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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5. 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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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골골대던 아가.. 지금은 나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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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들, 그리스섬의 고양이.


Canon EOS30, REALA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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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유럽이야기. 5. [그리스_산토리니에 가자(Greece_Santorini,Thira)]

밤새 옷을 껴입고 이불을 둘둘말고 잤는데, 자고 일어나니 여전히 숙소안은 춥다. 미코노스섬, 하얀집.. 낭만적인 모습을 하고있지만 실제 집 자체는 보온성이 매우 떨어진다. 그리고 바람많은 섬답게 바람이 참 많고 강했던지라 밤새 방문이 흔들려 시끄러웠다.

짭짤한 감자칩을 먹으며 이불덮고 앉아있다. 춥다. 내가 왜 여기서 덜덜떨고 있어야 하나 싶다. 귀국날짜를 땡기고 싶을만큼 내가 왜 여기 와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산토리니와 소렌토까지 가도 이상태라면 일정 확 바꾸던지 귀국날짜 당기던지 해야겠다. 이대로는 못있겠다.

수첩에 적힌 여행루트들을 검토해보면서 어떻게 변경을 해야하나 머리싸매고 있을 때, 창밖으로 고양이 한마리가 다가왔다. 안녕 아가- :) 내가 줄 건, 짭짤한 감자칩 뿐인데.. 이거 니가 먹기엔 너무 짤텐데 괜찮겠니? 부시럭 거리는 봉지소리에 흥분한 아가는 점프해서 창턱까지 올라와 방으로 들어올 기세다;; 알았어 아가, 이거라도 줄게. 대신 짠거니까 많이 못줘-

야금야금 감자칩을 잘도 받아먹고 쓰다듬어주니 그릉그릉하고.. 벽에 붙어있던 거미가지고 장난도 치고(결국 커다란 거미는 죽었;).. 그렇게 고양이에 빠져있는 사이 여행에 대한 딜레마와 외로움이 잠시 달아났다. 내 맘을알고 고양이가 와서 달래준걸까? 고마워.. 집에갈 생각은 잠시 멈출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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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가 배시간에 맞춰 항구에 데려다줬다. 밝고 명랑하고 친절한 크리스티나, 고마웠어요.

배가 아직 오지않아 항구앞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구름 가득한 하늘과 함께 칼바람이 온몸에 꽂힌다. 혼몸이 후덜덜 떨리고 이가 부딛힐만큼 춥다. 옷을 아무리 여미고 머플러를 동여매봐도 칼바람은 옷깃속으로 새어들어온다. 후.. 나 대체 여기서 뭐하는걸까. 안그래도 계속되던 고민 더더욱 심화되어서 여행 때려치고싶은 마음이 장난이 아니었다.. 젠장..

20분넘게 덜덜 떨다가 배에 올랐다. 내가 탈 배는 Flying cat.. 쾌속선인듯 한데.. 어제탔던 얌전한 배와는 달리.. 이름대로 물위를 거의 달리다시피 빠르게 질주하는데 바람때문에 파도까지 높아서 창밖에 비가 쏟아지는것 처럼 바닷물이 튀어오를만큼 배가 요동을친다. 울렁울렁 물위를 가르며 가는데 바이킹 저리가라 할정도로 장난아니게 멀미를 가져다준다.. 토할것같다.. 후.... 산토리니까지 아직 몇시간이나 남았는데.. 토 안하고 제대로 도착할 수 있을까.. 울렁거리는 속을 다스리고 부여잡는데.. 정말 미칠노릇이다.

토하기 직전쯤 되니 중간에 한 섬에 들른다.. 후.. 바깥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아... 배에서 뛰어내리고싶다.. 속이 조금 다스려질만하니 다시 배는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한다. 우욱......... 미치겠네... 나 정말 이대로 토하면 어쩌지.. 꿀렁꿀렁 잘도 가는 배.. 그렇게 두번정도를 더 섬에 들렀던것 같다. 토할것 같다가 다시 속 다스려졌다가 또 토할것같고.. 이런식으로 해서 산토리니에 겨우 도착하니..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기분이다... 아.... 나 여기서 뭐하는거야.. 왜이래..ㅠㅠ

항구에 내려서 내가 예약한 숙소까지 가야하는데, 픽업이 없고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서 Fira마을까지 가야했다. 원래는 당연히 버스를 타고갈 생각이었으나.. 아.. 버스고 뭐고.. 지금 미치겠다..-_- 택시택시. 12유로의 정해진 가격에 피라마을까지 갔다. 속 울렁거리는데 기사아저씨가 자꾸 말시켜서 힘들었지만.. 친절하게 산토리니에 처음왔다고 하니 이것저것 설명해주면서 목적지까지 가준다. 차타고 20분쯤 갔을까, 아무튼 꽤 멀었던 것 같다. 숙소에 들어가는 골목 바로앞까지 데려다주고 짐도 친절히 내려주었다. 친절한 그리스사람들. :)

근데 골목이 전부다 내려가는 계단이다..-_- 후.. 낑낑대며 여기저기 부딛히며 좁은 골목길을 짐을들고 내려가니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숙소앞에 페인트묻은 차림으로 청년하나가 "Kykladonesia(숙소이름임)~:D" 라며 양손을 펼치며 아주아주 해맑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멀미와 추위와 여행딜레마에 찌들어있던지라.. 반갑긴 했지만 반가운 표시를 별로 못하고..-_-;; 체크인을하고 방엘 들어갔다. 6인인가 4인짜리 도미토리를 예약했는데 2인실방을 주었다. 이래저래 설명듣고, 방에 티비가 나오는지 체크하고 에어컨 체크하고 머 그러고서 관리청년은 방밖으로 나갔다. 문을 닫자마자 난 대성통곡했다. 여행초반부터 쌓여왔던 스트레스, 외로움, 딜레마, 피로.. 등등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정말 시원하게 울었다. 여행이 싫을만큼 힘들었던 시기였다. 특히 추위와 싸우면서 고생하는게 정말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렇게 실컷 울고나니 속이다 후련했다. -_- 그러고서 방을 둘러보니.. 오호.. 좋은데? 도미토리에 있었으면 절대 누리지 못했을 개인욕실과 티비.. 오오.. 그들의 배려에 감사할 따름. 아무튼.. 또다시 낯선곳에 떨어진 지금 난 또다시 익숙해지기까지의 모험이 필요했고 시간이 필요했고 견디는게 필요했다. 하지만 약해질대로 약해진 마음으로 나는 지금 이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근데.. 배가고파왔다. 힘든건 힘든거고 배고픈건 배고픈것.. 바로 눈물닦고 숙소밖으로 나가보았다. 근데 길을 알아야지 원.. 바로앞에 렌트카 가게앞에 서서 느끼하게 웃는 아저씨에게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방향을 가르쳐준다. 근데.. 어깨에 손은 왜 올리시는지..? -_-;; 매우 친절하나 살짝 능글거리신다.

빵집에서 먹을거리를 조금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렇게 배를 채우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하루가 저물어갔다.


그리스는, 정말 순수하게 고양이를 보려고 루트에 넣었었다. 원래 와보고 싶었던곳이기도 하고.. 그다음 루트는 이탈리아인데... 후.. 배멀미 그렇게 고생하고 나니 14시간 넘게 배타고 이탈리아로 넘어갈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는다. 죽어도 그 배 타기 싫었다. -_- 게다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는.. 꼭 가고싶었던 곳이라기보다 폴란드에 가기위해 중간중간 들르는 중간게이트로서 루트에 넣었을 뿐이었다. 그렇다. 그렇다면, 굳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는 갈필요 없지 않은가? 내가 거기가서 보고싶은게 있었던가? 아니. 없다. 그럼 가지말자. 어차리 아직 유레일개시도 안했으니. 그럼 어딜갈까? 글쎄.. 파리..? 어? 파리..? 프랑스 파리? 거긴 그냥 대도시일것같아서 싫었는데.. 그래서 루트에서 가차없이 제외했는데.. 사람들이 왜들 그렇게 파리를 갈망하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파리의 자유가 무엇인지 확인해야만 할 것 같아. 파리.. 미친듯이 땡긴다. 뭐지? 어차피 일정도 내가 만들었던건데.. 지난번 여행때처럼 내가만든 일정에 끌려다니며 시간낭비하느니 내가 원하는쪽으로 바꾸어버리는게 차라리 낫다. 이래나 저래나 후회할 일이라면 일단은 원하는쪽으로 추진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우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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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너머에서 난 자기전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다음편 : 2007, 유럽이야기. 6. [그리스_산토리니(Greece_Santorini, Thira)]

이전편 : 2007, 유럽이야기. 4. [그리스_미코노스(Greece_Mykonos)]


2007. 5. 15. 15:55
2007, 유럽이야기. 4. [그리스_미코노스(Greece_Mykonos)]

새벽부터 일어나 나갈준비를 했다. 일기예보가 틀리길 바랬는데.. 밖은 비가 쏟아지고있다. 후.. 배가 안뜨면 어쩌나.. 걱정에 걱정을 하며 숙소를 나섰다. 숙소가 싫긴 했지만 그새 익숙해진 탓인지 막상 떠나려니 아쉽다.

어둠속에서 무거운 짐을 낑낑대며 들고 건물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문 너머로 누군가가 있다. 사람도 없는 이 새벽에, 누굴까? 혹시 어제 숙소에 들어오다가 봤던 거지아저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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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숙소앞에서 주무시던 거지아저씨

사람도 없고 어두운데 헤꼬지하면 어쩌지.. ㅠㅠ 라며 살짝 문을 열었더니.. 이게왠걸;; 살짝 술취한듯한 커플한쌍이 반쯤누워서 무아지경으로 키스중이었다.-_-;; 째려보는 눈과 마주쳐서 움찔;; 미안합니다 방해해서. -_-

비가 생각보다 많이왔다. 쏟아지는 비를 우산으로 막아가며 지하철역으로 향해갔다. 지하철을타고 항구까지는 30분정도 걸렸던가? 항구에 가니 다행히 사람도 많고 내가 생각했던것의 5배는 더 큰 배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가 조금만 안좋아도 배가 취소된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비가오는데도 가는걸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가족여행객들이 참 많다. 난 혼자인데.. 후. 짐칸에 짐을 묶어두고 자리에 앉아있는데,  저 앞에 남자한명이 식은땀을 흘리고 기력이 없이 쓰러질것같아 보였다. 직원, 직업이 의사인 손님들이 그분을 봐주더니 결국 휠체어에 실려서 배에서 내렸다. 에궁.. 괜찮아야 할텐데.

좌석표를 샀기에 번호를 찾아서 자리에 앉았는데, 안타깝게도 복도석이고 내 옆으로 젊은남자 두명이 탔다.  그럭저럭 앉아 있는데.. 옆 남자들의 친구들이 와서 마구 놀고 떠들고.. 결국 난 그 무리 사이에 끼어앉아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내가 불편할거라고 생각 안하는지 전혀 아랑곳없이 둘러싸고 떠들고 놀고.. 안그래도 외롭고 쓸쓸하고 비도 오고 기분 별로인데 이것들이 자꾸 날 화나게 만든다. 게다가 mp3도 짐칸에 두고와버려서 음악이라도 들으려고 짐칸에 가서 mp3를 가져왔다. 내가 일어났을때 다른자리로 가는거라고 생각했었는지 내가 돌아오니 다들 쳐다보며 움찔거린다. 이어폰을 꽂고 앉아 있어도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왼쪽으로는 앉아있는 친구들, 내 오른쪽으로는 서있는 친구들.. 내가 우유를 마셔도, 일기를 써도 계속 쳐다보고.. 나더러 어쩌라는건지.. 결국 못견디고 아파서 내린 사람들의 빈자리로 옮겨버렸다. 너희들 때문에 그리스마저 싫어지려고해. 후.. 운좋게도 옮긴 자리가 창가자리이다. 비록 기둥과 벽때문에 창문은 거의 없을만큼 작지만..

원래 바다는 아름답고 맘편한 느낌으로 다가와야 하는데 지금 나에겐 왜이리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가 슬픈건지.. 혼자하는 여행이라는게 용감하고 낭만적이고 멋지다는 인상도 있지만 그 실상은 정말.. 비참할만큼 우울하고 외롭고 지독한 향수병에 힘들어하는 시간을 견디고 또 견뎌야 한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한국어 노래들은 향수병을 달래줌과 동시에 날 더 힘들게 하는 듯.. 가족단위, 연인단위, 친구단위로 웃음과 수다가 가득한 미코노스행 페리에서 그렇게.. 창밖을 바라보며 난 결국 울었다. 몇년전에 비해 혼자보다 다수가 좋아진 지금의 나.. 그래서 더더욱 외롭다. 사람이 가득한 이곳에서 난.. 사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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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잠이들었다가 깨니 비가 걷히고 구름고 걷힌 창밖의 모습이 보였다.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 출국전에 깎았던 손톱이 어느새 자라있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나의 손톱.. 손톱 몇번 깎다보면 한국에 돌아가있겠지? 조금씩 자다깨다 하면서 시간이 지나갔고 창밖은 파란하늘과 푸른바다로 화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분좋다. ^^

배를 타고 가면서 이곳 저곳 섬을 들러서 가는데 바깥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날씨가 좋아져서 기분이 좋았는데 바람이 지나치게 심해보여서 이것 또한 걱정이다. 몇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미코노스 항에 내렸다. 숙소에 어떻게 찾아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항구에 내가 예약한 숙소이름의 피켓을 든 여자가 있었다. 어? +_+ 하면서 숙소 예약종이를 보여줬더니 마구마구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How are you~^ㅡ^" 라면서..ㅋ 다른 예약손님들과 함께 가야해서 옆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미국여성 두명도 합류하였다. 뭐.. 대화가 안되니 얘기는 잘 못했지만..-_- 미국사람들 이야기는 특히 더 못알아듣겠다. 배려없이 얘기를 하는건지 내 귀가 이상한건지..

숙소 주인인 크리스티나의 차에 심을 싣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은 해주는데.. 도저히 알아들을수가 있어야지 원.. 미국애들은 이것저것 물어보고 웃고 떠들고 그러는데.. 난 할말이 없었다..-_-

미코노스는 저렴한 싱글룸이 있는 숙소가 별로 없어서 어쩌다보니 더블룸을 혼자 쓰게되었다. 숙소는 그럭저럭.. 방에 짐을 대충 놓고 타운으로 나가려고 나서는데 집주인인 크리스티나가 태워다준다며 차에 태워줬다. 크리스티나는 원래 독일사람인데 나처럼 여행을 왔다가 Fall in love 해서 이곳에 눌러앉았다고 한다. 그것도 무려 25년이 흐른 이야기.. :) 크리스티나는 친절하고, 나의 영어실력도 배려해주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었다. 정말정말 친절하고 멋진 그녀였다.

내일 산토리니로 갈 배표를 산뒤 타운으로 걸어갔다. 여기부터 발휘되는 나의 골목휘젓기신공..-.- 미코노스는 정말.. 보물창고처럼 작은 골목골목마다 어쩜그렇게 예쁜지.. 골목끝에서 또다른 골목이 나오는 이 느낌.. 마음에 이끌려 다니다보니 미코노스의 골목이 너무나도 좋아진다. 간판, 계단, 선반 하나하나까지 이 모습을 위해 사람들이 고심한 흔적이 보이고 세심한 손길이 닿았다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론, 나처럼 골목골목 쏘다니는 관광객들 때문에 가정집의 창문마다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맘편히 창문열고 쉬기도 불편해 보였다. 마을이 이만큼 예쁘고 유명세를 얻기까지 그만큼 개인공간의 희생이 필수였으리라. 어쩌면 너무 지나치게 관광객이 개인공간까지 침투해 버린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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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노스의 상징인 하얀집에 예쁜지붕들은 1년에 한번씩 페인트칠하고 보수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가 바로 지금인지, 여기저기 공사도 하고 색칠하고 보수하느라 온몸에 페인트 범벅인 아저씨들이 참 많이보였다. 하얀집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모습일 수도 있겠지만, 난 이런게 더 좋다. 이게 정말 사람사는 모습이고 그들의 생활방식이리라. 봄이되면 농부들이 1년농사를 준비하듯 올 해 영업을 위한 마을을 새단장하는 미코노스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기도 했고 애환이 느껴지기도 했다.

골목골목 누비던 중, 교회밖에 서있는 수많은 사람들, 노래... 누군가가 이곳 세상과 작별을 고한 모양이었다. 처음접한 그리스인의 장례식 풍경을 사진에 담고싶은 욕구가 가득했지만 고인이 되신분께 예의가 아닌것 같아서 카메라를 거두고, 좋은곳으로 편안히 가시길 잠시 기도했다. 잠시 지켜보면서 느낀건.. 이런 장례식마저.. 관광객의 발걸음으로 침범받는 느낌이 들었다. 관광업이 주요 생업이긴 해도 방해받고 싶지않은 그들만의 영역이란게 있을텐데 조금은 안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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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없이 내멋대로 다니다보니 어디가 어딘지를 모르겠던 찰나, 미코노스의 명물이라던 펠리컨녀석을 만났다.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제대로 맞닥뜨렸다. 이녀석.. 너무나도 당당하게 계단을 걸어내려와 내앞을 지나가 저쪽으로 걸어간다. 사람들이 이녀석을 구경하는건지 이녀석이 사람을 구경하는건지..-_-;; 능청스러운 이녀석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났다. 신기하기도 했고.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카메라 세례를 받았을 이녀석에게 조차도 미코노스의 삶이 녹아나는 듯 했다.

돌아다니다가 눈여겨봤던 기로스집에 들어가 (나름, 매우 용감하게-_-;;) 돼지고기 기로스와 물을 사서 가게 앞 테이블에 앉았다. 야금야금 기로스의 맛을 느끼며 먹고있는데 어디선가 초절정 미묘 한마리가 나타나 내옆에 앉아 나의 기로스를 주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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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_+
산토리니에 고양이가 많은건 알았지만 미코노스에서도 이렇게 쉽게 고양이랑 어울릴수 있을줄이야+_+
아가야 너 너무 예쁘다+_+
이거 줄까+_+?
그래그래 맛있지+_+?
이리와 쓰다듬어줄게+_+
또달라고? 그래 알았어 +_+ 맛있지? +_+
너 양파도 먹을수있니? 못먹겟지? 양파는 안줄게~ 자여깄어 이거먹어~+_+
어우야 그새 다먹었어? 줄게줄게~ 바지에 발톱걸지마 아포..ㅠ.ㅠ
맛있니?+_+ 나도 맛있다+_+
목 좀 긁어줄까? 그래그래 기분좋지? +_+
깔깔깔~

혼자 이러면서.. 초절정 미묘씨랑 기로스 식사를 하고있었다. 우후후후.. 우린 함께 식사했다. 함께 식사하는동안은 전혀 외롭지 않았다. 기로스도 물론 맛있었고..^^ (아.. 먹고싶다.......기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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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려니 고양이가 내 뒤를 따른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고 했겠지?
아가 안녕- 건강하고, 맛있는거 많이먹으며 행복하게 지내려무나. :)

어느새 바람도 차가워지고 구름도 많아져서 상당히 추웠다.. 숙소로 발길을 돌려 걸어갔다. 간식거리좀 사러 작은 슈퍼에 들어갔는데, 앗.. 나의 로망♡ 하얀눈썹 백발의 그리스 할아버지가 주인이신거다(!) 게다가 친절하셔! 그리스의 할아버지들은 백발과 하얀 눈썹 그리고 뭐라 표헌이 안되는 굉장히 좋은 느낌을 풍기신다. 지중해의 햇빛과 여유롭고 화끈한 성향으로 평생을 살아오셔서일까, 인자하고 따뜻한 느낌이 참 많았다. 개인적으로 그리스에 있는동안 그게 너무너무 좋았는데.. 할아버지.. 딱걸리셨어요! :D

간식거리를 계산하고는.. 죄송한데 할아버지 사진좀 찍어도 되겠냐는 말도 안되는 웃긴 부탁을 했지만.. 할아버지께선 흔쾌히 허락해주셨다+_+ 꺅~ 감사함니다+_+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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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그리스 할아버지♡

뿌듯하고 따뜻해진 마음을 안고 숙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근데.. 자동차로 10분가량 갔던 거리인데.. 막상 걸어가려고 보니 장난이 아닌것 같다..-_- 강풍을 가르며 힘겹게 걸어가고 있으니 지나가던 트럭청년들도 지나가면서 말걸고;; 뭐.. 그럭저럭 열심히 걷고 있던찰나 크리스티나가 나를 발견하고 또 픽업해줬다. 으흐.. 이런 센스쟁이 크리스티나♡

방에 들어와 이런저런 일기도 쓰고 티비도 보고.. 근데 방이 심하게 추웠다. 샤워를 할려고 시도했다가 방과 욕실 공기자체가 얼음장같아서 바로 포기하고 갖고있는 옷 전부다 껴입고 이불둘둘말고 들어가 덜덜덜 떨었다..-_-;; 그렇게 덜덜 떨다가.. 잠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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