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30. 11:42
[ⅳ. 사진]
내 내면이 부족하기에 밖으로 나타나는게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때도 있었으나 그건 그냥 내 인성이 그만큼밖에 못된것일 뿐, 내면이 채워지건 채워지지 않건간에 그런 이기적인 성향은 지워지는게 쉽지가 않다. 더욱 문제는 그런 성향을 몇년에 한번 아주 가끔씩 깨닫게 된다는 것. 그렇기에 고쳐야겠다는 마음또한 금방 사그라들고 결국 난 그대로 이기적인 행동으로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은 생겨나기 어렵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런 사실을 깨달을때면 늘 속상함과 부끄러움에 망연자실해지는걸 감출수가 없다.
평행선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붙여보고자 그 둘을 원래 내가 아닌 내 모습으로, 그게 내 모습이 아닌것 같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채 다소 열중해가며 억지로 붙여보려 했었으나 그 사이에 사다리처럼 상충하게 연결된 다른 선들이 버티고 있다는걸 보지 못하고 있었나보다. 결국 난 그사이에 붙어있는 그 사다리같은 선들이 보이지않는 부분에만 열중하다 제풀에 지쳐버린 꼴이 되었다. 정작 중요한건 왜 평행한 상태로 가까워질수 없었는지, 그렇게 평행선 사이에 버티고 있던 그것들에 집중을 했어야 했으나 그 사실을 조금 늦게 깨달아버렸다. 설령 내가 그걸 알았더라도 과연 내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그것들을 안전하게 잘라낼수 있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지만 나중에라도 깨달았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의구심이 남는 상황들을 그대로 묻어두는것 또한 깊은 상처로 남게 되니까.
캄캄한 가로등, 가을이 한껏 다가온 기분좋은 서늘한 공기와 담배연기 그리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 조용한 밤의 골목길, 그 밤안에서 두사람의 눈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안타까움과 속상함 그리고 지워지지 않을 애정을 머금으며 그렇게 그 눈물에 담아 서로를 삼켰다. 누구보다 가깝고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두사람이 그렇게 슬픔을 나누었다. 오늘 밤까지만 마음껏 울겠노라 다짐한다. 안타까움이나 슬픔따윈 지워두리라 생각한다. 이제서야 상대방을 부족하게나마 이해했노라 생각한다. 모든것으로 부터 묻어나는 속상함은 깊은곳 한켠에 잘 넣어두리라 생각한다. 이제 정말 마음의 의존에서 자유롭게 놓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마음을 잊고싶지 않다 생각하며 글을 적어 내려간다.
그렇게 밤은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