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yllic* - 2004년 여름, #4 (덴마크, 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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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12. 00:38

#4.

코펜하겐 마지막날. 난 여전히 울보다. 날씨는 계속 비가온다.
발시려워도.. 맨발에 슬리퍼 신어야겠다. 운동화도 안말랐고..

하루하루 연명해 나가는 벌레같다.

여전히 목막히는 숙소 아침식사.
내또래로 보이는 동양인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
반가운 마음에, 반은 울듯이, 한국인이냐고 물었다.
(나는 후에 이 행동에 대해 크게 후회했다.
사람들이 나에게 일본인이냐고 물어보면 썩 기분좋지 않은데.
그런 내가, 한국인이냐고 물어봤다. 미안해요.)


알고보니 홍콩분이었다.
크다랗고 무거워 보이는 배낭을 멘, 뭔가 당차보이는분.

아침식사를 같이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분은 숙소를 다른곳으로 옮긴다고 한다. 여기 불편하다고..
나는 또 한창 우울하던때라, 외롭고 힘들다는 얘기를 해본다..
그녀가 말한다.
"그렇게 힘든데, 왜 한국에 돌아가지 않나요?"

..
그 순간엔 몰랐는데 그때오간 대화들을 곱씹어볼수록.
힘들다고 불평하고 징징댄게 수치스러워 지더라.
정말 챙피했다.
국제망신이라도 시키는 기분이었다.

//
왼쪽눈꺼풀 안쪽에 잘익은 고름이터졌다. 아웅-_-

//
코펜하겐 카드 남은걸 쓰기위해 밖에 나갔다.

아, 코펜하겐은 자전거 도로가 정말로 잘되어있더라.
[자동차도로][자전거도로][인도] 이렇게 길이 되어있는데, 멋지돠.


+ 가로등.
하늘에 매달려있는 가로등이 참 마음에 들었다. 예뻐!
근데 가로등이 이렇게 생긴걸 보면..
태풍은 안오는갑다;; 우리나라는 땅에 박아놔도 뿌리채 뽑히더만;;

역에서 버스를 갈아탔다.

//

+내셔널 갤러리 정원

내셔널 갤러리에 도착했다.
(물론.. 미술에 깊은 관심이 있는사람은 아니다. 박물관과 미술관..흐흠..)

은제품을 전시하는 특별공간이 있었는데 너무너무 예쁘더라..
은도 이렇게 예쁠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외엔.. 그냥 미술품들.. 다리아팠지..

//
내셔널 갤러리 근처에 굉장히 화려하고 크고 멋진 궁전이 눈에 들어온다.
로젠버그 궁전이었던듯.
코펜하겐 카드로는 무료가 되지 않는다.. 비싸다. 입장절차도 뭔가 까다로워 보인다.
총들은 군인(?)들도 왔다갔다한다. 굉장히 위협적이다;
포기.

니하운과 인어공주 상을 보려고 버스를 기다린다.
그쳤던 비가 다시 쏟아진다.
어제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결국 포기.
나는 숙소로 가기 위해 결국 중앙역으로 돌아갔다. -_-


+중앙역

중앙역의 카페에, 정말 큰 용기내어 들어갔다. 커피와 페스츄리를 시켰다.

이게 식사라니.. 너무 적고 알량하다.
그치만 따스한 커피가 너무너무 좋았다.
페스츄리도 초코가 들어있다! 너무너무 맛있더라! 꺅!

앉아서 많은 생각들을 했다.

혼자하는 여행에 대한 환상이 너무 컸던것 같다고.
사실은 이렇게 초라하고 외로운거라고.

여행하면서 카페에 앉아 커피마시며 종이에 끄적대는걸 로망으로 삼았었는데,
실현했다는둥..

어디 좋은 한국사람 만나서 햇반+카레 이런거 얻어먹으면 좋겠다는둥..;;
수제비, 바지락칼국수, 찌개백반,, 이 먹고싶다는둥..

늙어서 혼자사는 분들이 왜 식욕이 없고 영양실조에 걸리게 되는지 알것 같다는둥..;



비가온다고 니하운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으나, 약오르게도 햇빛은 쨍쨍.
숙소에 가기전에 역 주변을 조금 돌아봤다.


+티볼리공원

어제 찍지못했던 천체박물관도 지나가보고..


물론, 내가 좋아하는 운하에도 들렸고. 운하에서의 산책은 나를 너무 기쁘게 해주었다.
(널려있는 개똥만 빼고-_-)


+반쪽은 시커먼구름, 반쪽은 파란하늘.. 날씨 참..-_-

그렇게 고생하고 싫었던 코펜하겐이어도 이렇게 좋아하는 공간도 생기고..
맛있게 먹은것도 생기고.. 이제야 조금씩 정이 들려는가보다.

사실, 4일이나 있었다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코펜하겐은 본게없다.
(물론, 많이 봐야 잘다닌거다 라는 사고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만..-_-)

그나마 코펜하겐 카드 본전 찾으려고 움직였지.. 그 카드라도 안샀더라면
매일같이 숙소에 웅크려 있었을거다. 처음 시작은 그렇게나 힘들었다.
침대밖으로 발을 내딛는게 너무나 어려웠다.
안전끈 없이 번지점프 하러가는 사람마냥..

혼자 뭔가 먹고있을때가 제일 슬프다..
앞으로도 혼자 밥먹는게 매우 슬프긴 하겠지만 그래도, 이만큼 밖으로 나온게 어디냐..

아무래도 코펜하겐이 여행의 중간 일정에 있었다면,
이곳
(전화 안되고, 돈 안뽑히고, 비오는날, 울퉁불퉁 길을, 캐리어끌고, 계속 삽질시켰던 덴마크, 코펜하겐..)
에 대한 인상은 많이 달랐을수도..

숙소에 돌아와 한결 밝아진 기분으로,
더운물과 토스트를 주문했다.

근데, 샌드위치가 나왔다. 뭐 아무렴~ 맛있어보이네.
문제는 더운물이었다.
사실, 영어로 Boiled water...였다.
데워진 물. 더운물이라 생각했었으나. 팔팔 끓인물이었을줄이야.
물 가져오다가 손등쪽에 쏟았는데, 정신이 혼미하더라.
너무 뜨거웠다.
쓰리고.. 후끈거리고..
조금 지나면 나아지겠지 싶어서 참고 샌드위치만 열심히 먹었는데,
(샌드위치는 맛있었다.)
정말 죽을만큼 아팠다. -_-;
(아프다고 말할사람도 없으니.. 혼자 꾹참게 되더라.)
너무너무 아파서 대충먹고 화장실로 뛰어가 찬물로 헹구며 들락날락 한시간여;
그래도 아프다.
화상연고도 없고.. 화상을 입어본적이 없어서 참 난감하다..
(후시딘이 화상에도 바르는 연고라는걸 여행 막바지에 알아버렸다. 바보.)

저녁7시도 안되었는데 잠온다. 손도 너무 쓰리고,, 빨리 자버려야겠다..

내일은 오덴세로 떠난다.

그래도 조금은 여유로워졌다. 다행인거지? (물론!)

//
잘라고 보니 햇빛이 침대로 직빵, 장난아니다.
내가 코펜하겐을 떠날때가 되니 날씨가 좋아지는가보다.
역시, 코펜하겐은 날 싫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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