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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2. 00:49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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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날이다.

무덤덤하게 하나씩 준비하는듯 하면서도.

나도 모르는사이에 스트레스로 죽어버릴것 같은걸지도 모르겠다.

술퍼먹으며 시간을 보내는것도 이젠 별로 도움이 안될 것 같다.

엉엉 울고싶은 밤이지만 정작 우는법을 모르는게 함정.

나 뭐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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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 26. 14:10


동동거림과 스트레스와 심난함을 모두 뒤로한채 오랜만에 누리는 이 자유로움과 해방감은 멀리 휴가나온 그 기분과 같다. 2년전 돈뎃섬 허름한 게스트하우스 해먹위에 늘어져 메콩강 물줄기 바라보며 느꼈던 그 기분과도 같을정도로 마음이 편안하다.

도로위에 쌩쌩거리는 자동차 소리위에 가끔씩 들리는 새소리가 반갑게 들리고, 벌써 후끈해진 바깥공기를 통해 여름냄새를 맡고, 2층 창밖까지 올라와 뻗은 단풍나무 잎사귀 사이사이 매달린 씨앗들을 바라보고, 무럭무럭 새롭게 자라는 나의 화분을 바라보고, 손에 잡은 책을 읽다가 어느새 꾸벅꾸벅 낮잠에 빠져드는 이 계절, 이 순간이 너무나도 좋다.

창문을 열수없는 추웠던 겨울이 너무나도 길어서였을까, 올해 이 따스함은 예전에 느꼈던 기분보다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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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30. 22:40

 

사진만이 기억하고 있는, 지나간 날의 어느 순간.

 

사진을 넘기다보면 내가 언제 찍었는지도 모를 사진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 사진도 그렇다. 이 사진을 찍던 순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정리해둔 폴더명으로 누구와 어디서 찍었는지 짐작만 할 뿐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있는건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렇게 우리의 뇌는 선별적으로 기억을 간직한다. 그리고는 선별해둔 기억에 매달리거나 그 기억이 전부라 생각하며 생각의 범위를 한정시켜 버리곤 한다. 이제와서라도 기억하고 싶다. 이 사진을 찍던 그날 불던 바람의 향기, 햇살의 온기, 나누던 대화들 분명히 많은것들이 있었을텐데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게 어쩐지 서글프다. 이래서 사람들은 남는건 사진뿐이라며 그 시간속 의미를 되새기는것 보단 내용없는 사진찍기에 열중하는 걸까. 이렇다보니 가끔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게 맞는 기억인지 믿을수 없을때가 있다. 내가 기억하던 그 사람의 대화, 그 공간속의 향기, 그 음식의 맛 혹은 여러가지 상황들에 대해 내가 기억하고 내가 믿는게 맞는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수밖에 없는 노릇이고 결국은 종종 기억의 리셋이 필요해진다. 기억에 의지하고 믿고있는 무언가에 대해 구멍을 파고 깊이깊이 그 순간들 속으로만 파고들다보면 분명 왜곡은 일어나고 만다. 파내려간 그 순간과 함께 버무려야 할 기억의 요소들을 버려두니까 말이지.

 

근데 그래도 말이지, 가장 행복하던 순간을 떠올릴때나 가장 사랑받던 순간의 마음들과 온기를 떠올릴땐 내 기억이 왜곡된 것들이라 해도 굳이 리셋하고 싶지는 않다. 원래 사람은 믿고싶은대로 믿고 기억하고싶은 대로 기억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게 어쩌면 조금더 현재의 삶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혹은 좀더 행복해지고 싶어서는 아닐까. 난 내 뇌를 믿는다. 아마 걸러낸 기억을  그나마 덜 아프게 그리고 더 즐겁게 나에게 전달해주고 있는거겠지.

 

잘은 모르겠지만, 사진을 찍던 그 순간에 난 즐거웠을거라 생각된다. 즐거운 날이었고 수많은 즐거웠던 날들중 하나였으니까, 아마 셔터를 누르던 그 공기속 과거의 나는 행복했을거다. 행복한 하루였던게 다행이라 생각한다. 궁상맞게 추억을 곱씹는것 따위를 하고있지는 않으나, 그냥 내가 지내온 모든 순간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 그 덕에 지금의 내가 있고 앞으로도 기억못할 수많은 사진들을 찍어내면서 행복한 순간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테니까. 삶도 기억도 계속 그렇게 버무려지며 흘러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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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비워졌을까.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냥 많이 비워진거면 좋겠다.
금방 또 채워지고 넘쳐서 토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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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가진 슬픔따위,

내가느끼는 감정따위,

알고보면 별거 아닌 엄살에 불과할 뿐일텐데,

사람이 살면서 누구나 겪을수 있을법한 것들인데,

늘 너무 진지하게 내마음에 귀 기울여왔던것 같다.

 

엄살같은거,

그만 부려야겠다.

 

마음 아프다고해도, 스트레스 받는다고 해도, 짜증이 난다고 해도,

더이상 마음이 지르는 소리를 듣지 말아야겠다.

 

그냥 이어폰 꽂고,

내 갈길 열심히 가야겠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벅차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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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9. 22:44

 

 

어느곳에 어느편에 서있든

누군가에게 속해있고 누군가와 진한 영향을 주고받고 사랑을 느끼며 함께 감동하는 그런 것들이

결국은 내 자신의 존재 자체를 휘저어놓고 스쳐 지나가는 것들 뿐이라면.

 

어느 조직이든 어느 친구관계든 어느 사랑관계이든 이방인에서 벗어나 얽메임과 동시에 미묘한 꼬임이 시작되어버리고 결국은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온전히 머무를 수 없는 것이라면.

 

누군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도.

누군가를 온전히 내보내지도 못한채로 이렇게 이도저도 아닌채로 괴로워 할 바에는.

 

차라리 그냥

이방인으로 살겠다.

 

누구든 스쳐지나갈 수 있는 그리고 나도 누구에게든 스쳐지나갈 대상으로 그냥 그렇게만.

그게 나 스스로를 유일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이 든다.

작든 크든 마주하는 상실과 더불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도, 잠깐의 스침이 나를 흔들어내는것도 이제는 지겨워.

그저 마음을 비우고 살며시 닫아두는게 타인에게도 나 스스로에게도 훨씬 좋다라는걸 요즘에서야 깨닫는다.

 

본래 나는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거늘.

그동안 너무 맞지않는 욕심을 부려왔던 것 같다.

 

이방인이 아닌 삶을 살기위해서는

다시 태어나야겠지.

 

이제 더이상 괴롭지도 슬프지도 않다.

그리고,

그렇게 스쳐지나간 사람들의 발자국과 흔적도 이제는 재밌다며 구경하고있는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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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story-photo-1



새로운 시즌, 가을이 다가왔고
몸도 마음도 머리도 재단장.

가을은,
더위에 지쳤던 몸과 마음에 여유가 찾아오고
서늘해진 공기, 선명해진 하늘빛과 어울어져
사랑해, 라는 말의 온기가 가장 부드럽게 전해질 계절이 아닐런지.

누구에게든 어떤 방식으로든
아름다운 가을로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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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30. 22:10


itistory-photo-1



사람이 변했다 라는말을 들을지라도,
지금의 자신이 더 좋다고 말하는 우리가
참 다행이라 느껴지던 어느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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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10. 22:23

 

 

블로그가 자꾸만 나락으로 떨어지는것 같다. 살면서 좋은것들도 많은데, 좋은일 나쁜일 다 섞어쓰던곳이 힘든마음만 적는곳이 되고보니 이렇게 되어버리는데... 한번 끊어줘야겠다.

글쓰면서도 읽으면서도 내가 지친다.

 

아아..

 

여기가 어디였더라. 라오스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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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에 선물이 더해진,
기분좋은 따스함.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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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 17:50

 

 

마음안의 울타리를 얼만큼 남겨두고 또 얼만큼을 걷어낼지,

그리고 원하는만큼의 울타리가 유지될수 있을런지,

 

이 또한 앞으로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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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 17:12

 

잔잔잔잔한 파동이,

 

서로에게.

서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그리고 또 서로에게.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또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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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으로 '베품'의 유전자가 부족한 인간인지라 누군가에게 주는기쁨이란걸 깨달은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 사람들은 자꾸만 내가 보답할수 없을만큼의 베품을 준다. 언제나 느끼는 뜻밖의 행운들 그리고 뒤따라오는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의 커다란 고마움.. 그렇게 베풀어준 행운이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는걸 그들은 알고있을까?

 

기대하지 못한 행운을 만날때마다 늘 배우고 있다.

행운이라는걸 망각하고 있을즈음엔 또다른 행운이 다가와주는 나는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가.

그렇게 다가오는 행운들에 보답하고자 더 잘.. 더 많이.. 베풀며 지내야 겠다고도 생각한다.

 

...

 

 

 

마음이 불편했을 상황에서도 앞으로의 행운을 빌며 나 몰래 가방에 넣어줬던 그녀의 소중한 묵주.. 가방 속 이 행운을 발견하고 얼마나 마음이 흔들렸는지 모른다. 이기적이던 내 모습들이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다른 순례자로부터 받았던 의외의 행운을 그저 나에게 전달해준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녀는 내게 얼마나 큰 사랑을, 큰 행운을 베풀어 주었는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마음을 커다랗게 울려주었는지 아마 잘 모를거다..

 

베품과 사랑 그리고 행운은 이렇듯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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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 없는거라고.

내가 인내심이 없는게 문제이건 아니건,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하고 답답해하고 계속해서 당신의 마음을 달라고 억지로 쥐어짜며 눈치보고 지낼바에는,
그냥 차라리 잘됐다고,

누구탓도 아니고,
그냥 차라리 발자국이 아주 조금 그리고 옅게 남아서 다행이라고,

그렇게 여길게,
근데,
내가 화가나는 부분은

왜 난 늘 이렇게밖에 안되냐는거지.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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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구깃구깃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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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컴퓨터의 발달로 손으로 쓴 편지의 이용이 무척 드물어진 요즘시대에, 가끔씩 손으로 쓴 편지 혹은 선물들을 소포로 보내는 이벤트를 하곤한다.(아주 가끔 나도 놀랄만큼 내가 정말 착해지는 순간에 행하는 일이다.) 여행나가서 사람들에게 일일히 엽서를 써서 보내는 심리와 비슷하기도 한데, 기대하지 못했던 우편물 선물이 상대방을 얼마나 기쁘게 할 수 있는지, 그 기뻐하는 모습에 나 또한 얼마나 행복을 느낄수 있는지 놀라곤 한다. 이럴때엔 특히 준만큼 돌려받겠다 따위의 생각은 당연히 싹조차 자라나지 않기에 더 기쁘지 않나 싶다. 나로 인해 상대방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것 만으로도 행복한 마음처럼, 사랑도 그렇게 바라는것 없이 베풀면서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또한 스쳐간다.

기뻐해주는 당신들에게 내가 더 고맙습니다. 나도 가치있는 사람이란걸 느끼는 순간입니다.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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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그렇게 조금만.,

알지만 조금만.
아니까 더 조금만.

그렇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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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길을 걷는게 무슨 의미일까 라는 우리 나름대로의 토론하다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눈물, 기쁨, 아픔, 고통, 살면서 겪는 온갖 감정들과 희노애락을 모두 겪는다는 면에서 까미노 길은 우리가 사는 삶의 축소판이다라고. 나혼자 나름 끄덕끄덕 도출해냈던 결론이 하나 있었는데,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었었다. 까미노 길에서 길을 헤맬때 노란 화살표만 찾으면 됐지만 삶에는 화살표따윈 없다. 그 길을 걸을땐 모든게 정화되고 흩어지고 혼란스러운 것들이 슬슬 제자리를 찾아가며 앞으로는 다 잘할수 있다라는 자신감또한 얻을수 있으며 새로운 삶을 잘 만들어 낼수 있을거란 막연한 믿음을 갖게된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다. 물론 그런면도 있으나, 요즘 드는 생각은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그곳에서 잠시 최면에 걸려있었던건 아닐까 한다. 약간의 착각도 함께. 실제로 까미노 이후 함께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동안 현실에 적응하기 어려워 우울증세가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난 까미노 이후 바로 현실에 돌아오기보단 여행자의 신분으로 좀더 오래 지내다 온터라 그 괴리감이 그나마 좀 적었던것 같다. 그리고 이제서야 그 당시에 내가 많은부분 착각을 했었던게 아닐까 하며 그 찬란하게 빛나던 마음을 조금씩 부수고 있는 느낌이랄까. 물론, 그곳에서 얻었던 모든걸 부수고 있다는건 아니다. 현실과 그당시 생각하던 까미노 이후의 삶의 거리감이 한 100정도 되었다면 지금은 한 50정도로 낮춘 정도. 어쨌든, 삶엔 그곳에서 처럼 친절한 화살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옳은 길 바른 길도 없다. 까미노 길 이후에 어떠한 면이 달라집니까, 라는 질문에 "Nothing"이라 대답해준 한 호스피탈레로가 있었는데 그 당시엔 "헐, 그런게 어딨어" 라는 마음으로 반발심이 생겼지만 이제보니 그녀의 말이 정답이라는 생각도 든다. 삶이 달라질거라는 기대감, 달라졌으면 좋겠는 희망들로 한달여의 시간 차를 통해 삶을 잠시 들었다 놓을 뿐이지 그리고 분명 달라졌어, 라고 느낄 뿐이지 삶의 흐름은 그냥 그대로라는 것. 뭐 그래도 괜찮다. 실제로 달라졌든 달라지지 않았든 내가 어떻게 믿느냐,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래도 나에게 다가오는 삶의 향기정도는 0.1%라도 바뀔거라 생각하니까. 적어도 무언가 큰 경험을 한 이상에야 당연히 뭐든 변하기 마련이니.

삶이야 어떻게 흘러가든지간에, 언젠가 그 바람과 함께 밀밭이 사그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푸른 하늘아래 저 길을 다시 걷는길이 오길 바라는 마음만큼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하고 강해지겠지.

Buen camino on your life, on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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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특별해보일것 없는 곳이었으나,
조용한 거리, 잘 포장된 도로, 선한 사람들, 비교적 낮은 서양인 비율,
쏟아질듯 촘촘히 박혀 빛나는 별이 가득하던 밤하늘,
그리고 좋은 사람,

밤이든 낮이든 그저 걷는것 만으로도,
그저 그곳에 있고 그곳에서 호흡하고 그곳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던,
매번 말을걸며 물건을 팔던 아키족 할머니들마저도 그리워지는 그곳,
그곳으로 순간이동하여 잠깐만 걷고 오고싶다.

Luang namtha, La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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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내면이 부족하기에 밖으로 나타나는게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때도 있었으나 그건 그냥 내 인성이 그만큼밖에 못된것일 뿐, 내면이 채워지건 채워지지 않건간에 그런 이기적인 성향은 지워지는게 쉽지가 않다. 더욱 문제는 그런 성향을 몇년에 한번 아주 가끔씩 깨닫게 된다는 것. 그렇기에 고쳐야겠다는 마음또한 금방 사그라들고 결국 난 그대로 이기적인 행동으로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은 생겨나기 어렵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런 사실을 깨달을때면 늘 속상함과 부끄러움에 망연자실해지는걸 감출수가 없다.

평행선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붙여보고자 그 둘을 원래 내가 아닌 내 모습으로, 그게 내 모습이 아닌것 같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채 다소 열중해가며 억지로 붙여보려 했었으나 그 사이에 사다리처럼 상충하게 연결된 다른 선들이 버티고 있다는걸 보지 못하고 있었나보다. 결국 난 그사이에 붙어있는 그 사다리같은 선들이 보이지않는 부분에만 열중하다 제풀에 지쳐버린 꼴이 되었다. 정작 중요한건 왜 평행한 상태로 가까워질수 없었는지, 그렇게 평행선 사이에 버티고 있던 그것들에 집중을 했어야 했으나 그 사실을 조금 늦게 깨달아버렸다. 설령 내가 그걸 알았더라도 과연 내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그것들을 안전하게 잘라낼수 있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지만 나중에라도 깨달았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의구심이 남는 상황들을 그대로 묻어두는것 또한 깊은 상처로 남게 되니까.

캄캄한 가로등, 가을이 한껏 다가온 기분좋은 서늘한 공기와 담배연기 그리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 조용한 밤의 골목길, 그 밤안에서 두사람의 눈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안타까움과 속상함 그리고 지워지지 않을 애정을 머금으며 그렇게 그 눈물에 담아 서로를 삼켰다. 누구보다 가깝고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두사람이 그렇게 슬픔을 나누었다. 오늘 밤까지만 마음껏 울겠노라 다짐한다. 안타까움이나 슬픔따윈 지워두리라 생각한다. 이제서야 상대방을 부족하게나마 이해했노라 생각한다. 모든것으로 부터 묻어나는 속상함은 깊은곳 한켠에 잘 넣어두리라 생각한다. 이제 정말 마음의 의존에서 자유롭게 놓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마음을 잊고싶지 않다 생각하며 글을 적어 내려간다.

그렇게 밤은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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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9. 18. 19:01



4개월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지 일주일이 넘었다.
오랜만에 일상에 돌아왔지만 아직 현실감이 없어서인걸까, 적응이 안된다기 보단 그냥 또다른 나라, 또다른 도시를 여행하고 있는 느낌이다.
까미노를 걸으며, 스페인의 곳곳에서, 태국과 캄보디아, 라오스 그리고 미얀마까지..
그동안 만나고 헤어졌던 좋은 사람들, 함께나누던 시간들, 맛있는 음식.. 좋은 기억이 많았던 만큼이나 힘들고 화나는 기억들도 많지만 그래도 "좋았다" 라고 말할수 있는건 이미 지나갔기 때문이겠지.

여행을 통해 난 중심잃고 흔들리며 사라져버렸던 내 자신을 찾아오고자 했었다. 여행속에는 답이 있을거란 그리고 여행을 통해 답답한 삶의고리를 끊을수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있었다. 사실은 힘듦으로부터의 도피였을지도 모르고.

사실 여행전과 후의 상황은 눈에띄게 달라지는건 없다. 이건이미 알고 있었기에 놀랍지 않다. 내 자신도 변했는가? 글쎄. 내 내면 어딘가는 아주조금 변화를 했다고 생각은 든다. 뭐라 표현하기 어렵지만 예를들어보자면, 분홍색이 진분홍으로 바뀐정도의 변화랄까. 애초에 가지고있는 본질은 변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어떤사람인지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수 있었던 것같다. 꼭 나를 변화시켜야만 하는건 아니다. 나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금 너그러워지는것도 중요하다..란 생각을 시작했다는것만으로도 여행덕분에 일어난 큰 변화가 아닐까.

여행앓이같은건 아직 없다. 아얘 없었으면 좋겠다. 그 앓이가 얼마나 크게 다가올지 생각만해도 무섭다..ㅠㅠ

물론 여행한 시간들을 돌아봤을때 아쉬움들은 찬 많다. 그치만 여행의 내용같은게 허접하건 꽉찼건간에 난 무사히 돌아왔고, 난 여기에 있고, 삶은 계속 될것이라는것.

난, 잘해낼수 있을거다. :)

+ 블로그, 싸이월드 등등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되던 온라인 공간에 회의감이 들었다. 컴퓨터와 마주하는 시간을 늘리고싶지 않은것 같다. 그래서 이 블로그도 방치되는 시간이 많아질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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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5. 9. 17:43


아마 내일 떠남과 동시에 그동안 함께 부대꼈던 사람들의 소중함, 그리움 같은걸 먼저 느끼게 될거다. 그리고 낯선땅에 내렸을때의 고독감과 외로움도 많이 느끼겠지.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겠다 라는 다소 식상하지만 무척이나 중요한 깨달음도 한번 하게 될테고.(물론, 예상을 뒤엎는 다른 깨달음을 얻는다면 더 즐거울것 같다. 예상하는대로만 되는건 다소 식상하니깐. 어쨌든.)

이번 여행에선 어떤 사람들, 어떤 상황들, 어떤 풍경들을 만나게 될지 무척 궁금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가 가장 궁금하다.

잃어버렸던 내 자신을 찾아오기 위함이라는, 그런 타이틀을 내세우며 만든 시간이긴 하지만 과연 내가 내 자신을 온전히 찾아 돌아올수 있을지 아니 사실 원래 내 자신을 잃어버린적조차 없는건데 그저 방황하기위한 핑계로 그런걸 내세운걸지도 모르겠다.

원래의 나 자신이 무엇인지조차 잘 기억나질 않지만, 머릿속에 가슴속에 뻥뻥 뚫린 구멍사이로 많은것을 놓쳐버렸던 지난 몇년간의 시간을 조금은 메꿔놓고 싶은것 같다. 철이들고 싶은것 같다. 지금에서야 그냥 인도에가서 몇달 떠돌이로 명상하는 방향으로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문득 든다..

이십대 후반이 되어서야 배낭을 꾸렸다.(서른을 앞두면 위기감을 이런식으로 느끼는가보다) 그시절 끌고다니던 캐리어가 아닌 정말 배낭. 뭔가 순서가 좀 뒤바뀐지라 좀더 어릴때가 아닌 지금의 이 몸뚱아리에 이 배낭을 매고 다니는게 사실 좀 겁나고 자신없는건 사실이다. 일을 그만둔뒤로 일하면서 고장난 몸의 삐걱임을 만끽하고 있었으니까.. 허리에 디스크라도 생기는건 아닐까, 이러다 무릎이 나가는건 아닐까 등등 그런 노인스러운 혹은 건강염려증환자스러운 고민에 치이다보니 여행을 앞두고 좀 예민해졌던것 같기도 하다.(물론 돈때문이기도 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같은건 아무도 모른다.
내 마음에 무슨 변화가 일어날지도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 영혼의 나이가 적어도 한 열살쯤은 늙어서 돌아올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여행은 그거면 충분할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 내 삶은 성숙해질테고, 좀더 늙은 영혼과의 눈높이도 맞출수 있을테니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


(......분명 피부나이는 열살은 훌쩍 늙어서 돌아오겠지.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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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14. 15:17


햇살 따숩고,
커피 맛있고,
조용하고,
봄이고,

좋구나.

오늘은 꼭 읽던책을 다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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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사진들을 뒤적이다 이걸 발견했다. 아마 대학 4학년시절 시험이 일상이 되어 찌들었던, 국가고시를 눈앞에 두고 무척이나 압박받으며 공부하던 시절의 모습인것 같다. 공부에 전념하겠다며 책상위의 모니터를 분리해 아마 구석에 내려두었으리라. 그때의 난 무엇을 바라보며 그렇게 빈틈없이 달려갔던걸까. 어떤 희망을 품으며 그렇게 냉정하게 달려갔던걸까. 난 누구였을까. 그때 꿈꾸던 멋진 프로여성의 모습에 지금 난 얼마나 다가서있는걸까. 프로여성의 모습이 된다한들 뭐가 좋은걸까. 사실 아직도 욕심은 있다. 일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그 욕심. 하지만 그 욕심과 고양이처럼 늘어져 여유를 만끽하며 시간에 순응하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상충한다. 어느정도 성공적인 노선 위에 오른 후에 일과 여유를 벗삼아 살거라 생각해왔지만 사실 지금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더군다나 그건 현재 우리나라 업무환경 속에선 무척이나 실현하기 힘들다는것도 이젠 알게되었다. 난 어떻게 살고 싶은걸까. 수능치고 대학을 고민하고 취업길을 고민하던 그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의 고민인것 같다. 늘 고민하는 순간이 되면 이 고민이 지나면서 성장하고 삶을 꾸려나가는데에 한걸음 내딛고 어른이 되는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 고비들을 넘겨온 지금도 아직 어른이 되어있지 않다. 어른이 되는순간이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난 아직도 어른이 아닌것 같다. 나이를 먹고 겉모습만 열심히 시간에 순응해 변해가고 있을 뿐 난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다. 영영 어른이 되고싶지 않다. 그 어른이라는게 생각의 통로를 닫아버리고 여유없이 빠듯빠듯 일만하는 생물체라면 더더욱 되고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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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바다가 처음이었던 나에겐, 이미 과하게 개발된 그곳은 그저 망연자실 한숨만 나오던 장소였다. 인공조형물과 빼곡히 들어찬 가게들 그리고 콘크리트 주차장.. 바다를 보러 온건지 휴양건물들을 보러온건지 헷갈릴만큼 내가 바라던 해변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져 버렸다. 사라져버렸다라고 하기엔 이전의 속초바다를 보질 못했으니 좀 맞지 않는것 같지만 태초에 태어난 속초바다의 모습은 이게 아니라는것 만큼은 정말 확실하다. 사람손이 많이간 자연은 결코 아름다워질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많이 보고 겪지 않았던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걸까. 깨달을 새도없이 이미 사람은 자본의 영향에 너무도 진하게 물들어있다.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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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11. 20:52





경주시내 어디든 빼곡히 보이는 기와지붕들, 조금 낡았어도 정겹고 맛있는 가게들, 눈살찌푸려지지 않게 조화되고있는 불국사의 노점들, 황남빵과 찰보리빵, 도처에 널려있는 유물들, 해질녘 믿을수 없을만큼 환상적인 실루엣을 보여주던 석가탑과 다보탑, 밤새 내린 비에 축축해진 땅위로 떨어지는 벛꽂들, 친절한 사람들.

2011년 4월초의 경주는, 그 누구보다 그 어느곳보다 아름다웠다.


+ 다시 서울의 빈틈없이 들어찬 콘크리트와 사람숲에 발을 디딘뒤 무척 답답해져버렸다. 서울의 건물에도 높이를 낮추고 기와지붕을 씌워주고 싶다. 법으로 정해버리면 안되는걸까. 멀리 바라보고 잔디에 누워 하늘을 보고 깊이 숨을 쉬며 손을잡던 어제로 돌아가고 싶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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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12. 21:06


도쿄 지진사태 그리고 원전 폭발까지, 도쿄에서 많은것이 계획되어있었던 나로썬 망연자실하다만 덕분에 상황은 복잡해졌는데 머리는 명료해지는것 같다. 하려던걸 못하게되는 상황이라기 보단 내가 원래 하려던게 맞는게 대한 의문도 함께 고개들었기 때문. 그만두고 쉬고싶었다. 알아. 근데 그래도 내 자신을 풀어놓고 싶지가 않았다. 어쩌면 사람들에 의해 강요된 상황으로 인해 내가 만들어놓은 덫일지도 모르지만 그냥 지금 해야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었던건데 무력하게 넘어가는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 비극적인 상황 앞에 이런게 다 무슨소용이냐 싶다. 이렇게 지내려고 그만둔건 아니었는데 결국 내가만든 덫에 걸려버린 셈이다. 나에게 시간을 줄수 있어야 하는데 난 그러지 못한채 머리만 싸매고 있었던 것 같다. 우울하다. 몸이 아파 2주째 맘껏 돌아다니지 못해서 그런것도 아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AA건전지를 사오지 않아 무선마우스를 쓰지 못해서 그런것도 아니고 남자친구가 약속을 어겨서 그런것도 아니고 그냥 그런게 짜증으로 이어진 내 자신이 우울하다. 내 머릿속이 우울하다. 난 무얼 원하고 있었던 걸까. 맞아 당신 말대로 정말 원하는거면 굳이 그렇게 힘들이지 않아도 알아서 열정적으로 매달리게 되는거 나도 알고 있었는데 그냥 나는 그렇지 않은거라고 변명하고 싶었던 것 같아. 하다가 포기하고 손놓던 것들이 너무도 많아서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아 오기를 좀 부려봤던것도 있었고, 이제껏 들인돈이 아까워서 그랬던것도 있었고 내 자신이 집중력없이 포기잘하는 인간이 아니라는걸 증명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근데 잘 모르겠다 이젠. 나 자신에게 휴식을 선물했으면서도 그 휴식을 즐길줄 모르는 멍청한 내 자신이 슬프고 우울하다. 이런식으로 지속하는게 더 멍청하고 돈낭비라는걸 알면서도 계속 해왔는데 분명 오늘 잠을자고 내일 눈을뜬 뒤 우울함이 좀 가시고나면 난 아마 그 덫에 여전히 그대로 걸려있을것만 같아 걱정이다. 무섭다 이 욕심이란 녀석이. 열정이란 가면을 쓰고 날 속이는 이 욕심이라는게 두렵다. 버리지 못하는 이 욕심. 진실에 눈을 뜬거라면 좋겠다. 이게 욕심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덫에서 빠져나올수 있는 기회인거라면 참 좋을것 같다. 손에서 뭐든 여유롭게 놓아둘줄 모르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우울하다. 그리고 알수없는 분노도 함께 올라오고 있다. 이런 마음으로 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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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5. 22:30



대화.
그리고 온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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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5. 22:26


일을 그만두고나면 한차례 열병을 앓는다는데, 난 정말 지독히 제대로 앓아버렸다. 난생처음 입원신세에 난감한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오히려 덕분에 새로운 영역으로 한발 내딛으며 확실한 선하나를 긋게된 것 같다. 어떠한 자세로 삶을 바라보아야 할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달까.

정감 넘치지만 알고보면 항암투병과 갖은 질병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어머니환자들의 이야기를 가만가만히 들으면서 내가가진 것에 한번더 감사하게 되었고,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무엇에 힘들어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에 대해 좀더 소상히 들을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게 어찌보면 행운이었던것 같다. 투정 그만부리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좀 귀기울여 들어보고 내가 어느곳을 메우고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해 깨닫게 하려고 그곳에 보내준것만 같았다. 자신들의 몸 챙기기에도 힘드셨을텐데 철부지 딸같은 저도 함께 챙겨주신것, 걱정해주신것 잊지 않을게요. 맞아요. 당신들은 선택받은 분들입니다. 시련을 품고도 이겨낼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라 신이 그렇게 하셨을거에요. 부디 건강하고 활력있게 지금처럼 잘 지내고 쾌유하여서 따스한 햇살아래 즐겁고 홀가분하게 산책하실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제 출근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내일 무슨 수술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듀티표에 얽메이지 않아도 되고 on-call 연락이 올까 조마조마 하지 않아도 된다. 사원증과 유니폼을 반납하면서 그제서야 마음 한켠이 꿈틀거리며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 올라오더라. 이제 이 병원에서 내 사번은 존재하지 않는 사번이 되어버렸고 원내전산에 접근도 거부되어 버렸다. 당연한 것들이지만 칼같은 처사가 조금은 서글프기도 하다.

피비린내와 긴장속에 땀흘리던 그시간들이 언젠가는 아득해지겠지.
그리고 그토록 지독하게 지냈음에도 결국은 그리워할테고.

Professional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마음에서 진정으로 녹아나와 일할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잃어버린 내 자신을 찾고 다친 마음들을 치유하고 못다한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고 열정을 잃을 줄 몰랐던 내 자신을 다시 찾아오고 싶다.

돈의 이끌림이 아닌 마음의 이끌림을 통해 움직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고, 이미 한 발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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