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한 장 되새김질 하며 읽어도 페이지가 줄어드는게 아쉬울 지경,
울기 좋은 방, 용윤선
2014.5.25. 00:26
어제 해질녘 벤치에 반쯤 누워 하늘을 보며 선선한 공기를 마시는데 문득 서글픔이 몰려왔다.
며칠전부터 갑작스레 바빠진 일정에 버거워 피곤해서 그랬던건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무언가를 끊임없이 쫓아가느라 바빠서 현재를 마음껏 누리지 못하는건 똑같구나 싶어서 마음이 좀 헛헛했더랬다. 나라는 인간은 언제쯤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런지도 궁금해졌다. 하나 덧붙이자면, 근래 들어서 생각지 못하게 사람들을 도와주게 되고 있는데, 도움이 되는건 무척 기쁜일이지만 각자 기댈어깨 가지고 있는 사람들마저 내게 신세한탄을 하니 나는 어디가서 풀어야할지 모르겠어서 답답하다.
정말 괜찮았는데. 아무렇지 않았는데.
그냥 갑자기 좀 서럽고 외로워졌다.
드디어 한을 풀었다.
TRAVIS를 보았노라 느꼈노라.
Writing to reach you를 내가 live로 듣는날이 올줄이야.
울뻔했네.
기분좋게 창문을 열어젖히고 창밖에 이제 막 올라오기 시작한 잎봉오리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창틀 구석에서 오래된 담배꽁초를 발견했다.
약간의 담뱃재와 함께.
난 흡연을 하지 않는다.
흡연냄새가 집안에 퍼지는것도 극도로 싫어하는 편이다.
이사올때 모든 대청소를 했었으니 분명 이런 우리집 손님들중 하나일거라 생각을 하는데,
통틀어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의 손님들은 나의 비흡연성향을 알고 있는 사람들 뿐인데,
내가 곯아떨어진 사이에 창문틈에 대고 담배를 폈을까.
아니면 내가 나간사이에 이런걸까.
곰곰히 사람들을 떠올려보았고 이런짓을 할만한 사람도 딱히 떠오르진 않는다.
떠올린다면 억울한 의심만 만들어낼것도 같고.
어찌됐건 진심으로 화가난다.
정말 예의없는 짓이다 이건.
그저 내가 없는 사이에 점검하러 빈집에 들어왔을 인부아저씨의 행동이었음 좋겠다고 바랄뿐.
그래도 화가난다.
감히 내집에서 흡연을..
별것 아닌것 같아도 극도로 싫은게 사람마다 있는데,
난 내집에서의 흡연이 그런것들 중 하나인 것 같다.
여행, 음악, 영화를 넘나들며 이토록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이 모임이 정말 너무도 좋다.
타국생활할때 이런게 좋았다며 내게도 필요할 거라며 소소하게 챙겨준 선물들도 참 감사하고,
다들 쉽지않은 삶 잘 이끌며 예쁘게 잘 지내주는것도 정말 고마워.
우리 계속 잘살자.
이렇게 좋은소식 건네가면서. :-)
안녕, 내 모든것 -정이현
어쩐지 좀 서글픈 술자리.,
-7년의 밤, 정유정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어차피 우린 모두 도넛같은 존재,
채우려는게 욕심이란걸 자꾸만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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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정, 어느 가을.
어느 가을에 우린 나란히 서 있다
유난히도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함께 흥얼거리던 노래,
너의 어릴 적 이야기와 서툰 고백 가을에 폭폭히
어느 가을에 우린 나란히 서 있다
유난히도 사나운 바람이 불었다
거침없이 내뱉던 불만 속에
예정된 이별은 말이 없어 서글프다
침묵도 서글픔도 가을에 폭폭히 안긴다
함께 흥얼거리던 노래,
너의 거침없이 내뱉던 불만 속에
예정된 이별은 말이 없어 서글프다
침묵도 서글픔도 가을에 폭폭히 안긴다
답답한 한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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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를 여행할땐 마침 우기였다. 거의 매일 비가 쏟아졌으나 쏟아지는 비에 대해선 아무런 불평을 할수가 없었다. 타는듯한 그 더위와 햇빛을 싹 걷어주며 토닥여주듯 쏟아부어주던 그 비를 무척 좋아했던것 같다. 예쁜옷이 젖는 그런걱정을 할만한 차림새도 아니었던지라 오히려 질퍽대는 흙에 슬리퍼와 다리가 더러워지는걸 즐거워할만큼 빗속을 거니는게 좋았다. 펼쳐진 상태가 고정되지 않는 고장난 우산이어도 좋았다. 그 우산을 펼칠때마다 마음 한켠에선 늘 든든함을 느끼곤 했다. 그렇게 비가오는 날이면 숙소에 가만히 앉아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메콩강 위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며 한없이, 한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떨어지는 그 눈물같은 빗방울들을 바라보며 함께 맞물리는 슬픔또한 꺼내놓곤 했다. 그냥 그렇게 마주하고 알고있었던 사실을 남몰래 슬퍼하며 나 대신 눈물흘려주는 하늘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그래서인지 비오는 순간 셔터를 누른 동영상들이 좀 많다. 빗소리는 누군가 내 슬픔을 두들기며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하늘의 배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렇게 꽁꽁 숨겨둔 슬픔 용케 찾아내 마주하게 하는걸 보며 잔인하단 생각도 들었다.
여행을 나가있었던 올해 여름, 유난히도 비가 많이 왔다고 했다. 그 빗소리, 떨어지는 빗물들을 바라보며 나처럼 또한 많은 슬픈 감정들을 마주하고 앉아있는 시간이 참 많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지긋지긋 할만큼 바라보았겠지. 그래서 여름은 활기차고 역동적인 계절인것 같지만 실은 쉬임없이 내리치는 비와 함께 떠내려온 슬픔의 생각들을 다독여야 하는 잔인한 계절이기도 하다.
그렇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비가 오면 슬픔이 맞물리게 되었다. 그래서 화창하고 푸른 하늘에 비가 적게오는 지금의 계절에 내가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햇살은 내게 괜찮다. 라고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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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완, 깊어진다 계절이
깊어진다 깊어진다 계절이
사무친다 사무쳐 으음 그리움에
우린 그렇게가까이 바라보고 또 봐도
너무 보고싶어
어느날 갑자기 만난 시간의 웅덩이
깊어진다 깊어져 으음 우리 사랑이
깊어진다 깊어져 으음 계절이
사라진다 사라져 간다 푸르른 날들
우린 그렇게 가까이 바라보고 또 봐도
너무 보고싶어
어느날 갑자기 스친 사랑의 손길
깊어진다 깊어져간다 우리 사랑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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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E A R
H O A R
H O P R
H O P E
- Barcelona에 있는 Fundacio sunol 미술관에서 본 작품에 있었던건데, 누구 작품인지 작품명이 뭔지는 적어오질 않아 모르겠지만, 두려움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을 두눈으로 목격하곤 위안을 얻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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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아지면서 생각지도 못할만큼 영혼이 살찌고 있다. 고르는 영화마다 모두 무척이나 흡족했고 길게 마음속 머릿속에서 곱씹으며 음미할만큼 풍부하고 충분하다. 각각 작품마다 떠오르는 생각들 기억나는 대사들 이것저것 맴돌아 할말이 참 많긴 하지만 게으른 관계로(사실 내가 느낀만큼 잘 풀어낼 자신이 없기도 하다. 짤막짤막 트위터에 글쓰는게 버릇이 되어서 그런지;;) 개별 포스팅은 못하겠지만 기록을 남겨두지 않기엔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이 있기에 이런 성의없는 포스팅으로 대신해볼까 한다.
+
고양이춤은 현재 홍대롯데시네마에서 진행중인 '인디다큐페스티발2011'에서 볼수 있고 3/30일에 1회 더 상영 예정입니다. 도시위에 힘겹게 살아가는 동물 혹은 고양이에게 관심이 있으신분은 꼭 챙겨보세요!
+
세상의 모든계절, 파수꾼, 쿠바의 연인 제각각 성격은 다 다르지만 모두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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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련한 것들아
안녕, 꿈꾸던 눈동자
모두 내려두고 난 준비해
이제 인사할게 good bye
안녕, 날 무너뜨린 기억
안녕, 초점 잃은 눈빛
알아 떠나야 할 그때를
지금인 것 같아 good bye
혹시라도 날 찾게 된다면
혹시라도 날 걱정 했다면
괜찮아 걱정마 나는 사라져야 해
그건 날 위해서야
어지러운 내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오늘이
내일의 기대로 치유되기엔
너무 깊이 패어버려서 모른 척 할 수 없어
가야해 내가 떠나온 곳으로
혹시라도 날 기억한다면
혹시라도 날 추억한다면
아니야 괜찮아, 나는 잊혀져야해
그건 널 위해서야
잃어버린 것을 또 찾아 헤매이는
바보 같은 짓 더이상 하지않아
내게 주어진 그대로 따를게
모두 여기까지야 난 여기까지
마지막인 이 공기도 지워내는 이 순간의 날 잡지 못해
good bye
- Good bye, by 랄라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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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F 공연내용엔 다소 실망했었지만,
실망이고 뭐고 요즘 새삼 박새별의 목소리가 귀에 착착 감기는건 어쩔수가 없다..iㅅ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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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New CPCR Guideline of AHA(americanheartassocication) (4) | 2010.10.31 |
사실 예전 펜타포트에서 라르크의 공연을 본 뒤로 크게 실망하고 일본음악 자체가 불편해져서 거의 안듣고 지냈었는데, 이 Paris match의 음악을 듣고는 예외사항이 생겨버렸다. 이런 부드럽고 기분좋은 샤방한 음악이라니! 일본어건 뭐건 걸리적거리지도 않을만큼 좋구나>ㅂ<
Paris match - Deep 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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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1) | 2010.10.19 |
'사랑 했다는 말, 난 싫은데.'
'하고 싶은 말이, 없어질 때 까지 만이라도.,'
이석원의 무심한듯한 목소리와 끈끈한 가사에 중독되어 자꾸만 손대게 되는 곡.
처음 듣는순간 반해버렸다.
백번, 수백번을 들어도 좋다.
언니네 이발관, 아름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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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CPCR 가이드라인이 올해 바뀌었다 한다.
바로 압박을 함으로써 기도유지 하느라 지연되는 시간을 단축시킬수 있어 좋을것 같긴 하다.
우리나라도 곧 바뀌려나.
ABC로 굳어져 있던게 CAB로 바뀌게되니 혼선이 좀 생길듯 하다. 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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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깊게 이어지는 이야기들, 작가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는거란 생각이 들만큼 생생하게 빨려들어가는 그들만의 세계를 넋을놓고 바라보다 끝나버리던 소설. 사실 난해하고 어렵다는 느낌에 두 번을 읽었지만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걸 모두 이해할수는 없었다. 그래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세번 네번.. 몇번을 읽어도 읽을 때 마다 와닿는 느낌이 다를거라는 생각이 든다.
김연수 답다라는 느낌. 늘 기대되는 그의 책답게 구석구석 꽉찬 소설.
기억이 존재하는 한,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p.73
인생이 이다지도 짧은 건 우리가 항상 세상에 없는 것을 찾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p.173
그리움의 본질은 온기의 결여였다. -p.368
아직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많이. -p.372
어둠속에 머물다가 단 한번 뿐이었다고 하더라도 빛에 노출되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평생 그 빛을 잊지 못하리라. 그런 순간에 그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됐으므로, 그 기억만으로 그들은 빛을향한 평생에 걸친 여행을 시작한다. -p.374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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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출처 yes24.com
1년 만에 다시오다니, 정말 꿈만같다.
예매 못할까봐 엄청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성공했고.
정말 기대된다.
으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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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괜찮아.
3. 히스테리.
4. 위로.
5. 하루살이.
6. 2등
7. Yellow planet.
8. Mad Al.
9. Mud candy.
10. 비오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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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에 데뷔한 뒤로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자기색깔 유지하며 진화해가고 있는 듯.
아 정말,
김사랑 음악들을 왜 이제서야 재발견 한건지..
한 곡 한 곡 정말정말 좋다.
앨범 소장욕구 마음껏 치솟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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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위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이다보면 생각하는 능력이 점차 마비되고 주변의 자극에 대한 감각마저 잃어버린채 아무것도 판단할수 없는 지경이 되고 났을때 한움큼 쏟아지는 눈물과 함께 사라졌던 감정과 감각이 조금은 돌아오는것 같긴 하다. 정상범위로 돌아오려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는걸까. 감정의 표출따위 잃어버리고 산지도 오래된 것 같다. 사라지고있어. 감정이란게.
글쎄,
난 어느 길 어디쯤 서있는걸지.
출처: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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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초반 동만주의 항일유격근거지에서 벌어진 '민생단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500여명의 혁명가가 적이아닌 동지의 손에서 죽어간 사건을 주인공인 김해연의 시점에서 혁명을 꿈꾸는 박도만, 박길룡, 최도식, 안세훈 네 사람과 그들의 친구인 이정희를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
혁명과는 거리가 먼 김해연이 너무도 절실하게 사랑한 이정희의 죽음을 통해 삶이 완전 뒤바뀌고 이를 계기로 혁명의 물결에 휩쓸리며 이야기는 펼쳐지고 있다. 사실 책 초반에 나오는 김해연과 이정희와의 로맨스 부분 외에는 배경이나 내용 자체가 너무도 낯설어서 어렵게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었달까. 분명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의 한 부분인데 낯설게만 느껴진게 조금 부끄럽기도 한데, 어렵게 읽어서 그런지 마지막에 작품해설을 읽으면서 겨우 내용정리를 할 수 있었다. 한번 쯤 다시 읽으면서 좀더 자세히 빠져들어 읽을 필요가 있을것 같다..
지금 여기 내게 없는 것들은 어딘가 다른 곳에서 나와 함께 있는 것이리라.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딘가가 존재한다면, 그게 사실이라면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날것이다. 빛도 어둠도 아니면서 동시에 빛과 어둠인 세계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것이다. -p.126
간절히 그리워하면서도 사랑한다는 말은 쓰지 못한 채, -p.188
+
김연수 작가의 책으로는 '세계의 끝 여자친구'밖에 못읽어봤는데, 표현력이나 문장 느낌들이 섬세하고 좋은건 여전하지만 일상의 소소함을 담은 그 책과는 달리 무게감 가득한 이 책을 보니 스타일이 많이 달라서 그런가 같은 작가의 책이라는게 조금 놀라웠다. 설마 동명이인은 아니겠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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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위해 죽음의 음식을 먹어야 하는 남자, 시식시종(food taster) - 우고 디폰테 지음, 피터 엘블링 영역.
피터 엘블링은 이탈리아의 중부도시를 여행하다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났다. 이 남자는 유난히도 허풍이 심해보였는데, 피터 엘블링에게 가장 희귀한 물건을 주기로 하고는 급사해버렸다. 이 사람의 집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시식시종>의 원본인 이탈리아어 필사본을 입수하게 되었다. 이 필사본은 박물관의 희귀 서적 전문가들에게 진품으로 판명받았다. 이에 대단히 흥미를 느낀 피터 엘블링은 직접 그 책을 4년동안 틈틈히 번역했다고 한다.
그래서 피터 엘블링은 이 책의 원저작자를 우고 디폰테라고 명시하고 자신은 영역자일 뿐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소설의 무대가 된 도시들이 17세기 후반에 발생한 지진때문에 거의 파괴되었고 남아있던 유적도 주변 지방에서 없애버렸다고 한다.
이 책은 16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누구보다도 불행한 삶의 시작과 극적인 죽음의 고비를 여러차례 넘기며 한 영주의 시식시종으로써 끈질기게 살아가는 한 남자(우고 디폰테)의 이야기이다. 흥미롭게 흘러가는 운명의 장난같은 내용들에 손에 땀을 쥐며 책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었고, 우고 디폰테라는 자가 실제로 겪은 일들을 적은것이란 생각에 더욱 매력을 느끼며 읽었던것 같다.
그러나 책을 종반부까지 읽어갈수록 그당시에 우고 디폰테라는 자가 혹은 누군가가 우고 디폰테라는 인물을 허구로 만들어내 쓴 소설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실망스런 기운이 퍼져나갔지만, 허구이든 진실이든 그 당시의 생활상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고 다소 생소한 '시식시종'이란 직업의 삶을 엿볼 수 있는것 만으로도 읽는자로 하여금 매료시킬수 밖에 없는 책인듯 했다.
절판되서 구하기가 좀 어렵게 되었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쯤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살아오면서 나는 성경이나 그리스 로마신화가 사실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글로 적혀있으니 당연히 사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막 내가 적은 글을 읽고 있자니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사실인 양 속이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재능은 이 세상에 있는 금과 은을 모두 합친것보다도 귀중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자는 자신의 세계에서 만큼은 신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p.253
시간은 앞으로 나아갈 뿐 절대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지나간 일은 결코 돌이킬 수 없다.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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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 Daddy, Fly - 가네시로 가즈키
평범하고 안정적으로 굴러가던 생활이,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한 가족의 삶이 흔들려 버리고
그 혼란을 발판삼아 가족을 지키고 삶을 바고잡고자 새롭게 비상하는 어느 가장의 이야기.
이준기, 이문식 주연의 영화 플라이 대디의 원작 소설인걸 알고 봐서 그런지,
책의 주인공에 이준기의 모습이 계속 겹치면서 한편의 영화보듯 가볍게 읽어내려갔다.
문장도 내용도 어렵거나 복잡한것 없이 일본 특유의 간결하고 심플한 문장들로 가득차 있어서,
조금은 허무하단 생각이 들정도로 쉽게 읽어버린 책.
일본특유의 유치한 설정들이 다소 많이 섞여 있어서 실망스러울수도 있겠지만.
부담없이 읽을만한 책을 찾는다면 괜찮을듯 하다.
자신의 힘을 과신하면 넘어지는 법이야. 그 앞에는 두 가지 패턴밖에 없어. 무서워서 어떤 선을 그어두고 그 안에 머물든지, 포기하지 않고 한계 이상을 추구하든지. -p.157
힘은 머리에서 태어나서 자란다는걸 알아야지. 머리로 안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힘은 죽어버려.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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