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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25. 00:41

기타에 피가 맺히도록 열혈무대 보여주신 튠(Tune)에 정욱재님(전 당신의 열혈 팬입니다. 하하),
구름한점 없이 맑은 하늘,
그 아래 음악에 둘러싸여 교감중인 사람들..


오지은과 늑대들.

마지막 무대, 뜨거운 감자.

2010 GMF.. 음악을 느끼고, 음악으로 소통하고, 음악으로 사랑하고, 음악에 빠져 하나가 되는 순간 그 무대의 폭발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는걸 느꼈다. 단순히 보기좋은, 듣기좋은 음악으로 그저 들려주기 위한 음악을 하는 사람은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가질 수 없고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전할수도 없고 성장하는데에도 한계가 있을거라는 느낌도 받았다.

이승환, 언니네 이발관, 뜨거운 감자, 튠..의 무대가 전자였고, 박새별의 무대는 후자였다.

음악이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걸 주고, 느끼고, 마음속에 무언갈 남길수 있는건지에 대해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GMF2010인것 같다. 여러가지 불만족스러움이 있지만 어쨌든 그래도 기본적으론 감사하다, 이렇게 음악을 온몸으로 느낄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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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그림판에서 색칠해놓은것처럼 식상하리만치 선명했고,
살랑살랑 바람에 낙엽들은 꽃잎 흩날리듯 떨어져 내리고 있었고,
차가운 밤공기에 새벽은 더욱 더 길고 깊어져 가고 있었다.

어느덧 가을은 이만큼이나 가까이 와있었다.

가을이란 계절을 이토록 가까이 느껴보는게 얼마만인지.
자주, 더 많이, 더 깊이 어우르며 지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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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이래 처음으로 6일 휴가받아 씐났고,
생전처음 네일케어 받고 맘에든다며 씐났고,
청명한 가을하늘이라 씐났다.

아주머니 단체관광객 사이에 앉아 그들 수다소리에 파묻혀 음악소리따위 들리지않는 기차라도 좋아,
으챠으챠 씐나게 소풍가는길.
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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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있을때 마음껏 사랑하라.
사랑만 하기에도 우리의 삶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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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깊게 이어지는 이야기들, 작가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는거란 생각이 들만큼 생생하게 빨려들어가는 그들만의 세계를 넋을놓고 바라보다 끝나버리던 소설. 사실 난해하고 어렵다는 느낌에 두 번을 읽었지만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걸 모두 이해할수는 없었다. 그래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세번 네번.. 몇번을 읽어도 읽을 때 마다 와닿는 느낌이 다를거라는 생각이 든다.

김연수 답다라는 느낌. 늘 기대되는 그의 책답게 구석구석 꽉찬 소설.


해가 저물어도 그 빛은 키 큰 나무 우듬지에 걸려 있듯, 꿈은 끝나도 마음은 오랫동안 그 주위를 서성거릴 수 밖에 없는 법이다. -p.33

기억이 존재하는 한,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p.73

인생이 이다지도 짧은 건 우리가 항상 세상에 없는 것을 찾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p.173

그리움의 본질은 온기의 결여였다. -p.368

아직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많이. -p.372

어둠속에 머물다가 단 한번 뿐이었다고 하더라도 빛에 노출되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평생 그 빛을 잊지 못하리라. 그런 순간에 그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됐으므로, 그 기억만으로 그들은 빛을향한 평생에 걸친 여행을 시작한다. -p.374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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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이른오전,
따스한 햇살아래,
라디오를 들으며,
방울방울 비누놀이.

여유를 찾아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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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만큼이나 밝았던 달빛아래,
음악을 듣고 맥주를 마시며,
짙고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옅고 하얀 구름들을 보았고,
별을 찾았고,
바람을 느꼈고,
이야기를 하며 내 자신과 당신을 바라보았고,
사람들을 바라보며 비누방울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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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올라오면서 외면한 채 내버려둔걸 엄마가 돌봐주고 있었고,
주인 없이도 용케 죽지않고 잘 지내면서 더 크게 자란녀석.
이녀석이 어떤 의미인지를 엄마도 알았던 걸까,
이젠 가져가는게 어떻겠냐는 엄마의 말에 이번에 데리고 왔다.
가져오는 동안 신경을 별로 안쓰고 있었는데,
집에와서 보니 비닐봉다리 안에서 막히는 숨을 참아가며 헉헉대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기 가득하게 축 늘어진 모습에 얼마나 미안하던지.
새로운 곳이 낯설겠지만, 내 보살핌이 엄마손길에 비해 좀 부족하고 힘들테지만 잘 지내보자꾸나.
다시 만나서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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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13. 23:18


언제부턴가 이 미친속도가 정상이 아니란걸 알면서도 정상인 양 받아들이고 있고,
이 미친속도를 벗어나기 위해선 더 빠른 미친속도를 내야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문득, 잘 모르겠다.

미친속도를 벗어나기 위해선 더 미치는 속도를 내야만 하는건지.
조금 천천히 가보기엔, 뭔가 천천히가는 속도안에 파묻혀 버릴까봐 두려워 하는것 같다.
그렇게 파묻힌들 큰일나는것도 아닌데.

한번뿐인 인생, 어찌됐건 살게되는 인생이기에 무섭지 않아 하면서도
정작 이 미친속도에서 떨어져 나와보기엔 용기가 많이 부족한것 같다.

소위말하는 성공했다는 삶은 행복이랑 얼마나 가까이 굴러가고 있는걸까.
친구말대로 우린 정말 이젠 돈의 노예가 되버린걸까.

난 요즘 뭔가 많이 잘못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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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12. 18:10


홀로 바삐걷는 길 위에선, 결코 원하는 만큼 행복해질 수 없다.
주변을 돌아볼 여유없이 혼자 뛰어 정상에 서는건, 별 행복도, 별 느낌도, 별 의미도 없다.

심호흡.
조금 느리더라도, 손잡고 같이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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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12. 16:57



시간에 쫓기지 말자.
욕심이 많으면 그 욕심만큼 더 부지런해지고 더 똑똑하게 해야한다.
허둥대지 말고, 현명하고 차분하게 내안의 시간을 끌어낼줄 알아야 한다.
내가 만든 시간틀에 쫓기지 말고,
미친속도의 시간흐름이 휘둘리지 말고,
집중력있고 센스있게 컨트롤하는 법을 익혀보도록 하자.

그들처럼 여유없고 융통성없는 사람이 될수 없고, 되고싶지 않고, 되어서도 안된다.

멀리보고, 넓은시야로.

난.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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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5. 21:47

-
직접 본것도, 직접 들은것도, 직접 알게된 것도 없으므로,
그리고 진실이건 아니건 지금 내겐 아무의미 없으므로 진실게임따윈 패스.
상처받을 필요 없이 시간이 비껴가서 다행이란 생각.
그냥 약간의 어처구니 상실.

-
태풍이 지나간 뒤, 흐리멍텅하던 서울하늘도 맑아졌다.
청초한 하늘색과 함께 한강이 예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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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쉼표를 찍고싶다.

스스로를 추스리며,
두렵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긍정적인 생각, 발상의 전환따위 못하겠다.
그런건 힘든상황을 힘들지 않다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것과 다를바 없어 보인다.

힘들다.

쉼표.

서두르길 좋아하는 내가,
쉼표란걸 과연 찍을수가 있을까.

모두 손에서 놓고,
한걸음 물러나서 심호흡 하고싶다.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스친다.

내가 원하는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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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모습이건,
내가 어떤 사람이건,
내가 어떤 마음이건,
하늘처럼 품어준다는걸,

알면 알수록,
더 소중하게,
더 조심스럽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려로,
할 수 있는 가장 큰 신중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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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패턴의 반복인 것 같기도 하지만,
분명히 다르다는걸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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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흐름은 아무것도 예측할수 없다.
그저 현재에 충실할 뿐.

솔직히 지금 현실도 잘 모르는데, 
흘러갈것 까지 고민하면 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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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아무것도 할수없는, 잠을 이루기도 어려운 여름밤.
괜시리 몇년 된 여행사진들을 넘겨보고있다.
많이 희미해지고 사라지긴 했지만,
사진을 통해 떠오르는 기억들이 많이 낡지 않아서 다행인것 같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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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있던 슬픔이 갑자기 몰려오면서 심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런게 지워질리가 없다는거 알면서도 그래도 다 없어진줄 알았는데, 필요한건 잘 잊어먹으면서도 이런건 몸도 마음도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재현해내는게 배신감이 느껴질정도다. 호흡이 가빠지고 쿵쾅거리는 심장에 목이 졸리는것 같다. 그때의 그 느낌들. 훌훌 털어버린거라 생각했던건 정말 착각이었던건지, 결계안에 갇혀있던 감정이 갑자기 새어나와 이렇게 마주하게되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직도 이런슬픔이 느껴진다는게 신기하기도 하다. 단단하게 만든 방어막이 무너진다 는 신호라도 되는걸까, 꼬매고 감춰둔 마음이 다시 알몸을 드러내며 찢어진곳을 내보이려 하는걸까. 얼음이 녹고 있는가보다. 사실 두렵다. 마음이 동하는게 이젠 두렵다. 두려움을 감출수가 없다. 또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 걸까. 무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믿을수가 없다. 나 자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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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멍텅한 눈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며 괜한 사실 몇가지들을 깨닫는다. 손에 남아있지 않는다 해서 지워진게 아니라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서 사라진게 아니라는 것. 지워지는건 아무것도 없다. 밀어내봤자 아무소용 없다. 머리가 기억하든 몸이 기억하든 마음이 기억하든 내가 모르는 구석 어딘가에 무한한 팽창을 준비하며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그 슬픔은 아무리 혼자 풀어내려 해봤자 풀리지 않을 뿐이고 오히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단단한 방어막을 만들어 손상되지 않게, 잊어버린 듯 하게 보관되어 있고 전혀 다른 가면을 쓴 채 내가 아닌 나의 모습으로 지낼 뿐이다. 이미 알고있다. 유일함 이라는 것. 단지 잊었다고 착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결국 버려진건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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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 특별히 목적은 없었지만 무언가 명료해지길 바라던건 있었다. 난 이여행을 통해 무엇을 맺고 끊었던가. 더위에 지쳐 아무것도.. 뭔가 정리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시간들이었지만 그래도 한가지를 끊었고, 한가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유일하게 여행을 독려해준 사람에게 엽서도 보낼수 있었고. 그정도 만으로도 내겐 중요한 여행으로 남게 될거라 믿어본다. 하지만 이번 여행이 무언가 큰 전환점이 된다던지, 심적으로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주는 등의 작용은 하지 못했다. 5일의 여행으로 풀기엔 역시나 무리였을지도.

너무도 아쉽게 흘러간 이번 여행, 3년만의 비행, 난 거의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 채 돌아가게 되었다. 애초에 버릴게 없었던게 맞는거라면 좋겠단 생각마저 든다.

앉아서 나를 한국으로 데려다 줄 비행기를 기다리며 비행기들의 이착륙을 보았다. 이륙의 순간은 어김없이 눈물이 날것같은 뭉클함과 애틋함같은게 밀려온다. 언제나, 꾸준하게 그리워하던 그 이륙의 순간이라서 그런걸까. 노리플라이의 애잔한 노래 한음 한음, 가사 한구절 한구절이 마음을 쓰다듬어주는것 같다. 별로 변한 것 없는 일상이겠지만 아마 내가 모르는 사이 내면 어딘가는 조금 달라져있겠지. 그리고 그렇게 흘러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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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있으면서 더위때문에 숙소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덕분에 TV보는 시간도 많았다. 화면속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처음엔 별생각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웃는 얼굴 뒤에 가지고 있는 진심에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화면 속 뿐만 아니라 길거리를 걷고 마트에 가고 가게에 가면서 접하게되는 그들의 웃는얼굴과 모습들에도 조금씩 신물이 났다. 별것 아닌것에도 대단한 반응을 보여주며 치켜세워주는 모습, 인공적이란 느낌이 들정도로 시종일관 과하게 미소짓는 사람들, 게스트가 아닌 이상한 가드같은 느낌으로 진행자 옆에 최홍만을 세워두고 광대같은 노릇을 하며 웃는 모습들, 음식을 먹는 내내 주변에서 시끄럽고 무례하게 지나다니다가 계산할땐 언제 그랬냐는 듯 180도 바뀐 웃는얼굴로 돌변하는 그들을 보면서, 처음엔 친절이 몸에 벤 대단한 민족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지만 내가 그곳을 떠날때 쯤엔 그런 친절에 거부감이 들었고 최홍만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서는 겉과 속이 다른 모습들에 조금 역겹다 라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아마 일본인이거나,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표현을 본다면 매우 기분이 나쁠지도 모르겠고 물론 나도 5일의 오사카 여행으로 결론내릴 수 있는게 아니라는걸 알지만 대부분의(전부다 그런게 아니다) 그들이 내게 준건 그냥 단순히 우러나는 친절이 아닌 '불편한 과잉친절'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그런 느낌에 나도 조금 당황스러웠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그랬던건 아니라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조금더 바라보고 고민해봐야 할 사항인것 같다.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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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감성이 섞인듯한 분위기를 가진 젊은 청년이 책을보며 앉아있었던, 빈티지 물품판매와 더불어 테이크아웃 커피를 판매하던 곳.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고 사진찍는걸 허락받아 가게의 모습을 조금 담았다. 사실 이런 느낌에 너무 목말라 있던 터라 되도않는 일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가게가 너무 예쁘다, 엊그제 지나가다 보고 오늘 다시 온거라며 말했더니 조금 놀란 얼굴이지만 좋아하며 이것저것 물어봐온다. 일어로 무언갈 물어보는데 못알아듣자 귀엽게 인상을 찌푸리며 고민하더니 영어로 물어봐온다. 어디서 왔냐고. 일어, 영어, 손짓, 표정들이 섞여서 참 어렵게 이어졌던 짧은 대화지였만 덕분에 메말랐던 여행감성을 충전할 수 있었고 더불어 역시나 일어와 영어능력에 큰 한계를 느낄수 밖에 없었다. 아마 대화만 잘 되었으면 이것저것 더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었을텐데.

일본에 그리고 오사카에도 좋은 카페가 많다고 들었었고 이런저런 찾아가볼 만한 곳들도 좀 알고 있었긴 했지만 체인점이나 유명 커피점에서 받는 정없는 친절같은것 보단 이런 진짜 배려를 받을수 있는 작은곳이 더 좋았다. 더위에 찌든 여행속 유일하게 발견한 골목안의 소박함, 그리고 커피도 맛있었다.

오사카에 다시 가게된다면, 한번 더 들르고싶은 그런곳. 다시 그곳에 간다면 그 청년이 날 기억하고 있을까나. 그치만 아마 다시 간다면 가게이름도 모르고 위치도 정확이 모르니 다시 찾지 못할것만 같다. 그래서 더 매력있에 느껴지는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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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18:27


숙소에서 샤방하고 멀쩡한 정신으로 출발했지만 더위에 반쯤 정신을 잃었을 때 오사카 성에 오를 수 있었다. 작열하는 태양아래 유독 지친모습으로 계단에 널부러져 앉아서야 정신을 차렸고 사람들을 구경하며 앉아있었다. 바람이 좀 시원하게 불어왔으면 하는 바램따윈 결국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햇빛하나만 피해도 이렇게 살만하구나를 온몸으로 느낄수 있었달까. 그렇게 숨을 몰아쉬고 온몸을 돌계단에 의지한채 사람들을 구경하며 한참을 앉아있었다.

더위를 피해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여럿이 모여 신나게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 나처럼 앉아서 쉬며 더위를 이기는 사람들, 천수각 사진찍느라 바쁜 관광객들..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이곳에 왔고 지금 어떤걸 느끼고들 있는걸까. 사실 나처럼 괜히 복잡하게 살며 머리식힌다고 멀리 날아와 앉아있는듯한 사람은 없어보였다. 그래서 사람구경이 더 재밌게 느껴졌달까나.

그러고보니 지하철에서 옆에 계시던 할머니가 나한테 머라머라 뭐 어디서 내려야되냐 이런걸 물어보는거 같았는데, 알아들을수가 있어야지. 할아버지한테 자리양보한 나를 일본인으로 봤는 모양이다. 일본어 못한다고 했더니 할머니 재밌어한다. "오메~ 일본사람 아니었네~!" 이런 뉘앙스. 결국은 내가 텐노지공원 가려면 어디서 내리냐고 물어보게 되었었다. 그리고 내가 내릴때 '키요츠께떼'를 잊지 않으셨다. 일본에서 할머니들한테 이말을 들을때마다 왠지모를 감동과 고마움 그리고 그리움같은 감정이 섞여 뿜어져나왔다. 어딜가나 할머니가 손녀에게 갖는 그런 마음은 동일한가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생판 남이라도 이렇게 전달되는 모양이다.

사실 관광지는 대체로 좀 뻔하고 비싸단 관념이 박혀있어서 이곳에 들를 생각이 없었는데, 시간이 너무너무 남아서 들르게 되었고 생각보단 그래도 평온한 관광지 느낌이라 다행이었다. 그치만 역시 관광지는 관광지, 터무니없이 비싼 타코야끼와 음료들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이 작열하는 태양을 어찌해야 하나 난감해 하다가 바로 도망치듯 하산했다. 나무그늘 하나 없는 길을 걸으며 태양과 마주할땐 정말 죽을것 같았다. 


지하철을 타고 바로 우메다로 나갈 계획이었지만 산책아닌 산책에 탈진해 울고싶었던 차에 저멀리 모스버거를 발견하고 반가워서 소리지를 뻔했다. 100미터쯤 떨어진 지하철역을 외면하고 냉큼 가게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그때 이걸 먹었었지 라며, 지난 도쿄여행을 상기시키며, 에어컨 빵빵하고 한산한 2층 창가에 앉았다. 원래 모스버거가 이렇게 맛있었나, 새삼 느끼며 기분좋게 먹곤 창밖에 사람구경 하면서 정신을 좀 차릴수 있었다.

솔직히 비싼 햄버거에 그닥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진 않지만, 모스버거는 한국에 좀 들어와줬음 좋겠단 생각이다. 맛있단말이지. 그리고 특히 일본스러우면서도 딱히 그런것도 아닌, 이 심플하고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컵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그래도 이 컵 가져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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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17:14


여름의 일본이 덥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서도 괜찮겠거니 하고 시작했던 여행이었다. 그치만 그 더위앞에 그동안 생각했던 이런저런 계획들, 오사카에 가면 근교에 교토, 나라도 가고 새벽산책도 즐기고 수많은 예쁜 골목을을 걸으며 다니니라 생각했던 그런 계획들에 손을 뻗을 힘마저도 더위와 함께 타서 사라져버렸고, 그런 계획들이 없어도 늘 그랬듯이 지도나 관광지따위 연연하지 않고 마음 가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걸어다니며 그냥 그 순간순간을 느끼던 내 여행 스타일마저도 더이상 고집할수 없을만큼 더위는 심각하게 느껴졌다.

체력도 바닥이고 몸이 허했던 것도 있었지만 아침일찍 더위를 피해 시작한 길거리 산책도 1시간만에 땀으로 범벅이되고 탈진할것같은 위험을 느끼며 에어컨과 그늘이 있는 상점가 안으로 피할수 밖에 없는 시간들이었다. 누가보면 사막에라도 다녀왔냐고 비웃을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어쨌든 어느덧 목엔 땀띠가 생겼는지 따가웠고 더이상 나만의 여행을 지속할수 없음을 깨닫곤, 그냥 오사카 내에서 지하철을 이용하고(원래 지하철도 잘 안탄단 말이지..ㅡㅜ) 햇빛을 피해 더위를 피해가며 다니는 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관광과 내스타일의 길거리여행 중간에 서서 애매하게 굴러가는 시간들이었달까.

그리고 오사카는 너무 도시였다. 이런저런 특별할것 없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그냥 서울 종로거리에 혼자 나와 다니는 기분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에 치이고 강렬한 햇빛에 눌려 머무를 곳을 잃은 채 다소 방황하게 되는 시간들이었다. 때문에 찍어온 사진들의 절반은 비행기에서 찍은 하늘사진들이고, 나머지 사진들엔 딱히 '일본'이라는 특성을 보여주는 사진들도, 여행 속 특별한 기억들을 담아온 사진들도 거의 찾기 힘들게 되었다. 아마 소소함을 찾기위한 목적을 가지고 떠난 여행이었다면 그건 '실패'에 가까웠다고 말할수 있었겠지.

이번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더위' 였고 난 그 걸림돌을 넘지 못해 벽에 부딪힌 한정된 시간들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짧은 여행속에서 다소 욕심을 부리던 것들을 미련없이 버릴수 있었기에 더 잘된걸지도 모른다며 위로했고, 여행자도 일상인도 아닌 할일없는 이방인처럼 지내다 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 걸림돌들 때문에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신체적, 정신적 여유가 한국에서 보낸 일상처럼 거의 없었다는게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런건 단순히 바쁘지 않다고 해서 생기는게 아니라는것도 새롭게 알게되었다면, 조금 웃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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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16:29


오사카가 소위 '먹고 죽자' 스타일로 술도 많이 먹고 음식도 맛있고 많이 먹는 지방이라 한다. 타코야끼, 오코노미야끼 같이 한국에 많이 알려진 음식들도 오사카가 특히 더 맛있다고 들었던 터라 오사카에서 먹는 음식들에 대해 기대가 조금 컸다. 그치만 아무런 사전조사나 준비도 없이 그곳에 서있다보니 어디를 가야할지 잘 모르겠던 터에 숙소 가까운곳에 있던 가게를 발견했었다. 아직 익으려면 좀 시간이 걸리니 가게 안에 들어와 기다리는게 어떻겠냐며 선뜻 친절함을 베풀어주던 아주머니. 사실 바깥보다 가게 안이 더 후끈하게 더웠던지라 그냥 밖에 있는게 더 나았을거란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지만, 이런 인간적인 소박한 친절에 약한 나는 비짓땀을 흘리면서도 바로 옆 의자에 앉아 아주머니의 타코야끼 조리광경을 열심히 구경했다. 이렇게 더운날 불판 앞에서 힘드셨을텐데 그래도 연신 웃는 얼굴로 요리에 열심이셨다.

소위 '맛집'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크고 멋진 가게들도 분명 많고, 이후 여행하는 동안 다른 유명한 곳에서도 타코야끼를 사먹어 봤었지만, 비록 맛이 더 좋고 훌륭했을진 모르겠지만 그런 정감없는 유명한 가게의 음식들보단 맛이 조금은 덜하더라도 이런 소박한 정이 깃들어있는 가게의 타코야끼가 더 좋았다.

(사실 타코야끼.. 조금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유명한 곳이라 해도 감동할만큼 훨씬 더 맛있거나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서울땅 위에 내가사는 집 바로옆에서 파는 타코야끼가, 작년 지산락페에서 사먹었던게 더 맛있단 생각이 들정도로 특별하지 않았다. 아이러니.)

더운 날씨, 낯선땅위의 긴장으로 지쳐있던 그 날, 일본에서 처음으로 정과 음식을 함께 구입하면서 기분좋게 돌아설 수 있었던.. 그런 타코야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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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16:28


숙소의 카운터에 있던 젊은 청년은 참 밝고 착하고 예의바르고 친절했다. 5일여를 머무를 나에게 앞으로 무얼 할건지, 교토에 갈건지를 물어보더니 잠깐 기다리라며 안으로 들어간다. 음.. 제대로 읽지도 않은 론리플래닛 일본편, 오사카 부분만 조금 잘라서 덜렁덜렁 들고온걸 이 청년이 어떻게 알았는지, 한국어로 된 오사카 가이드북을 가지고 나오더니 건네주며 빌려주겠다고 한다. 생각지 못한 친절에 처음엔 가이드북같은거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친절을 받아들고 숙소에 올라왔고, 결국 매일 저녁마다 이걸 들여다보며 다음날 뭘 할까 고민했더랬다.

그청년은 요즘 한국어를 공부하는지 체크인하는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왔다. 'ㅓ'와 'ㅗ' 그리고 '서'와 '소'를 쓰면서 한번씩 읽더니 도대체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 푸핫.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고 아무런 의문이 없었던 그 발음을 물어보니 재밌고 신기하기도 하면서 우리가 외국어 배울때 갖는 의문들도 이런거구나 싶어서 동병상련의 느낌도 받았달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한참을 버벅이고, 여러번 서와 소를 번갈아 들려주며 차이점을 인식시켜주려 했지만 차이점의 인식을 잘 인식시켜주질 못했다. 결국 입술모양을 그림으로 그려주며 다름을 인지시켜주었고 같이 웃었다. 나이드신 직원분도 옆에서 한두마디씩 같이 하면서 유쾌한 체크인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언어가 제대로 통하든 안통하든 중요한건 '소통'의 여부라는 걸 다시금 느낄수 있었다.

그들은 내가 걸어다니며 여행할것이란 이야기를 듣자 숙소 근처는 노숙자도 많고 소득이 낮은 소외계층들이 많이사는 동네였기에 위험지역을 지도에 손수 표시해 주곤 조금 위험하니 조심히 다니라며 전혀 모르고 있었던 중요한 정보를 일러주는것도 잊지 않았다. 아마 그들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난 어느 부랑한 골목길에서 좋지않은 시간을 마주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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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15:45



이 문을 나서고 지하철 역으로부터 길바닥에 발을 디디는 순간 낯선 땅에서의 진짜 여행은 시작된다. 저 문턱너머 낯선땅에 대해선, 낯선 사람들에 대해선 언제나 두려움이 깔려있지만 이 발걸음을 멈출수 없고 멈춰선 안된다는걸 알고있다. 두려움 너머엔 생각하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것을 만나기 위해선 깔려있는 두려움따위에 눈길을 주어선 안된다는것도 알고있다.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며 무거운 가방 그리고 지도와 함께 이방인이라는 티를 내며 발걸음을 옮기면 많은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호기심어린 눈빛을 만나게 되지만 그들은 그저 그게 다일 뿐 더이상 다가오지 않는다. 그들의 일상은 그대로 흘러갈 뿐이고 난 그들의 일상적 공간을 잠시 빌려 서있을 뿐이다.

지도의 유무를 떠나 처음걷는 길은 늘 헤매게 되지만 결국은 원하는 곳에 도달하게 되고 그 헤매임 속에서 좋은것이든 나쁜것이든 의외의 많은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헤매임이 길어지고 원하는곳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실패라고 할수는 없다. 여행엔 정답이 없기에 성공도 실패도 없다. 그 안에서 내가 무얼 느끼느냐, 그것보다 중요한건 없다.

그렇지만, 낯선 초행길에서 긴장을 감추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사람들에, 길에, 모든것들에 경계의 시선을 보내며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적응해 나간다. 그곳에, 그들의 공기에, 그들의 일상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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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14:59


이륙의 순간은 언제나 눈물겹다. 시공간을 초월한 이동을 통해 답답하게 엉겨붙어 있던 것들로부터의 해방감이 밀려오면서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감정들이 솟구친다. 구름위 세상속에 시선을 두며 지내는 시간동안은 그 어느것에서 소속되어 있지 않은 제3 공간속 신선이 된듯한 착각에 스며들어 많은걸 정리하려 한다.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은 저 아래 세상과 관련된 문제들을 짚어보고 정리하고 잊으려 애쓴다. 그래서인지 비행시간이 참 좋다. 좁은 좌석, 답답한 공간때문에 비행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적어도 나에겐, 여행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억속 소중한 그리움중 가장 첫번째가 비행시간이다. 너무도 중요하고 그립던 그 느낌 그리고 시간.

그래서인지 짧은 비행시간이 너무나도 아쉽게 다가왔다. 아직 아무것도 정리되고 준비된게 없는데 벌써 다시 아래 세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 여행이 과연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될지 궁금해하며 따가운 햇살과 함께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


2010. 8. 1. 14:29


집에서 가방을 끌고 나설땐 꾸물꾸물 흐리더니, 공항버스를 타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3년만에 혼자떠나는 여행. 그동안 그렇게 여행에 대한 갈증을 느꼈으면서도 실제 여행을 가기위한 노력은 별로 하지 않았던것 같다. 왜일까. 이미 혼자 싸우는 삶속에서 너무도 지쳐있었기에 또다시 낯선곳에서 혼자 지내기 싫었던걸까.

한강을 따라 달리는 버스의 창을 통해 보이는 서울의 모습에 예테보리의 그 느낌이 오버랩되었다. 흐리고 비오던 그 곳, 바다를 끼고있던 그 도시에서 받은 그 풍경과 느낌이 떠오르면서 잊고있던 그 여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매일같이 지내고 있을땐 잘 모르다가도 이렇게 타인인 척 한걸음 밖에서 바라보니 서울의 겉모습도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찌들어 있고 불평만 가득하던 그 도시가 한껏 다른 매력을 품고 있음에 새삼 놀라웠다.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이렇게나 크게 다가올 줄이야.

이 여행에 특별히 바라는게 있는것도 아니고 목적이 있는것도 아니고 뭔가 보고싶단 욕심도 없었다. 의욕적이지 않은 밍숭맹숭한 여행이 될지라도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건 상관 없었다. 다만, 다소 답답하게 흘러가는 이 일상의 고리를 끊어주거나 혹은 전환시켜 주길 바라는, 작은 스위치를 발견할수 있으면 좋겠단 작은 바램은 있었다. 그냥, 그런 바램만이 내가 가진 여행에 대한 기대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렇게 떠났다.


2010. 7. 27. 18:25
 


얼마전부터 느끼는건데,
원래부터 별로 부드럽거나 촉촉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일에 치이는 생활을 견뎌가면서,
점점 더 푸석푸석하고 거친사람이 되어가는것 같다.
감정이 소실되고 감각도 무뎌져가는것 같다. 살아있는 나무토막 같달까.
그래도 부딪힌 무릎에 멍이드는걸 보면 사람이 맞는것 같긴 하다.
어쩌면 내 심장은 어디 냉동창고 구석에 처박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는 어쩌다보니,
나 스스로도 감을 못잡고 있었던 내 갈 길이 갑자기 명료해졌다.
역시,스럽지만서도 은근히 수상한 대화법이다.
그래도 지치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늦잠자고 택시타고 헉헉대며 일한건 여전했던 하루.
늘 바보처럼 혼자 바쁘다.


그래도 예상과는 다르게 칼퇴근했다.
오랜만에 따가운 여름햇살을 받으며 퇴근하니 기분은 좋더라.
그리고 길가엔 쌩뚱맞게 이런녀석이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고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에 눈부시도록 예쁘게 보였다.
이렇게 거칠고 험한 큰길가에 서있는걸보니 조금 안쓰럽기도 하고.


커피값을 아끼면 대출금 상환기간이 줄어들텐데 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오늘도 여전히 비싼 커피위에 생크림을 떠먹으며 귀가했고,
묵직하게 굳어버린 다리상태를 느끼며 보람차게 일했음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이정도면 됐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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