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yllic* -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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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31. 06:37

감정에 짓눌릴것 같을때엔 그 감정을 무시해버리는데, 그러면 곧잘 가슴 한가운데가 답답하고 아프다. 우는법도 잊었고 울기회도 없어서 그런 감정들에 소모당하지 않는법을 찾다보니 감정의 외면이 내겐 최선이 되어버렸다.

비슷한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삐걱대고 주변인 그리고 나를 둘러싼 사회와 사이좋게 지내지 못할때마나 나를 원망했고 나의 잘못을 찾아보며 죄책감에 시달리곤 했었는데, 한국에서 떠나와 2년여 되가는 시점이 되니 그저 내가 잘못되서 그런게 아니었음을 깨달으며 자존감을 회복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감정의 무게를 다루는 법에 대해서는 아직도 한참 멀은것 같다.

그래도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는건, 흔하지 않으면서도 의외로 많이들 어려운 삶의 경험들을 가지고 있으며 다들 괴로움과 싸우며 살고있다는 사실. 그들도 나처럼 어딘가 터놓을곳 없이 답답해하고 치유되지 못한 상처나 감정의 골들을 끌어안고 산다는 사실.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얼마전에 친한 친구로부터, 너는 어떻게 그렇게 견뎌왔냐며, 내가 어릴때여서 그런 일들이 얼마나 힘든건지 잘 몰랐고 결국 너를 제대로 서포트해주지 못했던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다.

남들보다 너무 일찍 철이들어 버린것에 대해 격한 공감을 하며 이야기를 나눌 누군가가 생겼고, 그러다보니 한동안 외면해오던 감정스트레스가 밀려오고 있다. 아무렇지 않은척 괜찮은척 강한사람처럼 견디고 있지만 사실은 기대고 싶고 도움받고 싶다는 마음을 읽어버린 사람을 만났고, 나도 그사람의 깊은곳을 들여다보는 질문을 건네었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질문이라며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헛살지 않았구나 생각했고, 감정의 깊이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건 어렵지만 한번 만나면 깊은 동질감을 느낄수 있음에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다.

마음을 잘 다스리고 다시 나를 잘 들여다보고 원래의 궤도에 다시 잘 올라갈수 있으면 좋겠다. 에밀 아자르(로맹가리)의 자기앞의 생을 집어들었다. 평온하고 의미있는 독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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