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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9. 22:44

 

 

어느곳에 어느편에 서있든

누군가에게 속해있고 누군가와 진한 영향을 주고받고 사랑을 느끼며 함께 감동하는 그런 것들이

결국은 내 자신의 존재 자체를 휘저어놓고 스쳐 지나가는 것들 뿐이라면.

 

어느 조직이든 어느 친구관계든 어느 사랑관계이든 이방인에서 벗어나 얽메임과 동시에 미묘한 꼬임이 시작되어버리고 결국은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온전히 머무를 수 없는 것이라면.

 

누군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도.

누군가를 온전히 내보내지도 못한채로 이렇게 이도저도 아닌채로 괴로워 할 바에는.

 

차라리 그냥

이방인으로 살겠다.

 

누구든 스쳐지나갈 수 있는 그리고 나도 누구에게든 스쳐지나갈 대상으로 그냥 그렇게만.

그게 나 스스로를 유일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이 든다.

작든 크든 마주하는 상실과 더불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도, 잠깐의 스침이 나를 흔들어내는것도 이제는 지겨워.

그저 마음을 비우고 살며시 닫아두는게 타인에게도 나 스스로에게도 훨씬 좋다라는걸 요즘에서야 깨닫는다.

 

본래 나는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거늘.

그동안 너무 맞지않는 욕심을 부려왔던 것 같다.

 

이방인이 아닌 삶을 살기위해서는

다시 태어나야겠지.

 

이제 더이상 괴롭지도 슬프지도 않다.

그리고,

그렇게 스쳐지나간 사람들의 발자국과 흔적도 이제는 재밌다며 구경하고있는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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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안의 울타리를 얼만큼 남겨두고 또 얼만큼을 걷어낼지,

그리고 원하는만큼의 울타리가 유지될수 있을런지,

 

이 또한 앞으로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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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잔잔한 파동이,

 

서로에게.

서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그리고 또 서로에게.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또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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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온지 거의 1년이 되어간다. 무거운 삶을 정돈하고 가볍게 하고자 가졌던 시간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 좋은기억들 누적하여 돌아왔지만 그곳에서 가지고있었던 고민의 무게는 조금도 덜해지지 않았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오히려 더해진것 같다는 기분은 왜일까. 

 

여행의 기억을 묻어두고 현실에 집중하며 마음이 부르는대로 마음이 시키는대로 흐름타고 흘러흘러 지금이 되었지만 행복하다, 라는 느낌은 사실 없다. 무덤덤함 혹은 무감각해진 느낌에 점점 어두운 구석으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있는 내 자신을 보곤 채찍질하며 어둠의 통로를 봉쇄하고 끌어내느라 바쁜 일상인것 같다. 그렇다고 그렇게 모든것이 절망적인것 만은 아니고 그리 절망할 것도 아니다. 그저 욕심을 버리면 되는것인데 역시나 그게 쉽지 않다.

 

마음의 공허함을 무엇으로 채우려하지말고 그냥 모조리 다 비우는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운다, 라는건 어떻게 하는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모든것을 '내려놓는다'정도의 느낌은 알겠는데, 집착도 버리고 욕심도 버리고 많은것들을 내려놓고 한걸음 물러서있기는 한데 이게 좋아지는 길인지에 대해선 아직 확신이 없지만 적어도 통증은 없으니까 맞는가보다, 하고있다.

 

이미 뒤죽박죽 그리고 정돈됨을 잃어버린 여행의 기억들을 다시금 기록해야겠다라는 계기가 생겨서 여행사진을 다시 열어보았다. 벌써 아득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다행인건 사진속 순간순간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여행기록장을 열어보지 않았음에도 기억이 난다. 아마 순서도 기억도 엉망진창이 되겠지만 그래도 가끔씩이라도 하나씩 풀어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광객으로 가득했던 앙코르 왓, 관광객의 발길이 그나마 적었던 해자. 그 물결이 주는 평온함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왕의 목욕탕에서 가방이고 자전거고 내던지고 물에풍덩 뛰어들어 물장난, 진흙싸움을 하던 아이들을 바라보며 도대체 즐거움과 행복함의 기준이 무엇인지. 왜 우리는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마음이 늘 무거워야만 하는건지 한참을 고민하며 앉아있었다. 관광객 앞에선 1달러를 외치며 물건을 팔던 아이들이 저렇게 해맑게 자유롭게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 한켠으로는 속상하기도 짠하기도 했고. 어쩌면 그들은 내가 이런마음을 가진것에 대해 동정심을 가진다며 화를 낼지도 모를일이다. 

 

우산을 쓰고 빗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새기며 해자주위를 한바퀴 거닐다가 만났던 할아버지. 어쩌다 눈이 마주쳤고 양손을 모으며 "쑤어 쓰데이"라며 인사를 건네드리니 조금 긴장했던 할아버지의 얼굴에 난생 처음봤다 생각이 들만큼의 환하고 순수한 미소로 화답해주신다. 뭉클하고 울컥해지는 마음으로 서로 환한 미소를 주고받으며, 그렇게 지나쳤다. 이미 수많은 대화를 나눈것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반갑다는 느낌을 미소 하나만으로 주고받았고 마음이 따스해졌다. 이렇게 사람들은 스치듯 위로를 건네주곤 했다. 사실 할아버지와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해보고 싶었던것들이 많았다. 할아버지는 내가 가진 쓸데없는 고민들을 스르르륵 눈녹듯이 녹여줄수 있을것같단 혼자만의 착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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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았던 북경공항, 이륙하는 순간 속으로 만세를 외치며 탈출을 기뻐했다. 이륙의 순간은 언제나 눈물겹고 설레인다. 출입을 거절당했던 북경공항 출국 게이트에 내가 수령받기로 되어있었던 보딩카드 두장이 전달되어있는걸 보고 거품물었던건 이미 잊은지 오래, 텅텅빈 비행기에서 누워 자며 비엔나로 향해 날았다.

황량한 흙으로 덮여있었던 중국의 모습과는 달리 푸른 나무와 잔디가 아름답게 덮여있는 녹색땅을 보며 착륙했다. 아 드디어 유럽이구나, 이땅을 밟는게 얼마만인지. 다시 올수 있을거라 생각도 못했었는데, 코끝이 찡해왔다. 피곤에 쩔어 정신이 몽롱했으나 기쁨과 설레임으로 4시간쯤 비는 대기시간을 채우려 공항라운지에 갔는데, 어라 또 거절당했다. 이번여행의 컨셉은 '거절당함'이라도 되는걸까, 왜 한결같이 다들 나를 거절하는걸까. 흑. 도무지 이해가 안되서 한 열번쯤 되묻고 열번쯤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으나 영어가 안들리는건지 영어가 아니라 독일어로 말을 하는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해가 불가하여 결국 포기하고 식당에 앉아 맥주한잔을 시켰다. 배가 고픈데 사방엔 비싼 빵들 뿐이다. 파란눈의 외국인들 사이에 검은머리를 하고 혼자 앉아있으려니 괜히 위축도 된다. 설농탕에 밥한그릇 말아서 뚝딱뚝딱 먹고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래도 맥주는 역시, 맛있다.
빈속이라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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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공항에 도착했고 뭐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안나는 환승수속 밟고 엄청나게 커다란 북경공항에 덩그러니 서있었다. 밀려오는 황망함.. 오스트리아를 거쳐 바르샤바로 들어갈 비행기를 타기까진 16시간이 남아있었고, 미리 발급받아온 카드로 24시간 오픈하는 공항라운지를 이용할 셈이었던지라 아무준비도없이 그곳에 떨어졌다. 나름의 전략이 있었지만 영어도 중국어도 이렇다할 고객 서비스도 통하지않는 북경공항에서 결국 라운지 이용도 못하고, 북경시내를 나가지도 못하고, 오스트리아 항공 사무실에 빌고 빌어 발급받은 보딩패스조차 출국심사장에서 거절당하고, 답답함과 열받음이 머리끝까지 뻗쳐 출국 하루만에 엉엉 울어버리고는 구석 카페테리아 의자에서 쭈그려 잠을 청했다.

난생처음 밟은 중국땅이 고작 그 작은 공항뿐이었지만, 사람도 시설도 서비스도 아무것도 기억하고 싶지않을만큼 최악인 시간이었다. 노숙할 의자조차 적은 그 불친절한 공간에서 결국 16시간을 보냈다. 절대 그럴일 없을거라 생각하며 철저히 준비했었는데 첫날부터 공항 노숙이라니, 이래서 여행전에 아무리 머리를 싸매봤자 소용이 없는 것이거늘. 그래도 괜찮다 느꼈다. 그냥 계획이 어긋난 것일뿐 문제가 일어난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아침이 밝아오면 1등으로 공항 카운터로 달려가 싸워야겠단 생각은 그래도 일단 버리지 않고 남겨두었다.(하지만 서비스마인드 제로인 북경공항에서 싸움은 커녕 사과조차 받을수 없단걸 이때까지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소용없다. 너그러워져야한다. 그래야 편해진다.)

그 와중에 예쁘다고 느꼈던건 북경공항 천장에 달린 불빛들.. 유리창 너머로 반사된 그 전구들은 얼핏보면 별빛같았고 우주공간 같았다. 눈부시도록 쏟아질듯 별이 가득찬 그런 밤하늘.. 공항천장이 위잉 열리며 예쁜 밤하늘을 보여주는 상상을 해보며, 주변에 함께 잠들어있는 여행객들에 위안을 받으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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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뒤척이고 11.5kg 배낭과 함께 공항으로 향했다. 익숙치 않은 배낭에 휘청대는 나 대신 셀파노릇을 해주며 배웅해주는 그를 뒤로하고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채 공항라운지 소파에 앉아 떨고있었다. 해외여행은 벌써 여러번 경험이 있지만 긴장감이 몰려왔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긴장감이다. 너무 긴장해서 울것만 같다. 여행초반 불안장애 고질병이 벌써 돋으려는걸까.

잘 다니던(이라고 쓰고 사실 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힘들게 다니던이라고 읽는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나 자신을 찾아오겠다며 멋지게 사표를 냈고 사람들은 부럽다, 멋있다 라며 격려해주었다. 근데 멋있어 보이고 괜찮아 보이지만 정작 내면에는 얼마나 큰 용기와 두려움을 가지고 발걸음을 딛는건지 그들은 알까. 사실, 꾹꾹 눌러참으며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그들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치만 난, 내 삶에 내가 없는 현실을 뒤엎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오고 싶었다. 비행기를 타고 나간 어디쯔음 잃어버린 내 자신이 있을거라 장담할수도, 믿을수도 없는걸 뻔히 알지만 나는 떠나야만 했다.

그래서 떠났다.

내 인생에서 이런 배낭여행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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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구깃구깃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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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컴퓨터의 발달로 손으로 쓴 편지의 이용이 무척 드물어진 요즘시대에, 가끔씩 손으로 쓴 편지 혹은 선물들을 소포로 보내는 이벤트를 하곤한다.(아주 가끔 나도 놀랄만큼 내가 정말 착해지는 순간에 행하는 일이다.) 여행나가서 사람들에게 일일히 엽서를 써서 보내는 심리와 비슷하기도 한데, 기대하지 못했던 우편물 선물이 상대방을 얼마나 기쁘게 할 수 있는지, 그 기뻐하는 모습에 나 또한 얼마나 행복을 느낄수 있는지 놀라곤 한다. 이럴때엔 특히 준만큼 돌려받겠다 따위의 생각은 당연히 싹조차 자라나지 않기에 더 기쁘지 않나 싶다. 나로 인해 상대방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것 만으로도 행복한 마음처럼, 사랑도 그렇게 바라는것 없이 베풀면서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또한 스쳐간다.

기뻐해주는 당신들에게 내가 더 고맙습니다. 나도 가치있는 사람이란걸 느끼는 순간입니다.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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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그렇게 조금만.,

알지만 조금만.
아니까 더 조금만.

그렇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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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길을 걷는게 무슨 의미일까 라는 우리 나름대로의 토론하다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눈물, 기쁨, 아픔, 고통, 살면서 겪는 온갖 감정들과 희노애락을 모두 겪는다는 면에서 까미노 길은 우리가 사는 삶의 축소판이다라고. 나혼자 나름 끄덕끄덕 도출해냈던 결론이 하나 있었는데,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었었다. 까미노 길에서 길을 헤맬때 노란 화살표만 찾으면 됐지만 삶에는 화살표따윈 없다. 그 길을 걸을땐 모든게 정화되고 흩어지고 혼란스러운 것들이 슬슬 제자리를 찾아가며 앞으로는 다 잘할수 있다라는 자신감또한 얻을수 있으며 새로운 삶을 잘 만들어 낼수 있을거란 막연한 믿음을 갖게된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다. 물론 그런면도 있으나, 요즘 드는 생각은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그곳에서 잠시 최면에 걸려있었던건 아닐까 한다. 약간의 착각도 함께. 실제로 까미노 이후 함께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동안 현실에 적응하기 어려워 우울증세가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난 까미노 이후 바로 현실에 돌아오기보단 여행자의 신분으로 좀더 오래 지내다 온터라 그 괴리감이 그나마 좀 적었던것 같다. 그리고 이제서야 그 당시에 내가 많은부분 착각을 했었던게 아닐까 하며 그 찬란하게 빛나던 마음을 조금씩 부수고 있는 느낌이랄까. 물론, 그곳에서 얻었던 모든걸 부수고 있다는건 아니다. 현실과 그당시 생각하던 까미노 이후의 삶의 거리감이 한 100정도 되었다면 지금은 한 50정도로 낮춘 정도. 어쨌든, 삶엔 그곳에서 처럼 친절한 화살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옳은 길 바른 길도 없다. 까미노 길 이후에 어떠한 면이 달라집니까, 라는 질문에 "Nothing"이라 대답해준 한 호스피탈레로가 있었는데 그 당시엔 "헐, 그런게 어딨어" 라는 마음으로 반발심이 생겼지만 이제보니 그녀의 말이 정답이라는 생각도 든다. 삶이 달라질거라는 기대감, 달라졌으면 좋겠는 희망들로 한달여의 시간 차를 통해 삶을 잠시 들었다 놓을 뿐이지 그리고 분명 달라졌어, 라고 느낄 뿐이지 삶의 흐름은 그냥 그대로라는 것. 뭐 그래도 괜찮다. 실제로 달라졌든 달라지지 않았든 내가 어떻게 믿느냐,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래도 나에게 다가오는 삶의 향기정도는 0.1%라도 바뀔거라 생각하니까. 적어도 무언가 큰 경험을 한 이상에야 당연히 뭐든 변하기 마련이니.

삶이야 어떻게 흘러가든지간에, 언젠가 그 바람과 함께 밀밭이 사그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푸른 하늘아래 저 길을 다시 걷는길이 오길 바라는 마음만큼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하고 강해지겠지.

Buen camino on your life, on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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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특별해보일것 없는 곳이었으나,
조용한 거리, 잘 포장된 도로, 선한 사람들, 비교적 낮은 서양인 비율,
쏟아질듯 촘촘히 박혀 빛나는 별이 가득하던 밤하늘,
그리고 좋은 사람,

밤이든 낮이든 그저 걷는것 만으로도,
그저 그곳에 있고 그곳에서 호흡하고 그곳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던,
매번 말을걸며 물건을 팔던 아키족 할머니들마저도 그리워지는 그곳,
그곳으로 순간이동하여 잠깐만 걷고 오고싶다.

Luang namtha, La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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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일 떠남과 동시에 그동안 함께 부대꼈던 사람들의 소중함, 그리움 같은걸 먼저 느끼게 될거다. 그리고 낯선땅에 내렸을때의 고독감과 외로움도 많이 느끼겠지.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겠다 라는 다소 식상하지만 무척이나 중요한 깨달음도 한번 하게 될테고.(물론, 예상을 뒤엎는 다른 깨달음을 얻는다면 더 즐거울것 같다. 예상하는대로만 되는건 다소 식상하니깐. 어쨌든.)

이번 여행에선 어떤 사람들, 어떤 상황들, 어떤 풍경들을 만나게 될지 무척 궁금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가 가장 궁금하다.

잃어버렸던 내 자신을 찾아오기 위함이라는, 그런 타이틀을 내세우며 만든 시간이긴 하지만 과연 내가 내 자신을 온전히 찾아 돌아올수 있을지 아니 사실 원래 내 자신을 잃어버린적조차 없는건데 그저 방황하기위한 핑계로 그런걸 내세운걸지도 모르겠다.

원래의 나 자신이 무엇인지조차 잘 기억나질 않지만, 머릿속에 가슴속에 뻥뻥 뚫린 구멍사이로 많은것을 놓쳐버렸던 지난 몇년간의 시간을 조금은 메꿔놓고 싶은것 같다. 철이들고 싶은것 같다. 지금에서야 그냥 인도에가서 몇달 떠돌이로 명상하는 방향으로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문득 든다..

이십대 후반이 되어서야 배낭을 꾸렸다.(서른을 앞두면 위기감을 이런식으로 느끼는가보다) 그시절 끌고다니던 캐리어가 아닌 정말 배낭. 뭔가 순서가 좀 뒤바뀐지라 좀더 어릴때가 아닌 지금의 이 몸뚱아리에 이 배낭을 매고 다니는게 사실 좀 겁나고 자신없는건 사실이다. 일을 그만둔뒤로 일하면서 고장난 몸의 삐걱임을 만끽하고 있었으니까.. 허리에 디스크라도 생기는건 아닐까, 이러다 무릎이 나가는건 아닐까 등등 그런 노인스러운 혹은 건강염려증환자스러운 고민에 치이다보니 여행을 앞두고 좀 예민해졌던것 같기도 하다.(물론 돈때문이기도 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같은건 아무도 모른다.
내 마음에 무슨 변화가 일어날지도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 영혼의 나이가 적어도 한 열살쯤은 늙어서 돌아올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여행은 그거면 충분할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 내 삶은 성숙해질테고, 좀더 늙은 영혼과의 눈높이도 맞출수 있을테니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


(......분명 피부나이는 열살은 훌쩍 늙어서 돌아오겠지.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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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따숩고,
커피 맛있고,
조용하고,
봄이고,

좋구나.

오늘은 꼭 읽던책을 다 읽어야지.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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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12. 17:47


지난 사진들을 뒤적이다 이걸 발견했다. 아마 대학 4학년시절 시험이 일상이 되어 찌들었던, 국가고시를 눈앞에 두고 무척이나 압박받으며 공부하던 시절의 모습인것 같다. 공부에 전념하겠다며 책상위의 모니터를 분리해 아마 구석에 내려두었으리라. 그때의 난 무엇을 바라보며 그렇게 빈틈없이 달려갔던걸까. 어떤 희망을 품으며 그렇게 냉정하게 달려갔던걸까. 난 누구였을까. 그때 꿈꾸던 멋진 프로여성의 모습에 지금 난 얼마나 다가서있는걸까. 프로여성의 모습이 된다한들 뭐가 좋은걸까. 사실 아직도 욕심은 있다. 일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그 욕심. 하지만 그 욕심과 고양이처럼 늘어져 여유를 만끽하며 시간에 순응하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상충한다. 어느정도 성공적인 노선 위에 오른 후에 일과 여유를 벗삼아 살거라 생각해왔지만 사실 지금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더군다나 그건 현재 우리나라 업무환경 속에선 무척이나 실현하기 힘들다는것도 이젠 알게되었다. 난 어떻게 살고 싶은걸까. 수능치고 대학을 고민하고 취업길을 고민하던 그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의 고민인것 같다. 늘 고민하는 순간이 되면 이 고민이 지나면서 성장하고 삶을 꾸려나가는데에 한걸음 내딛고 어른이 되는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 고비들을 넘겨온 지금도 아직 어른이 되어있지 않다. 어른이 되는순간이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난 아직도 어른이 아닌것 같다. 나이를 먹고 겉모습만 열심히 시간에 순응해 변해가고 있을 뿐 난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다. 영영 어른이 되고싶지 않다. 그 어른이라는게 생각의 통로를 닫아버리고 여유없이 빠듯빠듯 일만하는 생물체라면 더더욱 되고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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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11. 21:01


속초의 바다가 처음이었던 나에겐, 이미 과하게 개발된 그곳은 그저 망연자실 한숨만 나오던 장소였다. 인공조형물과 빼곡히 들어찬 가게들 그리고 콘크리트 주차장.. 바다를 보러 온건지 휴양건물들을 보러온건지 헷갈릴만큼 내가 바라던 해변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져 버렸다. 사라져버렸다라고 하기엔 이전의 속초바다를 보질 못했으니 좀 맞지 않는것 같지만 태초에 태어난 속초바다의 모습은 이게 아니라는것 만큼은 정말 확실하다. 사람손이 많이간 자연은 결코 아름다워질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많이 보고 겪지 않았던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걸까. 깨달을 새도없이 이미 사람은 자본의 영향에 너무도 진하게 물들어있다.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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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11. 20:52





경주시내 어디든 빼곡히 보이는 기와지붕들, 조금 낡았어도 정겹고 맛있는 가게들, 눈살찌푸려지지 않게 조화되고있는 불국사의 노점들, 황남빵과 찰보리빵, 도처에 널려있는 유물들, 해질녘 믿을수 없을만큼 환상적인 실루엣을 보여주던 석가탑과 다보탑, 밤새 내린 비에 축축해진 땅위로 떨어지는 벛꽂들, 친절한 사람들.

2011년 4월초의 경주는, 그 누구보다 그 어느곳보다 아름다웠다.


+ 다시 서울의 빈틈없이 들어찬 콘크리트와 사람숲에 발을 디딘뒤 무척 답답해져버렸다. 서울의 건물에도 높이를 낮추고 기와지붕을 씌워주고 싶다. 법으로 정해버리면 안되는걸까. 멀리 바라보고 잔디에 누워 하늘을 보고 깊이 숨을 쉬며 손을잡던 어제로 돌아가고 싶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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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12. 21:06


도쿄 지진사태 그리고 원전 폭발까지, 도쿄에서 많은것이 계획되어있었던 나로썬 망연자실하다만 덕분에 상황은 복잡해졌는데 머리는 명료해지는것 같다. 하려던걸 못하게되는 상황이라기 보단 내가 원래 하려던게 맞는게 대한 의문도 함께 고개들었기 때문. 그만두고 쉬고싶었다. 알아. 근데 그래도 내 자신을 풀어놓고 싶지가 않았다. 어쩌면 사람들에 의해 강요된 상황으로 인해 내가 만들어놓은 덫일지도 모르지만 그냥 지금 해야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었던건데 무력하게 넘어가는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 비극적인 상황 앞에 이런게 다 무슨소용이냐 싶다. 이렇게 지내려고 그만둔건 아니었는데 결국 내가만든 덫에 걸려버린 셈이다. 나에게 시간을 줄수 있어야 하는데 난 그러지 못한채 머리만 싸매고 있었던 것 같다. 우울하다. 몸이 아파 2주째 맘껏 돌아다니지 못해서 그런것도 아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AA건전지를 사오지 않아 무선마우스를 쓰지 못해서 그런것도 아니고 남자친구가 약속을 어겨서 그런것도 아니고 그냥 그런게 짜증으로 이어진 내 자신이 우울하다. 내 머릿속이 우울하다. 난 무얼 원하고 있었던 걸까. 맞아 당신 말대로 정말 원하는거면 굳이 그렇게 힘들이지 않아도 알아서 열정적으로 매달리게 되는거 나도 알고 있었는데 그냥 나는 그렇지 않은거라고 변명하고 싶었던 것 같아. 하다가 포기하고 손놓던 것들이 너무도 많아서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아 오기를 좀 부려봤던것도 있었고, 이제껏 들인돈이 아까워서 그랬던것도 있었고 내 자신이 집중력없이 포기잘하는 인간이 아니라는걸 증명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근데 잘 모르겠다 이젠. 나 자신에게 휴식을 선물했으면서도 그 휴식을 즐길줄 모르는 멍청한 내 자신이 슬프고 우울하다. 이런식으로 지속하는게 더 멍청하고 돈낭비라는걸 알면서도 계속 해왔는데 분명 오늘 잠을자고 내일 눈을뜬 뒤 우울함이 좀 가시고나면 난 아마 그 덫에 여전히 그대로 걸려있을것만 같아 걱정이다. 무섭다 이 욕심이란 녀석이. 열정이란 가면을 쓰고 날 속이는 이 욕심이라는게 두렵다. 버리지 못하는 이 욕심. 진실에 눈을 뜬거라면 좋겠다. 이게 욕심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덫에서 빠져나올수 있는 기회인거라면 참 좋을것 같다. 손에서 뭐든 여유롭게 놓아둘줄 모르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우울하다. 그리고 알수없는 분노도 함께 올라오고 있다. 이런 마음으로 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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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5. 22:30



대화.
그리고 온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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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5. 22:26


일을 그만두고나면 한차례 열병을 앓는다는데, 난 정말 지독히 제대로 앓아버렸다. 난생처음 입원신세에 난감한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오히려 덕분에 새로운 영역으로 한발 내딛으며 확실한 선하나를 긋게된 것 같다. 어떠한 자세로 삶을 바라보아야 할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달까.

정감 넘치지만 알고보면 항암투병과 갖은 질병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어머니환자들의 이야기를 가만가만히 들으면서 내가가진 것에 한번더 감사하게 되었고,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무엇에 힘들어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에 대해 좀더 소상히 들을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게 어찌보면 행운이었던것 같다. 투정 그만부리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좀 귀기울여 들어보고 내가 어느곳을 메우고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해 깨닫게 하려고 그곳에 보내준것만 같았다. 자신들의 몸 챙기기에도 힘드셨을텐데 철부지 딸같은 저도 함께 챙겨주신것, 걱정해주신것 잊지 않을게요. 맞아요. 당신들은 선택받은 분들입니다. 시련을 품고도 이겨낼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라 신이 그렇게 하셨을거에요. 부디 건강하고 활력있게 지금처럼 잘 지내고 쾌유하여서 따스한 햇살아래 즐겁고 홀가분하게 산책하실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제 출근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내일 무슨 수술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듀티표에 얽메이지 않아도 되고 on-call 연락이 올까 조마조마 하지 않아도 된다. 사원증과 유니폼을 반납하면서 그제서야 마음 한켠이 꿈틀거리며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 올라오더라. 이제 이 병원에서 내 사번은 존재하지 않는 사번이 되어버렸고 원내전산에 접근도 거부되어 버렸다. 당연한 것들이지만 칼같은 처사가 조금은 서글프기도 하다.

피비린내와 긴장속에 땀흘리던 그시간들이 언젠가는 아득해지겠지.
그리고 그토록 지독하게 지냈음에도 결국은 그리워할테고.

Professional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마음에서 진정으로 녹아나와 일할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잃어버린 내 자신을 찾고 다친 마음들을 치유하고 못다한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고 열정을 잃을 줄 몰랐던 내 자신을 다시 찾아오고 싶다.

돈의 이끌림이 아닌 마음의 이끌림을 통해 움직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고, 이미 한 발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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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20. 15:18


한걸음 물러서서 지긋이 바라보며 기다려줘야 하는걸 알면서도,
머리도 알고 마음도 알고 다 알고는 있는데,
아는것과 실천은 역시나 천지차이.

내가 만약 사람이 아닌 육식동물이었다면 금방이라도 굶어죽었을 것이다.
사냥감이 시야에 제대로 들어오기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지 못한채 보이는 즉시 달려갔을테니까.

독촉만큼은 자신있는데,
느긋한 기다림의 미덕은 애초에 나란 사람은 태어날때부터 가지고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다.

기다림이란걸 해보지 않아서 더 잘 못하는것 같다.
빠름이 우선인 삶속에서 느림이란걸 제대로 들여온적도 없었던것 같다.

정작 이기적인건 내 자신임을 알고있다.
마음은 그런게 아니란것도 알고있다.
하지만 안다고 다 그대로 되는게 아니란것 마저도 알고있다.

게다가 알면서도 독촉하고 있는 내자신이 싫다.

그래도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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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8. 17:16


 ATT받고 시험날짜 예약하고, 숙소도 잡고, 항공권도 새로 마련했다. 청약저축을 해지했고, 유니세프 후원하던것도 중지시켰다. 여행나갈 항공권은 운좋게 잘 구해서 이미 발권을 마쳤고, 사직을 10여일 앞두고 있다.
 3년반을 다닌데다 첫직장이라 발걸음 떼기가 어려울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하고 별생각이 없다. 아쉬움이 남지 않을만큼 이미 내가 가진 모든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인걸까. 너무 시달려서 정나미가 떨어진걸수도 있고.
 그래도.. 한명, 두명 밥을 먹고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말 그토록 힘듦을 견디고 온몸을 소진하며 일을 해왔지만, 이 사람들과 이 공간에서 이 시간들을 함께나눌수 있었던 것이야 말로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만큼은 버릴수가 없다. 차가운듯 낯선듯 그렇게그렇게 지내왔지만 알게모르게 함께 소통하며 지낸 사람들이 수도없이 많았다는걸 새삼 깨달았고 어딜가나 가장 중요하고 진하게 남는건 '사람'이라는걸 다시한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서로 알아서인지 바쁘게 일하다가 잠깐의 스치는 순간에도 뭔가 아쉬움이 묻어나고 있다.
 무언가를 확실하게 하기로 정한상태의 발걸음이 아니기에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지만, 난 두렵지 않다.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고, 새로운 시간, 새로운 공간속에 또다른 내가 되어 씩씩하게 걸어나갈거라는 걸 알고있고 믿고있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것도 알고있다. 한번의 성장통을 겪을시기가 온것 같다. 그리고 그 성장통을 맞이하기 위해 난 준비중이다.
 기대된다. 앞으로 펼쳐질 시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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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moon,
to the sky,
to the free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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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27. 22:37


요즘 내 일상의 색은 그야말로 블루. 블루. 블루.

의료기관인증제때문에 시작된 직장내 압박과 스트레스로 안그래도 힘든 직장일, 더욱 숨막히게 그리고 매우 아슬아슬하게 견뎌내고 있고, 너무 많은 수술스케쥴덕에 집세가 아깝단 생각이 들정도로 퇴근시간은 매일같이 지체되고, 겨울이란 계절속에 햇빛을 못보고 지내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눈비비며 새벽길 출근해서 숨막히게 일하고.. 퇴근하고는, 닥터하우스 한편과 함께 늦은 저녁은 먹는둥 마는둥 대충 씻고 따끈따끈 장판에 몸을 지지며 나른하게 멍때리며 책조금 읽다가 잠들어버리는게 전부. 하루에 쉬는 한숨은 몇달전에 비해 한 다섯배쯤 늘어난것 같고 다크써클은 이미 고착화 되어버렸으며 황달기가 돌정도로 얼굴이 누래지고서야 안색이 안좋다는 말을 들을수 있다는걸 새삼 깨달았던가. 안색이 그꼴이라도 일은 똑같이 하는거라는것 또한 새삼 깨달았고.

매일매일, 자유롭게 날아갈 날을 꿈꾼다. 이건 현실로부터 도망쳐나가는게 아닌, 더이상 자유로부터 도망쳐나가지 않기위한 용기를 내는거라고 했던가. 요즘 읽는 책('걷지마, 뛰지마, 날아오를거야')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조만간 기운내서 포스팅 해야지.

자유의 삶 또한 고뇌가 많을거라는걸 알지만, 만성 두통과 만성피로 그리고 숨차하는 내모습을 보면서 과연 생각했던 그날까지 버티는게 옳은걸까 라는 의문을 지울수가 없다. 뭐.. 그런저런 고민들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게 내 현실. 언제부턴가 연말, 새해라는 단어에대한 설레임을 잃었다.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서일까. 그래도 작년의 오늘을 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들과 함께 잠깐 미소도 스쳐가는듯 하다. 괴로움 또한 추억이 되는구나. 지금의 괴로움도 언젠가 회상할 추억이 될테지. 요즘들어 사회 첫걸음때 느꼈던 스트레스상황을 자주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그때와 난 머리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아는것도 많이 다르기에 느끼는 스트레스의 내용물은 많은 차이가 있지만 증상은 비슷 혹은 더욱 심각할수도 있다라는걸 인지하는 중이다.

사회적인 분위기와 뉴스들이 내부의 스트레스 상승선에 한몫 하는것 같다. 뭐랄까. 나도 미쳐가고 사회도 같이 미쳐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사회가 미치는건 느낌이 아닌 사실에 가까울 터.. 이놈에 나라꼴이..쯧쯧..)

머릿속에,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토해낼 시간이 없었고 공간도 없었던것 같다. 아니 사실 이곳이 그 공간이건만 무언갈 토해내기까지 머리를 굴릴만큼의 윤활유가 전혀 없어서 그냥 정지상태로 쭉 있었다고 해야하나. 주절주절 영양가는 없지만 오랜만에 참 길게도 잘 나오는구나.

안녕 2010년, 너를 다시 리뷰하면서 멋진 굿바이 글을 쓰고싶단 생각도있지만, 내가 언제다시 포스팅할지 기약이 없어서 지금 인사하는게 좋을것 같아. 생각해보니 참 뭐가 많았던 한해구나. 그냥그냥 똑같이 굴러가는 일상인것 같아도 사실 이렇게 들여다보면 의미가 많은걸 보니, 내가 헛살진 않았나 보다.

어쨌건, 전 이렇게 지내고 있다는 근황포스팅을 하나 써봅니다.
냐핫..-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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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것처럼 심장이 조여오고 숨이 막히는것 같더라도,
기도는 온전하게 정상적으로 열려있기에,
그냥 쉬던대로 숨을 내쉬면 된다.

숨을 쉴수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잔인한 마음이라는 구석이.
그 마음이란 녀석이 문제일 뿐인거다.

바깥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느껴지든,
난 숨을 쉬면된다.
천천히.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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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하게 어긋나있는 바늘구멍같은 틈새가,
온 우주를 빨아들여 삼킬만큼 크게 느껴지는,
슬픈 밤.
차가운 밤.

그 틈새엔, 대체 무엇이 있길래.
..

술이 고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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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길가에 고요한 공기, 터벅터벅 걷는 소리 외엔 모든게 정지되어 있는듯한 시간.
겨울이 깊어갈수록 날카롭게 차가워지겠지만 소음과 사람에 치이는 서울시내 안에서 이토록 평온한 걸음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이 때 뿐인것 같다. 해질녘 노을진 하늘도 아름답고 사랑스럽지만 해뜨기 직전 밝아오는 하늘과 그 위에 떠있는 눈썹달의 모습은 또 다른 아름다움과 짠한 기운으로 다가온다. 마치 꿈속을 걷는것같은 기분이랄까. 피로에 쩔어 떠지지도 않은 눈에 천근만근 무거운 발걸음일지라도, 일반적인 기상시간을 조금 비껴가지 않으면 만나기 쉽지않지만 거의 매일매일 만나다보니 마치 내것인것만 같은 해뜰녘 시간만큼은 더없이 소중하고 좋다. 짙푸르게 깊은 하늘과 고요함이 좋다.

(뭐.. 같은 시간이라고 해도 출근하며 맞이하는 것과 밤새도록 술마시다가 아침해를 보며 집에 들어갈때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긴 하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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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마음은,
사랑으로 붉게 물들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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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칼바람에 벌써 겨울이 온것같단 생각에 조금 슬펐는데,
다행히 다시 가을이 돌아왔다.
아직은 가디건 걸치고 살랑살랑 산책할수있는 가을이 좋다.
겨울은 조금만, 조금만 있다가 와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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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마음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멈추고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편안한 시간.
카메라로 아무리 찍어둔들 눈에 담겼던 그 모습 만큼의 감동을 따라잡을수가 없다.

@GMF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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