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누던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근래에 다들 떠나버리고.
지출은 늘었는데 수입은 줄어드니 모든것이 위축되어버렸다.
심리적 허기짐.
그것이 원인이었을거란 생각.
마음을 우선 채우기로 한다.
책을 읽고. 책을 읽고. 책을 읽어야지.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좀 만나야지.
붕붕 떠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요즘. 무기력감과 싸우고 있다. 지금 내가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서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도 사실 할 수 있는건 많다. 아마 내가 타고 태어나길 이렇게 태어나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불안할 정도로 고요한 요즘의 시간이 두렵기도 하다. 치열하게 싸워내지 않아도 되는 지금이, 아무런 스트레스없이 평온한 마음으로 보내온 지난 여름이 언젠가 다시 화살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까봐 걱정이 된다. 원래 삶이라는게 평온함을 그대로 두고보는 법이 없으니까. 영화 브로큰 서클에서 여주인공이 이야기 하듯이. 균형이 무너지는게 늘 겁이난다. 근데 지금은 나의 게으름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무력감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스트레스에 대한 아무 반응없이 그냥 속에서 흡수하고 있는건 아닐까 생각이 되기도 하고, 목표잃은 부질없는 한 인간의 방황시기가 지금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렇게 시간만 허황되게 보내고 있을순 없다는 생각은 한 백번쯤 한 것 같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원래 사는게 마음처럼 되는게 아니면서도, 무엇이 빠져서 지금 이런식의 상태가 되었는지 아직은 찾지 못했다. 이 무력감이 어디서부터 오는건지, 찾아보고 생각해보다가 그냥 내버려두고 침대에 누워 영화와 드라마와 스마트폰에 빠져 굴러다니는 나는 지금 내 삶의 어디쯤을 살아내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지금 내가 무얼 해야하는지 생각하는것도 지쳤다.
이야기가 잘 맞는 대상이 있다는 것, 대화할 상대가 있다는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요즘들어 조금더 느끼는건 자꾸만 마음을 닫게된다는 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기회도, 보여줄만한 사람도 없어서 그냥 무던하게 내가가진 생각이나 내면 모든것을 보여주지 않은 채 지내고 있는데 이게 참 외로운거라는 거다. 영화를 하나를 보더라도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과 내 감정을 연결시켜 깊이 이입해서 보고 표정하나 눈빛하나에 집중하고 느끼는 나로서는, 그런 감정 자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과는 같이 영화를 보더라도 기쁠수가 없다는 것. 나는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삶의 색채와 향취가 있고 100가지의 인격이 있는거라 생각하고 각자 다른 삶을 사는거라 생각하는데 많은 사람들은(특히 고정관념에 많이 노출된 한국사람들) 조금만 다른것에도 '또라이' 혹은 '미친사람'이라 이야기를 쉽게 내뱉는걸 들으면 내 마음에 상처가 생기곤 한다. 사실 알고보면 별거아닌 삶을 살아왔음에도 그런 취급 종종 받아왔었으니까. 내가 가진 기준이 너무 명확하고 내가 보는 시선 또한 너무 고정적이라는 것에는 인정한다. 근데 말이야. 그래도 좀 답답하다. 표면적인 관계유지가 아니라 함께 깊이 탐구해가는 이야기를 하고싶은데, 그게 얼마나 아름답고 즐겁고 좋은건지 잘 알아서 더더욱, 하고싶고 그립고 그렇다. 이해받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