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28. 22:52
[ⅰ. 낙서글]
바람(wish, 2009)
철부지 막내의 성장통과 가족애를 그린 영화.
학교폭력물로 보여 사실 거부감이 조금 있었지만 영화흐름 내내 큰 불편감 없이 호기심어린눈으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주인공의 연기가 빛났고, 걸죽한 사투리 리스닝하면서 심심하지 않게 봤다.
강력추천하던 이유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번쯤 봐도 괜찮을 그런영화.
..
나도 짱구처럼, 아빠에게 할말이 많았었던것 같은데, 다른 많은것들은 기억나질 않고.. 전하지 못하고 내내 마음속에 울리는 말은 단 두가지다. 사랑한다. 그리고 보고싶단 말. 한번도 그 말을 건네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닥 아빠랑 친하지도 못했지만 자연스럽게 각인되어버린 그분의 말투, 목소리, 표정 하나하나까지 또렷하게 맴돈다. 그날의 동선이나 말들 행동들이 잘 생각나진 않지만 앰뷸런스, ER, C-line insertion, Cardiac compression.. 이미 깊히 박혀버린 군데군데 그 이미지들은 사라질줄 모르고 너무도 생생하다. 장례식이 다 치러지는 동안 난 정말 비정상적으로 슬픔을 표현하지 못했다. 왜그랬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눈물을 거의 흘리지 못했다. 갑자기 마주한 잔인한 현실앞에 괜찮다 괜찮다 스스로 위안을 너무도 강하게 했기 때문일까. 현실감이 없어서 그랬던걸까. 어쨌든 그 덕분에 쌓여버린 그때의 그 슬픔은 오롯이 마음 어디 한구석에 남아서 시간시간 지나면서 스물스물 사라지는것 같으면서도 가끔씩 자극되어 터져나오는 이 눈물은 주체할수가 없어 난감하다. 아마 평생가도 사라지지 않을것이다. 그렇게라도 그분을 기억해야 하는것처럼 아마 계속되겠지.
난 아직도 당신의 울타리가 필요한 여린 딸일 뿐이라고, 가끔씩 원망도 하면서.
..진한 그리움.. 너무.. 너무 보고싶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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