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yllic* - 시식시종(food taster) - 우고 디폰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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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22. 17:51



살기위해 죽음의 음식을 먹어야 하는 남자, 시식시종(food taster) - 우고 디폰테 지음, 피터 엘블링 영역.

피터 엘블링은 이탈리아의 중부도시를 여행하다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났다. 이 남자는 유난히도 허풍이 심해보였는데, 피터 엘블링에게 가장 희귀한 물건을 주기로 하고는 급사해버렸다. 이 사람의 집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시식시종>의 원본인 이탈리아어 필사본을 입수하게 되었다. 이 필사본은 박물관의 희귀 서적 전문가들에게 진품으로 판명받았다. 이에 대단히 흥미를 느낀 피터 엘블링은 직접 그 책을 4년동안 틈틈히 번역했다고 한다.

그래서 피터 엘블링은 이 책의 원저작자를 우고 디폰테라고 명시하고 자신은 영역자일 뿐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소설의 무대가 된 도시들이 17세기 후반에 발생한 지진때문에 거의 파괴되었고 남아있던 유적도 주변 지방에서 없애버렸다고 한다.

이 책은 16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누구보다도 불행한 삶의 시작과 극적인 죽음의 고비를 여러차례 넘기며 한 영주의 시식시종으로써 끈질기게 살아가는 한 남자(우고 디폰테)의 이야기이다. 흥미롭게 흘러가는 운명의 장난같은 내용들에 손에 땀을 쥐며 책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었고, 우고 디폰테라는 자가 실제로 겪은 일들을 적은것이란 생각에 더욱 매력을 느끼며 읽었던것 같다.

그러나 책을 종반부까지 읽어갈수록 그당시에 우고 디폰테라는 자가 혹은 누군가가 우고 디폰테라는 인물을 허구로 만들어내 쓴 소설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실망스런 기운이 퍼져나갔지만, 허구이든 진실이든 그 당시의 생활상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고 다소 생소한 '시식시종'이란 직업의 삶을 엿볼 수 있는것 만으로도 읽는자로 하여금 매료시킬수 밖에 없는 책인듯 했다.

절판되서 구하기가 좀 어렵게 되었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쯤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사람들은 굳이 그 안에 숨은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p.136

살아오면서 나는 성경이나 그리스 로마신화가 사실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글로 적혀있으니 당연히 사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막 내가 적은 글을 읽고 있자니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사실인 양 속이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재능은 이 세상에 있는 금과 은을 모두 합친것보다도 귀중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자는 자신의 세계에서 만큼은 신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p.253

시간은 앞으로 나아갈 뿐 절대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지나간 일은 결코 돌이킬 수 없다.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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