을 부려왔던 것 같다.
이방인이 아닌 삶을 살기위해서는
다시 태어나야겠지.
이제 더이상 괴롭지도 슬프지도 않다.
그리고,
그렇게 스쳐지나간 사람들의 발자국과 흔적도 이제는 재밌다며 구경하고있는 내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