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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20. 15:18


한걸음 물러서서 지긋이 바라보며 기다려줘야 하는걸 알면서도,
머리도 알고 마음도 알고 다 알고는 있는데,
아는것과 실천은 역시나 천지차이.

내가 만약 사람이 아닌 육식동물이었다면 금방이라도 굶어죽었을 것이다.
사냥감이 시야에 제대로 들어오기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지 못한채 보이는 즉시 달려갔을테니까.

독촉만큼은 자신있는데,
느긋한 기다림의 미덕은 애초에 나란 사람은 태어날때부터 가지고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다.

기다림이란걸 해보지 않아서 더 잘 못하는것 같다.
빠름이 우선인 삶속에서 느림이란걸 제대로 들여온적도 없었던것 같다.

정작 이기적인건 내 자신임을 알고있다.
마음은 그런게 아니란것도 알고있다.
하지만 안다고 다 그대로 되는게 아니란것 마저도 알고있다.

게다가 알면서도 독촉하고 있는 내자신이 싫다.

그래도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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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8. 17:16


 ATT받고 시험날짜 예약하고, 숙소도 잡고, 항공권도 새로 마련했다. 청약저축을 해지했고, 유니세프 후원하던것도 중지시켰다. 여행나갈 항공권은 운좋게 잘 구해서 이미 발권을 마쳤고, 사직을 10여일 앞두고 있다.
 3년반을 다닌데다 첫직장이라 발걸음 떼기가 어려울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하고 별생각이 없다. 아쉬움이 남지 않을만큼 이미 내가 가진 모든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인걸까. 너무 시달려서 정나미가 떨어진걸수도 있고.
 그래도.. 한명, 두명 밥을 먹고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말 그토록 힘듦을 견디고 온몸을 소진하며 일을 해왔지만, 이 사람들과 이 공간에서 이 시간들을 함께나눌수 있었던 것이야 말로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만큼은 버릴수가 없다. 차가운듯 낯선듯 그렇게그렇게 지내왔지만 알게모르게 함께 소통하며 지낸 사람들이 수도없이 많았다는걸 새삼 깨달았고 어딜가나 가장 중요하고 진하게 남는건 '사람'이라는걸 다시한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서로 알아서인지 바쁘게 일하다가 잠깐의 스치는 순간에도 뭔가 아쉬움이 묻어나고 있다.
 무언가를 확실하게 하기로 정한상태의 발걸음이 아니기에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지만, 난 두렵지 않다.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고, 새로운 시간, 새로운 공간속에 또다른 내가 되어 씩씩하게 걸어나갈거라는 걸 알고있고 믿고있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것도 알고있다. 한번의 성장통을 겪을시기가 온것 같다. 그리고 그 성장통을 맞이하기 위해 난 준비중이다.
 기대된다. 앞으로 펼쳐질 시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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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평행선이 되어 지금의 우리로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멀리까지,
거기에 무엇이 있을지 모를 멀리까지.. 그렇게 갈수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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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moon,
to the sky,
to the free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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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27. 22:37


요즘 내 일상의 색은 그야말로 블루. 블루. 블루.

의료기관인증제때문에 시작된 직장내 압박과 스트레스로 안그래도 힘든 직장일, 더욱 숨막히게 그리고 매우 아슬아슬하게 견뎌내고 있고, 너무 많은 수술스케쥴덕에 집세가 아깝단 생각이 들정도로 퇴근시간은 매일같이 지체되고, 겨울이란 계절속에 햇빛을 못보고 지내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눈비비며 새벽길 출근해서 숨막히게 일하고.. 퇴근하고는, 닥터하우스 한편과 함께 늦은 저녁은 먹는둥 마는둥 대충 씻고 따끈따끈 장판에 몸을 지지며 나른하게 멍때리며 책조금 읽다가 잠들어버리는게 전부. 하루에 쉬는 한숨은 몇달전에 비해 한 다섯배쯤 늘어난것 같고 다크써클은 이미 고착화 되어버렸으며 황달기가 돌정도로 얼굴이 누래지고서야 안색이 안좋다는 말을 들을수 있다는걸 새삼 깨달았던가. 안색이 그꼴이라도 일은 똑같이 하는거라는것 또한 새삼 깨달았고.

매일매일, 자유롭게 날아갈 날을 꿈꾼다. 이건 현실로부터 도망쳐나가는게 아닌, 더이상 자유로부터 도망쳐나가지 않기위한 용기를 내는거라고 했던가. 요즘 읽는 책('걷지마, 뛰지마, 날아오를거야')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조만간 기운내서 포스팅 해야지.

자유의 삶 또한 고뇌가 많을거라는걸 알지만, 만성 두통과 만성피로 그리고 숨차하는 내모습을 보면서 과연 생각했던 그날까지 버티는게 옳은걸까 라는 의문을 지울수가 없다. 뭐.. 그런저런 고민들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게 내 현실. 언제부턴가 연말, 새해라는 단어에대한 설레임을 잃었다.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서일까. 그래도 작년의 오늘을 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들과 함께 잠깐 미소도 스쳐가는듯 하다. 괴로움 또한 추억이 되는구나. 지금의 괴로움도 언젠가 회상할 추억이 될테지. 요즘들어 사회 첫걸음때 느꼈던 스트레스상황을 자주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그때와 난 머리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아는것도 많이 다르기에 느끼는 스트레스의 내용물은 많은 차이가 있지만 증상은 비슷 혹은 더욱 심각할수도 있다라는걸 인지하는 중이다.

사회적인 분위기와 뉴스들이 내부의 스트레스 상승선에 한몫 하는것 같다. 뭐랄까. 나도 미쳐가고 사회도 같이 미쳐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사회가 미치는건 느낌이 아닌 사실에 가까울 터.. 이놈에 나라꼴이..쯧쯧..)

머릿속에,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토해낼 시간이 없었고 공간도 없었던것 같다. 아니 사실 이곳이 그 공간이건만 무언갈 토해내기까지 머리를 굴릴만큼의 윤활유가 전혀 없어서 그냥 정지상태로 쭉 있었다고 해야하나. 주절주절 영양가는 없지만 오랜만에 참 길게도 잘 나오는구나.

안녕 2010년, 너를 다시 리뷰하면서 멋진 굿바이 글을 쓰고싶단 생각도있지만, 내가 언제다시 포스팅할지 기약이 없어서 지금 인사하는게 좋을것 같아. 생각해보니 참 뭐가 많았던 한해구나. 그냥그냥 똑같이 굴러가는 일상인것 같아도 사실 이렇게 들여다보면 의미가 많은걸 보니, 내가 헛살진 않았나 보다.

어쨌건, 전 이렇게 지내고 있다는 근황포스팅을 하나 써봅니다.
냐핫..-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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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것처럼 심장이 조여오고 숨이 막히는것 같더라도,
기도는 온전하게 정상적으로 열려있기에,
그냥 쉬던대로 숨을 내쉬면 된다.

숨을 쉴수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잔인한 마음이라는 구석이.
그 마음이란 녀석이 문제일 뿐인거다.

바깥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느껴지든,
난 숨을 쉬면된다.
천천히.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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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하게 어긋나있는 바늘구멍같은 틈새가,
온 우주를 빨아들여 삼킬만큼 크게 느껴지는,
슬픈 밤.
차가운 밤.

그 틈새엔, 대체 무엇이 있길래.
..

술이 고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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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길가에 고요한 공기, 터벅터벅 걷는 소리 외엔 모든게 정지되어 있는듯한 시간.
겨울이 깊어갈수록 날카롭게 차가워지겠지만 소음과 사람에 치이는 서울시내 안에서 이토록 평온한 걸음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이 때 뿐인것 같다. 해질녘 노을진 하늘도 아름답고 사랑스럽지만 해뜨기 직전 밝아오는 하늘과 그 위에 떠있는 눈썹달의 모습은 또 다른 아름다움과 짠한 기운으로 다가온다. 마치 꿈속을 걷는것같은 기분이랄까. 피로에 쩔어 떠지지도 않은 눈에 천근만근 무거운 발걸음일지라도, 일반적인 기상시간을 조금 비껴가지 않으면 만나기 쉽지않지만 거의 매일매일 만나다보니 마치 내것인것만 같은 해뜰녘 시간만큼은 더없이 소중하고 좋다. 짙푸르게 깊은 하늘과 고요함이 좋다.

(뭐.. 같은 시간이라고 해도 출근하며 맞이하는 것과 밤새도록 술마시다가 아침해를 보며 집에 들어갈때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긴 하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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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마음은,
사랑으로 붉게 물들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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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칼바람에 벌써 겨울이 온것같단 생각에 조금 슬펐는데,
다행히 다시 가을이 돌아왔다.
아직은 가디건 걸치고 살랑살랑 산책할수있는 가을이 좋다.
겨울은 조금만, 조금만 있다가 와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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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26. 10:53


해질녘, 마음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멈추고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편안한 시간.
카메라로 아무리 찍어둔들 눈에 담겼던 그 모습 만큼의 감동을 따라잡을수가 없다.

@GMF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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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에 피가 맺히도록 열혈무대 보여주신 튠(Tune)에 정욱재님(전 당신의 열혈 팬입니다. 하하),
구름한점 없이 맑은 하늘,
그 아래 음악에 둘러싸여 교감중인 사람들..


오지은과 늑대들.

마지막 무대, 뜨거운 감자.

2010 GMF.. 음악을 느끼고, 음악으로 소통하고, 음악으로 사랑하고, 음악에 빠져 하나가 되는 순간 그 무대의 폭발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는걸 느꼈다. 단순히 보기좋은, 듣기좋은 음악으로 그저 들려주기 위한 음악을 하는 사람은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가질 수 없고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전할수도 없고 성장하는데에도 한계가 있을거라는 느낌도 받았다.

이승환, 언니네 이발관, 뜨거운 감자, 튠..의 무대가 전자였고, 박새별의 무대는 후자였다.

음악이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걸 주고, 느끼고, 마음속에 무언갈 남길수 있는건지에 대해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GMF2010인것 같다. 여러가지 불만족스러움이 있지만 어쨌든 그래도 기본적으론 감사하다, 이렇게 음악을 온몸으로 느낄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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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그림판에서 색칠해놓은것처럼 식상하리만치 선명했고,
살랑살랑 바람에 낙엽들은 꽃잎 흩날리듯 떨어져 내리고 있었고,
차가운 밤공기에 새벽은 더욱 더 길고 깊어져 가고 있었다.

어느덧 가을은 이만큼이나 가까이 와있었다.

가을이란 계절을 이토록 가까이 느껴보는게 얼마만인지.
자주, 더 많이, 더 깊이 어우르며 지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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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이래 처음으로 6일 휴가받아 씐났고,
생전처음 네일케어 받고 맘에든다며 씐났고,
청명한 가을하늘이라 씐났다.

아주머니 단체관광객 사이에 앉아 그들 수다소리에 파묻혀 음악소리따위 들리지않는 기차라도 좋아,
으챠으챠 씐나게 소풍가는길.
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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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있을때 마음껏 사랑하라.
사랑만 하기에도 우리의 삶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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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16. 12:16



토요일 이른오전,
따스한 햇살아래,
라디오를 들으며,
방울방울 비누놀이.

여유를 찾아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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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26. 18:23


가로등만큼이나 밝았던 달빛아래,
음악을 듣고 맥주를 마시며,
짙고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옅고 하얀 구름들을 보았고,
별을 찾았고,
바람을 느꼈고,
이야기를 하며 내 자신과 당신을 바라보았고,
사람들을 바라보며 비누방울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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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26. 18:15


서울로 올라오면서 외면한 채 내버려둔걸 엄마가 돌봐주고 있었고,
주인 없이도 용케 죽지않고 잘 지내면서 더 크게 자란녀석.
이녀석이 어떤 의미인지를 엄마도 알았던 걸까,
이젠 가져가는게 어떻겠냐는 엄마의 말에 이번에 데리고 왔다.
가져오는 동안 신경을 별로 안쓰고 있었는데,
집에와서 보니 비닐봉다리 안에서 막히는 숨을 참아가며 헉헉대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기 가득하게 축 늘어진 모습에 얼마나 미안하던지.
새로운 곳이 낯설겠지만, 내 보살핌이 엄마손길에 비해 좀 부족하고 힘들테지만 잘 지내보자꾸나.
다시 만나서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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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13. 23:18


언제부턴가 이 미친속도가 정상이 아니란걸 알면서도 정상인 양 받아들이고 있고,
이 미친속도를 벗어나기 위해선 더 빠른 미친속도를 내야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문득, 잘 모르겠다.

미친속도를 벗어나기 위해선 더 미치는 속도를 내야만 하는건지.
조금 천천히 가보기엔, 뭔가 천천히가는 속도안에 파묻혀 버릴까봐 두려워 하는것 같다.
그렇게 파묻힌들 큰일나는것도 아닌데.

한번뿐인 인생, 어찌됐건 살게되는 인생이기에 무섭지 않아 하면서도
정작 이 미친속도에서 떨어져 나와보기엔 용기가 많이 부족한것 같다.

소위말하는 성공했다는 삶은 행복이랑 얼마나 가까이 굴러가고 있는걸까.
친구말대로 우린 정말 이젠 돈의 노예가 되버린걸까.

난 요즘 뭔가 많이 잘못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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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12. 18:10


홀로 바삐걷는 길 위에선, 결코 원하는 만큼 행복해질 수 없다.
주변을 돌아볼 여유없이 혼자 뛰어 정상에 서는건, 별 행복도, 별 느낌도, 별 의미도 없다.

심호흡.
조금 느리더라도, 손잡고 같이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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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기지 말자.
욕심이 많으면 그 욕심만큼 더 부지런해지고 더 똑똑하게 해야한다.
허둥대지 말고, 현명하고 차분하게 내안의 시간을 끌어낼줄 알아야 한다.
내가 만든 시간틀에 쫓기지 말고,
미친속도의 시간흐름이 휘둘리지 말고,
집중력있고 센스있게 컨트롤하는 법을 익혀보도록 하자.

그들처럼 여유없고 융통성없는 사람이 될수 없고, 되고싶지 않고, 되어서도 안된다.

멀리보고, 넓은시야로.

난.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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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본것도, 직접 들은것도, 직접 알게된 것도 없으므로,
그리고 진실이건 아니건 지금 내겐 아무의미 없으므로 진실게임따윈 패스.
상처받을 필요 없이 시간이 비껴가서 다행이란 생각.
그냥 약간의 어처구니 상실.

-
태풍이 지나간 뒤, 흐리멍텅하던 서울하늘도 맑아졌다.
청초한 하늘색과 함께 한강이 예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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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쉼표를 찍고싶다.

스스로를 추스리며,
두렵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긍정적인 생각, 발상의 전환따위 못하겠다.
그런건 힘든상황을 힘들지 않다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것과 다를바 없어 보인다.

힘들다.

쉼표.

서두르길 좋아하는 내가,
쉼표란걸 과연 찍을수가 있을까.

모두 손에서 놓고,
한걸음 물러나서 심호흡 하고싶다.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스친다.

내가 원하는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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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모습이건,
내가 어떤 사람이건,
내가 어떤 마음이건,
하늘처럼 품어준다는걸,

알면 알수록,
더 소중하게,
더 조심스럽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려로,
할 수 있는 가장 큰 신중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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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7. 22:14


같은 패턴의 반복인 것 같기도 하지만,
분명히 다르다는걸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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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0. 20:53


인생의 흐름은 아무것도 예측할수 없다.
그저 현재에 충실할 뿐.

솔직히 지금 현실도 잘 모르는데, 
흘러갈것 까지 고민하면 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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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6. 00:54


더워서 아무것도 할수없는, 잠을 이루기도 어려운 여름밤.
괜시리 몇년 된 여행사진들을 넘겨보고있다.
많이 희미해지고 사라지긴 했지만,
사진을 통해 떠오르는 기억들이 많이 낡지 않아서 다행인것 같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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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5. 23:50


잊고있던 슬픔이 갑자기 몰려오면서 심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런게 지워질리가 없다는거 알면서도 그래도 다 없어진줄 알았는데, 필요한건 잘 잊어먹으면서도 이런건 몸도 마음도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재현해내는게 배신감이 느껴질정도다. 호흡이 가빠지고 쿵쾅거리는 심장에 목이 졸리는것 같다. 그때의 그 느낌들. 훌훌 털어버린거라 생각했던건 정말 착각이었던건지, 결계안에 갇혀있던 감정이 갑자기 새어나와 이렇게 마주하게되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직도 이런슬픔이 느껴진다는게 신기하기도 하다. 단단하게 만든 방어막이 무너진다 는 신호라도 되는걸까, 꼬매고 감춰둔 마음이 다시 알몸을 드러내며 찢어진곳을 내보이려 하는걸까. 얼음이 녹고 있는가보다. 사실 두렵다. 마음이 동하는게 이젠 두렵다. 두려움을 감출수가 없다. 또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 걸까. 무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믿을수가 없다. 나 자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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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2. 18:49


흐리멍텅한 눈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며 괜한 사실 몇가지들을 깨닫는다. 손에 남아있지 않는다 해서 지워진게 아니라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서 사라진게 아니라는 것. 지워지는건 아무것도 없다. 밀어내봤자 아무소용 없다. 머리가 기억하든 몸이 기억하든 마음이 기억하든 내가 모르는 구석 어딘가에 무한한 팽창을 준비하며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그 슬픔은 아무리 혼자 풀어내려 해봤자 풀리지 않을 뿐이고 오히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단단한 방어막을 만들어 손상되지 않게, 잊어버린 듯 하게 보관되어 있고 전혀 다른 가면을 쓴 채 내가 아닌 나의 모습으로 지낼 뿐이다. 이미 알고있다. 유일함 이라는 것. 단지 잊었다고 착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결국 버려진건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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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27. 18:25
 


얼마전부터 느끼는건데,
원래부터 별로 부드럽거나 촉촉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일에 치이는 생활을 견뎌가면서,
점점 더 푸석푸석하고 거친사람이 되어가는것 같다.
감정이 소실되고 감각도 무뎌져가는것 같다. 살아있는 나무토막 같달까.
그래도 부딪힌 무릎에 멍이드는걸 보면 사람이 맞는것 같긴 하다.
어쩌면 내 심장은 어디 냉동창고 구석에 처박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는 어쩌다보니,
나 스스로도 감을 못잡고 있었던 내 갈 길이 갑자기 명료해졌다.
역시,스럽지만서도 은근히 수상한 대화법이다.
그래도 지치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늦잠자고 택시타고 헉헉대며 일한건 여전했던 하루.
늘 바보처럼 혼자 바쁘다.


그래도 예상과는 다르게 칼퇴근했다.
오랜만에 따가운 여름햇살을 받으며 퇴근하니 기분은 좋더라.
그리고 길가엔 쌩뚱맞게 이런녀석이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고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에 눈부시도록 예쁘게 보였다.
이렇게 거칠고 험한 큰길가에 서있는걸보니 조금 안쓰럽기도 하고.


커피값을 아끼면 대출금 상환기간이 줄어들텐데 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오늘도 여전히 비싼 커피위에 생크림을 떠먹으며 귀가했고,
묵직하게 굳어버린 다리상태를 느끼며 보람차게 일했음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이정도면 됐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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